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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안보이슈]2026년 9월 23일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제81차 유엔 총회 기자회견 결과 분석

2026.09.25 조회수 14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유엔 총회 기자회견 분석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2026년 9월 23일,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UNGA) 고위급 주간에 참석하여 내외신 기자회견을 주재하였다. 이번 회견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속화된 국익 중심의 현실주의 외교 기조를 다자외교의 중심 무대인 유엔에서 천명하고, 복합 위기에 직면한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한 워싱턴의 실천적 노선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핵 위협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 대응,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초청 및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 미·중 대화 복원과 대만 무기 지원의 속도 조절,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아우르는 서반구 정세 변화 등 광범위한 지정학적 이슈를 직접 다루었다. 1. 기자회견의 배경과 전략적 맥락 루비오 장관의 이번 기자회견은 탈냉전기 이후 지속되어 온 규범 기반 다자주의(rules-based multilateral order)의 효용성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출범한 미국 대외 정책의 전환점을 상징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직후 이어진 본 회견에서 루비오 장관은 이상주의적 집단안보나 국제기구의 합의 메커니즘 대신, 국가의 주권적 이익과 실질적인 군사·경제적 억지력을 정책 판단의 최우선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기조는 국제기구가 설정한 당위적 규범보다 개별 주권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 우선한다는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바탕에 깔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14년간의 상원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의회 권한의 한계를 짚는 한편, 헌법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집행 권한을 강조하며 전통적 외교 관례에 구애받지 않는 독자적·기동적 대외 정책의 정당성을 역설하였다. 이는 동맹 및 적대 세력 모두를 향해 미국이 실리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양자 담판과 힘에 기초한 현상 관리로 회귀했음을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2. 주요 국제 안보 현안별 입장 및 핵심 조치 루비오 장관은 회견에서 세계 각지의 분쟁과 갈등 국면에 대해 행정부의 구체적 조치와 향후 협상 방침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각 지역별 현안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 군사적 자산 배치, 방위산업 역량과 정밀하게 연동되어 논의되었다. 현안 영역 미국 정부의 공식 조치 및 정책 기조 루비오 장관의 핵심 발언 및 전략적 함의 이란 및 중동 안보 •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절대 불가" 기본 원칙 재확인 • 호르무즈 해협 남부 항로 상선 방어 및    기뢰 제거 작전 지속 • 상선 공격 가해 세력인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유지 및 군사 옵션 상존 • 카타르 등 중재국을 통한 외교적 접촉 사실 확인 • 미 중간선거가 행정부 권한을 제약할 것이라는   이란의 관측은 '환상'이라고 일축 • 대리 세력 지원 및 테러 중단 시 번영의 길을 제공하겠다는   조건부 유화책 병행 러시아·우크라이나 •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양자 회담 진행 • 12월 플로리다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 전격 초청 발표 •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견이 있는    상대와도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실용주의 강조 •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이브리드 공격 및 오판으로    유럽 주변국에 번지는 위험성 엄중 경고 미·중 관계 및 대만 •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미 일정과 연계한    고위급 소통 방어 • 대만 안보 지원의 선별적 관리 • 양대 경제·군사 대국 간의 정상급 소통 차단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 • 대만 무기 판매는 미국의 국방 산업 역량 및    자체 전략적 비축 소요와 반드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표명 쿠바 • "쿠바 혁명은 60여 년간 지속된    완전한 실패" 공식 규정 • 점진적인 정치·경제적 자유화 전환 요구 • "손에 피를 묻힌" 고위 인사는 배제하되,     실용적 개혁 의지를 가진 내부 인사와의 협력 가능성 시사 • 현 체제의 재산 몰수 위험과 법적 불안정성으로    민간 투자가 불가능함을 지적 베네수엘라 • 델시 로드리게스와의 고위급 접촉 확인 • 경제 안정화 및 신뢰할 수 있는    선거 인프라 재건 • 7년간 금지되었던 민간 독립 언론 방송의 재개 허용을 긍정적으로 평가 • 야권이 항의 세력에서 제도권 정당으로 안착하고    공정한 선거기구가 정립되어야 함을 역설 이라크·예멘·수단 • 이라크 주권 강화 및    비정규 민병대 무장 해제 지원 • 사우디 방위 공약 확약 및    수단 구호 통로 확보 요구 •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의 국가 통제력 회복 노력을 지지하며    미군 철군 일정 연장 논의 부인 • 후티 반군과 시아파 민병대의 에너지 시설 타격을 규탄하고,    수단 내전 교전 세력의 안전 통로 위반 비판 3. 세부 의제별 발언 내용 및 정책 분석 중동 안보 구도와 대이란 억지력 행사 루비오 장관은 중동 정책의 절대적 출발점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원칙임을 거듭 천명하였다. 그는 카타르 등 제3국 중재자들을 통한 접촉이 있었음을 시인하면서도, 진정한 합의는 기자회견의 수사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서의 장기적이고 치밀한 조율을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번영의 기회를 열어둘 용의가 있으나, 이란이 핵 개발과 테러 지원국으로서의 프록시 네트워크 통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가혹한 경제적 대가와 비공개된 군사적 옵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관련하여, 루비오 장관은 미 해군이 상선 호송과 기뢰 제거 작전을 통해 남부 항로를 개방 상태로 유지하고 있으며 일일 원유 수송량이 안정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루비오 장관은 해협에서 상선을 향해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세력은 이란이며, 이에 따라 미국이 부과한 해상 봉쇄만이 유일한 제재적 차단 조치임을 부각하였다. 특히 이란 지도부가 2026년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기다리며 행정부의 군사적·외교적 결단력이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이는 체제 오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였다. 국가 안보 수호와 제재 및 군사력 행사는 헌법상 대통령의 전권 영역이며, 이란의 핵 무장을 저지하는 과제는 지난 50년간 워싱턴 정가가 계승해 온 초당적 국가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대러시아 접촉과 우크라이나 종전 외교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에 있어 루비오 장관은 파격적인 현실주의적 해법을 공개하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마친 직후, 루비오 장관은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2022년 침공 이후 서방이 견지해 온 러시아 고립 노선을 미국이 주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신호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적대적 상대와도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대면 외교 철학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상회담 초청이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에 대한 면죄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 또한 강조되었다. 루비오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순한 전선 교착을 넘어 유럽 내 기간시설 사보타주, 사이버 공격 등 하이브리드 도발이나 예기치 않은 우발적 오판을 통해 인접 나토 회원국으로 전이될 위험성이 최고조에 달해 있음을 직접 지적하며 확전 방지를 촉구했다고 설명하였다. 종전을 위한 직접 협상의 문을 열어두되 확전의 비용을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러시아의 셈법을 변경시키려는 억지와 관여의 병행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미·중 관계의 전략적 관리와 대만 지원 속도 조절 기자회견이 열린 시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을 국빈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 루비오 장관은 전 세계 1, 2위의 경제 규모와 최고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중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지 않는 것은 국가 운영 차원에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이번 정상 간 소통을 정당화하였다. 고위급 대화 창구를 열어두는 것이야말로 불필요한 군사적 오판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논리이다. 반면 대만에 대한 군사 안보 지원에 있어서는 기존 정책과 차별화되는 현실적 제약을 거론하였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의 모든 대외 무기 판매는 자국의 군수 산업 생산 역량(military-industrial base)과 전 세계 다른 작전 전구에서 발생하는 미군 자체의 방위 소요를 엄격히 감안하여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이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약속을 미국의 방위산업 생산 병목 현상 및 국방 자산 비축 우선순위와 연동시키겠다는 뜻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지원이 무제한적으로 제공될 수 없음을 시사한 중대한 정책적 기류 변화로 풀이된다. 서반구 체제 전환 전략: 쿠바 및 베네수엘라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라틴아메리카의 반미 좌파 정권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이념적 대결을 넘어선 경제적·제도적 해체 및 재건 구상을 제시하였다. 쿠바에 대해서는 1959년 이래의 쿠바 혁명이 60년 넘게 실패로 점철되었으며, 현재의 체제 붕괴 위기는 외부 탓이 아니라 공산 정권의 내부적 무능과 부패에 기인한다는 점을 쿠바 체제 내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군사적 강제 개입보다는 자생적이고 불가역적인 정치·경제적 개혁을 촉구하면서, 반체제 인사 탄압으로 손에 피를 묻힌 수뇌부와는 타협할 수 없으나 실질적인 개혁을 견인할 관료 및 실무 세력과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자의 사유재산을 임의로 몰수할 위험이 잔존하는 현행 모델에서는 어떠한 글로벌 자본도 쿠바에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체제 전환의 불가피성을 압박하였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단순한 정권 타도 수사를 벗어나 경제 안정화와 선거 거버넌스 재건이라는 이중 로드맵을 설명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간의 실무 접촉을 확인하면서, 7년간 송출이 중단되었던 민간 독립 언론 방송의 재개를 고무적인 첫걸음으로 평가하였다. 베네수엘라 야권이 거리 투쟁 집단을 넘어 정책 대안을 가진 정상 정당으로 재건되고, 유권자와 민간 기업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 선거관리 기관이 설립되어야만 권력 이양과 경제 회복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4. 다자주의 비판과 '국익 중심 국제질서'의 구조적 재편 루비오 장관의 회견에서 가장 학술적·정책적으로 두드러진 대목은 전후 자유주의적 다자주의(Multilateralism) 체제에 대한 구조적 해체 선언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제기한 국제 규범의 보편성 수호 주장에 직면하여, 루비오 장관은 "모든 국제 규범의 최종적인 한계선은 바로 개별 국가의 국익"이라고 단언하였다. 정부의 제1 의무는 추상적인 국제사회의 이상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담보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루비오 장관은 현재의 국제 질서가 망가진 근본적인 원인을 다자간 기구 자체의 '기능적 과잉 팽창과 자멸(broke itself)'에서 찾았다1.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고유의 설립 취지였던 국가 간 무력 충돌 방지와 평화 유지라는 본래의 사명을 망각한 채, 관료제적 확장을 거듭하며 본연의 한계를 넘는 과도한 영역에 개입하려다 실질적인 분쟁 조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진단이다. 그 증거로 루비오 장관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국경 분쟁,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무력 충돌 위험, 콩고민주공화국(DRC)과 르완다 간의 유혈 사태, 수단 내전의 참상,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위기 등을 일일이 거론하였다. 세계 곳곳에서 발발하는 중대한 지역 분쟁 중 어느 하나도 현재의 다자주의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미국은 더 이상 실체 없는 '국제 질서의 이익'을 위해 자원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미국의 국가 안보와 국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안에 한해서만 국제적 협의체에 참여할 것이라는 조건부 다자 참여 원칙을 확립하였다. 5. 질의응답을 통해 표출된 정책 집행 메커니즘 분석 기자단과의 질의응답 세션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 안보 라인의 실제 의사결정 구조와 협상 전술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였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의회 권한과 행정부 최고 통수권 간의 역학 관계에 대한 루비오 장관의 명확한 선 긋기였다. 입법부에서 14년을 보낸 경력을 언급하면서도, 국가 안보가 걸린 대외 제재 집행이나 군사력 동원에 관해서는 헌법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배타적이고 비상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는 국내 선거 구도나 의회의 정파적 갈등이 행정부의 대외 군사 행동이나 제재 조치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점을 대외에 각인시키려는 의도적 포석이었다. 아울러 회견 전반을 관통한 협상 방법론은 철저한 '거래적 현실주의(Transactional Realism)'였다. 푸틴과의 마이애미 회동 추진, 시진핑과의 최고위급 대면, 이란 중재 채널 가동 등은 모두 도덕적 규탄이나 가치 연대라는 명분보다 가시적인 외교적 결과물(tangible  outcomes)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적대국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인 분쟁 종결이나 국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고, 반대로 동맹국이라 할지라도 미국의 방산 여력과 자체 자산 소요를 침해한다면 지원 속도를 조정하겠다는 냉정한 접근이 공식화된 것이다. 6. 국제사회의 반응 및 지정학적 파급 효과 루비오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은 전통적 동맹 체제와 워싱턴 정가 내에 복합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G20 초청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즉각적인 균열이 표출되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략자이자 대미 적대국인 이란을 지원하고 나토를 위협하는 인물임을 상기시키며 그를 마이애미로 초청한 결정은 극히 무책임하다고 맹비난하였다. 유럽연합(EU) 주요국들 역시 미국의 독자적인 러시아 관여 행보가 대러 제재 전선의 결속력을 훼손하고 나토 동맹의 신뢰성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아시아 및 의회 내 전통적 매파 진영에서는 대만 지원에 대한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예의주시하였다. 미치 매코널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중진 의원들은 대만이 미·중 간 거래의 협상 칩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되며, 이미 의회가 승인한 안보 지원 예산이 국방 산업 여력을 핑계로 동결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경고 서한을 국무부에 발송하였다. 반면 역내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이 직접 마주 앉아 무력 충돌 방지선을 설정하는 것이 동아시아의 우발적 군사 긴장을 완화하는 실리적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 기대감도 형성되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의 반응 또한 분화되었다. 루비오 장관이 국제기구의 실패 사례로 언급한 인도의 경우, 파키스탄과의 국경 정전 유지는 제3자나 국제기구의 중재가 아닌 양국 군 당국 간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라며 외부의 성급한 개입론에 선을 그었다. 반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다수 신흥국들은 기존 안보리의 구조적 마비와 서구 주도 다자주의의 한계를 지적한 루비오 장관의 분석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미국이 제시하는 양자주의와 힘의 외교가 중소국들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7. 종합 평가 및 전략적 시사점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2026년 유엔 총회 기자회견은 전후 국제 질서를 지탱해 온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및 제도 기반 다자안보에 대한 사실상의 결별 선언이자, 철저한 국익 중심 현실주의 외교의 실무 지침을 정립한 계기로 기록될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거대 담론이나 다자간 공동성명 대신, 최고 통수권자의 헌법적 권한 행사, 실질적인 군사·경제적 억지력, 그리고 분쟁 당사국 수뇌부 간의 직접 거래를 중심으로 외교의 축을 전면 이동시켰다.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은 복합적인 다자간 조약보다는 정상 간 직접 담판과 대통령 특사를 활용한 양자 현안 타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에너지 해양 수송로에서는 독자적 기뢰 제거와 상선 방호, 대이란 해상 봉쇄를 병행하는 단호한 해양 통제력이 지속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국방 산업 기반 여력을 감안한 무기 지원의 재조정 방침에 따라, 대만을 비롯한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 원조는 미국의 자체 전략 비축분과 맞물려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회견은 다자적 기구의 이상주의를 걷어내고 힘의 우위와 실리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안보 구도를 재편하려는 워싱턴의 확고한 전략적 지향점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최신안보이슈]2026년 9월 유엔총회 기간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 분석 및 시사점

2026.09.25 조회수 15

2026년 9월 미·중 정상회담 분석 및 전략적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미·중 정상회담 개최 배경과 전략적 맥락 2026년 9월 제81차 유엔 총회(UNGA) 고위급 주간에 성사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은 상호 간의 통상 전쟁과 기술 패권 대립, 그리고 중동 전쟁 등 글로벌 복합 위기 국면 속에서 양국 관계의 충돌을 억제하기 위한 최고위급 정치 회담으로 추진되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뉴욕 유엔 본부의 연단에 서는 대신 워싱턴 D.C.로 직행하여 10여 년 만에 백악관을 국빈 방문하였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이번 회담은 2026년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 이은 당해 연도 두 번째 양자 정상회담으로, 연초부터 지속된 무역 분쟁과 첨단 반도체·핵심 광물 수출규제, 그리고 이란 전쟁의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실리적 조율의 성격을 띠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 활주로에 직접 나가 시 주석을 영접하는 파격적인 의전을 선보였으나, 화려한 외교적 형식 이면에는 고율 관세 압박, 전략 광물 통제, 인공지능(AI) 패권, 대만 안보 지원 등 첨예한 구조적 쟁점들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었다. 구분 주요 내용 회담 일시 및 장소 2026년 9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 및 캐비닛 룸) 회담 형식 및 성격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미 계기 정상회담, 실무 오찬, 국빈 만찬 직전 사전 조율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허리펑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 간 뉴욕 고위급 회담 주요 정치·외교 배경 제81차 유엔 총회 기간 연계, 2026년 5월 베이징 회담 후속, 이란 전쟁 및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 핵심 의제 무역 휴전 연장,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 AI('초지능') 규범, 대만 무기 지원 패키지, 이란 전쟁 2. 핵심 의제별 협상 내용 및 주요 합의 사항 무역 및 관세: 잠정 휴전의 단기 연장 회담의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성과는 양국 간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잠정 휴전 조치를 연장하기로 합의한 점이다. 양국 정상은 기존의 잠정 무역 합의 기한을 2027년 1월 10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하였다. 중국 측은 미국산 대두와 수수 등 농축산물에 대한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대규모 추가 구매를 약속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족시켰다. 미국은 대중 관세율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해운 항만 수수료 징수 연기 등 기존의 완화 조치를 유지하는 타협안을 택했다. 그러나 이번 연장은 수개월 단위의 단기 합의에 불과하여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과 비시장적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핵심 광물(희토류)과 공급망 규제 거래 회담에 앞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선적량이 2024년 통제 이전 월평균 621톤에서 504톤 수준으로 감소(직전 8월 512톤)하는 등 자원 무기화 압박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중국은 희토류 및 영구자석에 대한 수출 면허 발급을 미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였으며, 미국 역시 '수출통제 50% 적용규칙(Affiliate Rule)'의 시행 유예를 맞물려 논의하였다. 결과적으로 양측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의 급격한 붕괴를 막기 위해 희토류 수출 통제와 상응 제재의 집행 유예 기조를 잠정 유지하는 선에서 위험을 분산시켰다. 인공지능(AI)과 '초지능(Super Intelligence)' 규범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양국의 뚜렷한 입장 차이와 규범적 접점이 동시에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 이어 정상회담에서도 AI를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명명하며,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사전 규제보다는 기술 개발의 자율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AI의 발전은 반드시 인간의 통제(Human Control) 하에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안전성 거버넌스 원칙을 재확인하며 무분별한 군사적·전략적 오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Blackwell)' 등 첨단 가속기는 협상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일반 반도체의 교역 정상화 방안에 국한된 실무 논의가 진행되었다. 대만 안보와 140억 달러 무기 패키지 보류 쟁점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양안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미국이 '대만 독립 불지지' 입장을 넘어 명확히 '대만 독립 반대'를 표명하고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6년 5월 베이징 회담 이후 대만에 대한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 및 무기 판매 패키지를 '유용한 협상 칩'으로 간주하여 이행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의회 민주당 상원의원 19명을 중심으로 강력한 비판 성명이 발표되는 등 대중 협상용 안보 카드화 논란이 증폭되었다. 이란 전쟁 및 지정학적 위기 관리 회담에서는 당시 격화되던 이란 전쟁과 중동 안보 상황이 핵심 현안으로 논의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하며 대이란 강경 대응을 천명한 것과 달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국과 이란이 즉각 휴전하고 외교적 대화를 통해 평화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첨단 지대공 미사일 등 무기 공급을 자제하겠다는 기존의 확약을 상기시키는 한편,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 행동이 초래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교란을 비판하며 외교적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핵심 의제 미국의 입장 및 협상 목표 중국의 입장 및 협상 목표 도출된 합의 및 결과 무역·관세 농산물(대두 등) 수출 확대,  관세 인상 지렛대 유지 고율 관세의 단계적 철폐,  예측 가능한 교역 환경 1년 단위 무역 휴전 조치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 핵심 광물 희토류 및 영구자석의  중단 없는 안정적 수급 보장 희토류 수출 허가제를  대미 제재 방어 지렛대로 운용 희토류 통제 및  미국의 '50% 적용규칙' 유예 기조 연장 인공지능(AI) '초지능(SI)' 규제 완화,  첨단 AI 반도체 수출통제 유지 '인간의 통제' 원칙 강조,  과학기술 발전권 침해 중단 촉구 규제보다는 대화 유지 수준에 합의,  블랙웰 칩 제외 대만 문제 현상 유지 지지, 무기 지원 패키지를  거래용 카드로 활용 '4대 레드라인' 관철,  대만 독립 반대 및 140억 달러 무기 판매 중단 공식 타협 부재,  140억 달러 무기 인도 보류 상태 지속 이란 전쟁 대이란 군사 억제 지지,  중국의 대이란 무기 이전 차단 조속한 휴전 촉구,  일방적 군사 개입 반대 및 에너지 안보 보호 대이란 첨단 무기 공급 자제 기조 확인,  평화적 협상 촉구 3. 회담의 성과와 구조적 한계: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논란 2026년 9월 정상회담은 웅장한 의전과 정상 간의 친분 과시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채 상호 이해관계를 임시 봉합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대국 간의 충돌을 경고하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을 다시 언급하며, 상호 소통과 군사적 위기 방지 메커니즘을 통해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민간 교류 확대를 위해 미국 청소년 10만 명을 초청하겠다는 공공외교 제안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 주석과의 '진정한 우정'을 강조하고 백악관 남쪽 잔디밭의 신설 헬기 착륙장을 직접 안내하는 등 친화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전직 외교관들과 미 의회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결과물(Deliverables)보다 보여주기식 연출에 치우친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외교와 오락의 결합)'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무역 합의는 2027년 1월까지의 시한부 연장에 그쳤고, 대만 안보 공약은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해 동맹국의 신뢰를 저하시켰으며, AI와 첨단 기술 패권을 둘러싼 본질적 디커플링 압박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4. 글로벌 지정학 질서 및 공급망에 미치는 파급효과 거래적 실용주의에 기초한 '단기 휴전의 상설화' 2026년 9월 회담을 통해 확인된 미·중 관계의 새로운 작동 원리는 '전략적 가치'가 아닌 '거래적 실용주의(Transactional  Pragmatism)'다. 양국은 전면적인 경제 단절이나 군사 충돌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으므로, 3개월에서 1년 단위의 단기 무역 휴전을 갱신하며 파국을 지연시키는 패턴을 제도화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단기적 안도감을 제공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통상 환경의 정책 가시성을 구조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와 이중적 공급망 분절 미국은 첨단 연산 장비 및 반도체 제조 장비의 공급을 통제하는 동시에, 중국은 희토류 영구자석 등 필수 원자재의 수출 허가권을 통제하는 양자 구도가 고착화되었다. 비록 이번 회담을 통해 극단적 차단 조치는 유예되었으나, 공급망을 무기화하는 메커니즘 자체는 온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진영에만 의존하는 단일 공급망을 포기하고, 미·중 양대 시장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망을 분리하는 고비용 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5. 한국 경제·안보에 미치는 전략적 시사점 안보 분야: 대만 안보 거래화 리스크 및 대북 억제력 관리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 무기 판매를 대중 통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양상은 한국의 안보 전략에도 심각한 경고음을 울린다. 안보 공약이 경제적 거래와 연계될 수 있다는 선례는 한반도 방위 공약이나 주한미군 운용 비용 협상에서도 유사한 거래주의적 압박이 가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미 동맹의 제도적 공약 강화: 안보 현안이 정권의 단기적 거래에 의해 흔들리지 않도록 한·미 확장억제 협의체(NCG 등)와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를 다자적·제도적으로 더욱 견고히 안착시켜야 한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 견인: 북·러 군사 밀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역내 안보 질서의 급격한 불안정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한·중 고위급 안보 전략 대화를 지속하여 대북 도발 억제에 건설적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 첨단 기술 통제와 레거시 반도체 시장의 틈새 확보 회담에서 블랙웰 등 고성능 AI 반도체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반면 일반 반도체 교역 재개가 타진된 점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복합적인 과제를 안겨준다.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 유지: 삼성전자(시안)와 SK하이닉스(우시)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장비 반입 예외(VEU 지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미 상무부와의 협의를 통해 생산 설비 업그레이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AI 메모리 초격차 및 포트폴리오 재편: 미국이 AI 칩 통제를 유지하는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AI 가속기용 메모리 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자급화 가속에 대비해 차량용·가전용 등 특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배터리 및 핵심 광물: 희토류 휴전 기간을 활용한 공급망 다변화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유예한 것에 불과하므로, 한국 제조업은 잠정 휴전 국면을 자립도 제고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략 비축 확대 및 긴급대응체계 가동: 희토류 영구자석, 흑연, 갈륨 등 핵심 광물의 정부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수급 위기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민관 합동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고도화해야 한다. 탈중국 공급선 다변화 및 3Rs 협력: 미국 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유예 기간(~2026년) 종료에 대비하여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3Rs: 준비·복원·복구)을 조속히 구체화해야 한다. 외교·통상 전략: 단기 거래주의에 대응하는 다층적 복합 외교 미·중 정상이 상호 체제 인정이나 가치 연대보다는 단기적 손익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이념 편향적 외교에서 벗어나 정밀한 실리 중심의 통상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공급망 다자 플랫폼 활용: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및 한·EU 공급망 산업정책대화를 통해 양자 압박을 분산시킬 다자간 규범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한다. 한·중 통상 소통 창구 실질화: 한·중 FTA 후속 협상 및 공급망 핫라인을 가동하여 비관세 장벽과 통관 애로를 해소함으로써 대중 수출의 불필요한 마찰을 예방해야 한다. 정책 영역 2026년 9월 정상회담의 시사점 한국의 핵심 전략 과제 구체적 이행 방안 안보·외교 대만 무기 지원의 협상 카드화 등  동맹 공약의 거래주의적 위험 노출 동맹 억제력의 다자 제도화 및  한·중 전략 소통 병행 · 한·미 NCG 및 한·미·일 안보 협의체     불가역적 강화 · 한·중 고위급 대화를 통한   북·러 밀착 견제 유도 반도체 첨단 칩(블랙웰 등) 통제 유지 vs  일반 칩 교역 완화 기류 초격차 AI 메모리 수호 및  중국 내 팹(Fab) 리스크 억제 · 미 상무부 VEU 규정 유지 및    기술 장벽 예외 확보 · 차세대 첨단 패키징·HBM     초격차 R&D 투자 확대 배터리·광물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잠재력 온존,  단기적 유예 상태 원자재 탈중국화 가속 및  국가 전략 비축 역량 확충 · 필수 광물 정부 비축량 확대 및     리사이클링 산업 육성 · IPEF 자원부국 연계    양자 공급망 협정(3Rs) 조기 체결 통상 규범 2027년 1월까지의  시한부 무역 휴전으로 불확실성 상존 다자 네트워크 확충 및  원칙 기반 경제안보 수립 · 위기대응 긴급연락망(CRN) 가동 체계 점검 · 한·중 FTA 이행 채널을 통한 통상 애로 해소 6. 향후 전망 2026년 9월 백악관 미·중 정상회담은 상호 파국을 피하기 위해 2027년 1월 10일까지의 단기 무역 휴전을 성사시켰으나, 본질적인 패권 경쟁의 불씨는 그대로 남겨두었다. 양국 정상은 2026년 11월 중국 선전(Shenzhen)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추가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연쇄 회담 국면에서 미·중은 고율 관세 부과와 희토류 통제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끊임없이 벼랑 끝 전술과 단기 타협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미·중 양국이 겉으로는 화려한 외교적 수사를 주고받으면서도 뒤로는 상대국의 급소를 겨냥하는 철저한 계산적 행보를 보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 동맹을 확고한 안보 기반으로 유지하되, 단기 거래주의적 리스크에 대비한 독자적 산업 공급망 복원력과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입체적 국익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최신안보이슈]2027년 일본 방위예산 분석 및 시사점

2026.09.14 조회수 61

2027년 일본 방위예산 분석 및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 총괄  2027회계연도(레이와 9년도) 일본 방위성 개산요구는 2022년 12월 각의 결정된 3대 안보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에 의거하여 책정된 5개년(2023~2027회계연도) 방위력 정비계획(총액 약 43조 엔)의 최종 연도를 장식하는 예산이다. 이번 개산요구는 기존 5개년 계획의 물리적 완성을 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정세의 급변과 전훈(戰訓)을 반영하여 연내 추진 중인 3대 안보문서의 조기 개정 및 향후 '5년 이내 방위력 변혁'을 실질적으로 견인하기 위한 전략적 토대로 설계되었다. 방위성이 제시한 2027회계연도 세출(歲出) 기준 방위관계비(디지털청 소관 방위성 시스템 예산 포함)는 8조 8,908억 엔으로, 2026회계연도 당초 예산(8조 8,093억 엔) 대비 815억 엔(0.9%) 증가하였다.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SACO) 관계 경비 및 주일미군 재편 관계 경비 중 지자체 부담 경감분을 반영할 경우 2026회계연도 예산액은 9조 353억 엔에 달하며, 계약 기준으로는 약 8조 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구분 2026회계연도 예산액 (億円) 2027회계연도 개산요구액 (億円) 전년 대비 증감액 (億円) 증감률 (%) 방위관계비 총액 88,093 (90,353) 88,908 + 사항요구 +815 +0.9% 인건·양식비 (人件・糧食費) 23,897 24,005 +108 +0.5% 물건비 (物件費) 64,196 (66,456) 64,903 +707 +1.1% - 세출화경비 (歲出化經費) 45,398 (46,857) 46,294 +896 +2.0% - 일반물건비 (一般物件費) 18,798 (19,599) 18,609 -189 -1.0% 예산 구조의 세부 비목을 살펴보면 인건·양식비는 2조 4,005억 엔으로 0.5%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과거 계약된 무기 도입 사업의 연차별 상환액인 '세출화경비'는 4조 6,294억 엔으로 2.0% 증가하여 전체 물건비(6조 4,903억 엔)의 71.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3회계연도 이후 대규모로 집행된 장거리 유도탄, 이지스 탑재함, 스텔스 전투기 등의 조달 계약이 본격적인 국고 지출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경상적 장비 유지보수 및 교육훈련 경비에 해당하는 일반물건비는 1조 8,609억 엔으로 1.0% 감소하였다. 이번 개산요구에서 확인되는 가장 중요한 재정 운용의 특징은 '사항요구(事項要求)'의 광범위한 활용이다. 방위성은 3대 안보문서 개정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핵심 사업들, 즉 신형 극초음속·수중발사 유도탄 개발, 유·무인 복합 체계, 지휘통제 인공지능(AI) 플랫폼, 방위산업 재편 지원 등에 대해 구체적인 금액을 명기하지 않고 연말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최종 확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2026년 말 각의 결정을 거쳐 최종 확정될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 총액은 세출 기준 9조 엔 중반, 계약 기준 9조 5,000억 엔 수준까지 상향 조정되어, 일본 정부가 공언해 온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안보 예산 편성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2026'에 따라 통상 세출과 별도로 신설된 '강하고 풍요로운 일본(強く豊かな日本)' 투자 프레임워크가 적용된다. 방위성은 이를 통해 방위 예산을 단순한 군사 소모비용이 아닌 첨단 듀얼유스 기술의 상용화를 주도하고 국가 잠재성장률을 제고하는 '초기 핵심 수요 창출(Anchor Tenancy)'형 전략적 연구개발 투자로 자리매김시키고 있다. 2. '새로운 싸움 방식(新しい戦い方)' 핵심 전력 투자 계획 일본 방위성은 현대전의 비대칭적 양상과 급격한 저출산·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축 압박을 동시에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싸움 방식'을 정립하고, 6대 중점 전력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점 전력 분야 핵심 전략 과제 및 목적 2027회계연도 주요 사업 및 예산 (계약 기준) 인공지능(AI) 및 지휘통제 의사결정 우세 확보, 데이터 주권 및  항재밍 C4I 구축 · 통작사 의사결정지원시스템 (사항요구) · 차세대 'AI 오케스트레이터' (사항요구) · 고기밀 소버린 클라우드 및 DII 강인화 (478억 엔 + 사항요구) 무인 자산(UxV) 인적 손실 극소화 및  비대칭적 소모전 우세 달성 · 체공형 UAV MQ-9B 17기 (2,922억 엔) · 소형 공격용 UAV I·II·III형 (363억 엔) · 표적정보수집 UAV (113억 엔) 및 소형 UGV (95억 엔) 스탠드오프 방위능력 적 위협권 외곽에서의 조기 타격 및  독자적 반격 능력 확보 · 극초음속 유도탄 획득 (1,673억 엔) 및 개발 (142억 엔) · 25식 지대함 유도탄 (1,575억 엔) · 12식 지대함(능력향상) 함정형 (562억 엔)·공중형 (345억 엔) 통합방공미사일방어 (IAMD) 극초음속·변칙궤도 미사일 및  드론 군집 복합 요격 체계 구축 · 패트리어트 PAC-3 MSE 성능향상 (656억 엔) · 03식 중거리 지대공(개선형) 능력향상 (626억 엔) · 차세대 JADGE 정비 (412억 엔) 및 CRADS (사항요구) 우주 영역 작전능력 우주 영역 파악(SDA), HGV 조기 탐지 및  항재밍 위성망 구축 · 차기 방위통신위성(기라메키 후속) (59억 엔) · PATS 다국간 위성대역 접속 장비 (152억 엔) · SDA 위성 2호기 및 HGV 적외선 감지기 연구 (사항요구) 사이버 및 전자전 능동적 사이버 방어(ACD) 실행 및  전파 스펙트럼 우세 확보 · 능동적 사이버 방어(액세스·무해화) (308억 엔) · 스탠드오프 전자전기 2단계 개발 (440억 엔) · DSG 관민연계 (509억 엔) 및 RMF 적용 (247억 엔) 1)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 및 소버린 클라우드 방위성은 전장 센서의 다변화로 급증하는 데이터를 신속히 융합·처리하여 작전 템포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휘통제 전반에 AI를 전면 도입하고 있다. 육·해·공 작전을 총괄하는 통합작전사령부(JOC)에는 해외의 입증된 첨단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전장 상황을 실시간 가시화하고 표적을 자동 식별·추천하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조기 구축한다. 이와 동시에 민감도와 보안 등급이 상이한 여러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단일 체계에서 유기적으로 제어하는 차세대 플랫폼인 'AI 오케스트레이터'를 구축하여 데이터 주권을 확립하고자 한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외부 침해로부터 안전성을 보장하는 군사 전용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하이브리드 인프라인 '고기밀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를 도입하고, 방위정보통신인프라(DII)의 대역폭과 물리적 항재밍 성능 강인화에 478억 엔을 배정하였다. 2) 비대칭 무인 자산(UxV)의 다영역 확충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적에게 불균형적인 비용을 전가하는 '세계 최고의 무인 자산 운용 조직'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공중 영역에서는 해상자위대의 광역 감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중고도 체공형 UAV인 MQ-9B 시가디언 17기를 2,922억 엔에 일괄 조달하며, 함재형 소형 UAV(36억 엔), 수직이착륙(VTOL) 중역 UAV(87억 엔), 표적정보수집 무인기(113억 엔)를 함께 확보한다. 공격 수단으로는 자폭 공격을 통해 적 병력과 장갑차량을 무력화하는 소형 공격용 UAV(I·II·III형, 363억 엔) 및 적 무인기를 직접 타격하는 요격용 UAV(76억 엔)를 대량 도입한다. 해상 및 수중 영역에서는 다목적 무인수상정(USV)과 더불어 장시간 잠항하며 대잠·대함 공격 및 기뢰 수색을 은밀히 수행하는 공격형·경계형 무인잠수정(UUV) 전력을 구축하며, UUV에서 원거리 스탠드오프 유도탄을 직접 투발할 수 있는 확장 모듈 연구를 진행한다. 지상 영역에서는 도서 지역 물자 수송과 감시·경계를 담당하는 범용 소형 UGV 개발에 95억 엔을 투입한다. 3) 원거리 스탠드오프 방위능력(반격 능력)의 고도화 상대방의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침공 전력을 격멸하고 헌법상 허용된 자위권 범위 내에서 적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반격 능력'을 완성하기 위해 대규모 유도탄 전력이 조달된다. 주력 지대함 타격 체계인 12식 지대함 유도탄 능력향상형(사거리 1,000km 이상)의 함정 발사형(562억 엔) 및 공중 발사형(345억 엔) 양산이 본격화되며, F-2 전투기 10기에 공중 발사형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기체 개수(128억 엔)를 추진한다1. 또한 신형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인 25식 지대함 유도탄(1,575억 엔)과 도서 방어용 25식 고속활공탄(361억 엔)의 양산 조달을 개시한다. 차세대 억제 전력으로서 음속의 5배 이상으로 활공 비행하는 극초음속 유도탄 양산 취득(1,673억 엔) 및 성능확인 시험(142억 엔)을 집행하며, 적의 선제타격으로부터 생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중 발사형 극초음속 유도탄' 개발과 잠수함 탑재용 수직발사관(VLS) 연구(480억 엔)에 착수한다1. 고비용 첨단 미사일을 보완하기 위한 저원가 스탠드오프 미사일 및 정밀 유도 UAV의 국산 개발도 병행되며,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호위함 개조 탑재(11억 엔), F-35A용 JSM(180억 엔), F-15J용 JASSM(53억 엔) 등 해외 유도탄 조달도 지속된다. 4) 영역횡단 작전 및 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 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 분야에서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변칙 궤도 탄도미사일, 저고도 순항미사일, 소형 드론 군집 등 복합 공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센서-네트워크-슈터를 단일 체계로 통합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방공지휘통제시스템인 '차세대 JADGE'(412억 엔)를 정비하고, 탄도탄 요격 능력이 향상된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개선형) 능력향상형(626억 엔), 패트리어트 PAC-3 MSE 성능향상(656억 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ASEV) 전력화 시험 준비(689억 엔)를 진행하며, 미일 공동 HGV 활공단계 요격체(GPI) 개발을 지속한다. 대드론 방어 수단으로는 기관포, 유도탄, 레이저를 복합 운용하는 근거리 대공 시스템(CRADS)과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 대드론 무기 개발을 추진한다. 우주 영역에서는 우주 영역 파악(SDA) 위성 2호기 정비와 극초음속 무기를 우주 궤도에서 직접 탐지·추적하는 고정밀 적외선 센서 연구를 개시하며, 기라메키 후속 차기 방위통신위성 정비(59억 엔) 및 다국간 항재밍 위성통신망(PATS) 접속 장비(152억 엔)를 확보한다. 사이버 영역에서는 2026년 제정된 사이버대처능력강화법에 따라 침해 징후 발생 시 공격자의 인프라에 사전 접근하여 무력화하는 '액세스·무해화 조치' 능력 구축(308억 엔)에 착수한다. 아울러 방위보안게이트웨이(DSG) 기능 강화(509억 엔), 상시 위협 추적 체계인 스렛 헌팅(Threat Hunting, 60억 엔), 전 장비 수명주기에 걸친 위험관리프레임워크(RMF, 247억 엔)를 적용한다. 전자전 영역에서는 적 방공망을 원거리에서 마비시키는 스탠드오프 전자전기 2단계 개발(440억 엔)과 24식 대공전자전장치(29억 엔) 획득을 진행한다. 3. 장기전 대비 지속성·강인화 및 태평양·해상교통로 방위 태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교훈을 수용하여, 일본 열도의 지리적 분절성과 해양 고립성을 극복하고 무력 분쟁 발생 시 전투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 시설 및 보급망 구축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다. 1) 탄약·연료 비축 및 수송 체계 강화 정밀 유도탄 및 기본 화력 탄약의 비축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155mm 정밀포탄, 23식 함대공·공대함 유도탄, AIM-120, AAM-4B, AARGM-ER 등을 대량 취득하며, 난세이 제도를 포함한 전국 주요 기지에 화약고를 신설·증설하는 데 1,401억 엔을 계상하였다. 수송 체계 면에서는 C-2 수송기, UH-2 다목적 헬기, KC-46A 공중급유기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민간 선원 부족에 대응하여 인공지능 자율운항 기술을 탑재한 군수 수송 선박 도입 연구에 착수하였다. 또한 민간 PFI 선박 활용(26억 엔)과 함께 2026년 창설된 육·해·공 합동 '해상수송군'에 소형 수송함(LCU) '아마츠소라' 및 '아오조라'를 배치하여 도서 지역에 대한 기동 전개 역량을 완성하였다. 장비 가동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스터빈 기관과 대잠헬기(SH-60K/L) 정비에 성과기반군수지원(PBL) 포괄계약 방식을 전면 확대하였다. 2) 군사 시설 강인화 및 생존성 극대화 적의 정밀 탄도·순항미사일 공격 및 전자기펄스(EMP) 공격에 대비하여 주요 사령부 시설을 심층 지하화하고 차폐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에 548억 엔을 배정하였다. 전투기 방호를 위한 강화형 항공기 엄체호(콘크리트 방호 유개호) 신축과 기지 침투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호 장비 도입(38억 엔)도 병행된다. 후방 지원 인프라로는 큐슈보급처 오키나와지처 신설, 사세보 사키베히가시 지구 및 구레 복합방위거점 정비, F-35 수용 시설 확충 등 신규 기지 건설에 3,334억 엔을 투입하며, 노후 군사시설의 내진 강화 및 방호력 개선에 5,495억 엔을 투입한다. 3) 태평양 및 해상교통로(시레인) 원거리 방위 중국 해군 항공모함 전단의 서태평양 진출 빈도가 급증(2022년 연 2회/함재기 출격 320회에서 2025년 연 5회/출격 1,460회로 증가)함에 따라, 종래 방어 공백 지대였던 태평양 외해 방어선을 새롭게 정비한다. 오가사와라 제도와 난세이 제도의 외곽인 기타다이토지마(北大東島)에 이동식 고정밀 경계관제레이더 기지를 신설하고, 전략 요충지인 이오지마(硫黄島)의 항만 하역 시설을 현대화하여 전략적 중간 기지로 육성한다. 외해 전력 투사를 위해 단거리수직이착륙(STOVL)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이즈모급 다목적 호위함(이즈모, 카가)의 비행갑판 내열화 및 유도 장비 개조(30억 엔)를 지속 집행한다. 아울러 장기 해상 초계 임무를 수행할 신형 FFM 호위함, 차세대 OPV 초계함, 타이게이급 잠수함, 대형 군수지원함(AOE, 1,441억 엔), 음향측정함(AOS, 721억 엔) 건조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4. 방위생산 및 기술 기반 강화와 방위산업 육성 정책 일본 방위성은 '생산력이야말로 억제력의 핵심'이라는 기조 아래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구조적 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1) 국유시설 민간운영(GOCO) 제도 도입 및 산업 재편 지원 민간 방산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생산 라인 철수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형 GOCO(Government-Owned, Contractor-Operated) 제도를 전면 도입한다. 민수용 전환이 불가능하고 초기 시설 투자 부담이 큰 중요 탄약 및 유도탄 제조 시설을 정부 재정으로 직접 취득한 뒤, 관리를 민간 방산 기업에 위탁하여 상시 생산 역량을 보장하는 구조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중심의 방산 부문 통합과 중소 협력업체 간의 사업 재편을 유도하기 위해 방위산업 재편 전용 정부 출자 제도를 신설하고, 방위생산기반강화법에 근거한 제조 공정 효율화 및 보안 강화 지원 사업(539억 엔)을 확대 집행한다. 2) 방위장비 이전(수출) 촉진 체계의 일원화 정부 주도의 무기 수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방위장비이전 원활화 기금'에 400억 엔을 추가 출연하고, 방위장비청과 민간 기업 사이에서 수출 금융 지원, 기술 라이선스 관리, 상대국 수요 발굴을 일괄 전담하는 '국가 관여 담보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이 공공 법인은 국내 생산 기반 강화, 장비 이전 추진, 방위 혁신 촉진이라는 세 가지 핵심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3) 첨단 듀얼유스 R&D 및 차기 전투기(GCAP) 공동개발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추진 중인 6세대 차기 전투기(GCAP)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조약 기반 국제기구인 GIGO(GCAP International  Government Organisation)에 대한 출연금을 포함하여 2,340억 엔(사항요구 별도)을 배정하였으며, 전투기와 연동하여 자율 교전 및 전자전을 수행할 '협업무인기(CCA)' 연구개발(97억 엔)을 본격화한다. 파괴적 국방 신기술 발굴을 위해 국립연구개발법인 및 대학 내에 보안 인프라를 갖춘 '방위연구기반'을 정비하고, 기술 스타트업의 군사 분야 진입을 유도하는 '디펜스테크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과 민간 방산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출자 펀드를 신설한다. 세부 연구 과제로는 기존 질화갈륨(GaN)을 능가하는 고열전도·고내열 특성의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차세대 사격통제 레이더에 적용하는 기술, 무인잠수정(UUV)용 수중 다중임무 모듈 및 무선 급전 기술, 양자 자기 센서를 활용한 드론 탑재형 대잠 탐지 기술 연구 등이 포함된다. 5. 자위대 인적 기반 강화 대책 및 조직 개편 사항 저출산으로 인한 모병난 속에서 부대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위관 처우의 근본적 개선과 함께 전략 지휘부 중심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조직 개편 및 인적 기반 분야 제도적 변화 및 추진 내용 관련 예산 및 규모 자위관 처우 및 복지 혁신 독자 급여체계 개편, 병영 전원 독방화,  통신 인프라 확충 · 영내 생활관·청사 개수 (6,709억 엔) · 관사 정비 및 노후화 대책 (669억 엔) · 급식 단가 인상 및 질적 개선 (443억 엔) 퇴직 자위관 및 가족 지원 퇴직대원 취업 알선 및  긴급 보육 지원 체계 일원화 · 퇴직자위대원·가족지원청(가칭) 신설 추진 · 임시 보육(베이비시터) 지원 (4억 엔) 군종 명칭 변경 및 우주 통합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공식 전환 · 후추·호후키타 우주작전단 전력화 완료 · 우주자위대 전용 예비자위관보 제도 신설 통합지휘체계 구축 통합작전사령부(JOC) 지휘통제 시스템 본격 가동 · 육·해·공 3자위대 작전 지휘 일원화 · 통작사 지휘소 의사결정 체계 구축 방위 행정 및 획득 기구 개편 방위성 내부부국 국(局) 신설 및 획득 전문화 · 후방지원·위생·국제협력 전담 국 신설 추진 · 방위장비청 내 '위성개발실' 신설 1) 자위관 처우 및 복무 환경의 근본적 개편 일반 공무원 보수 체계에서 벗어나 위험 근무 및 야전 복무 특성을 반영한 '자위관 독자 급여체계' 개편을 사항요구로 추진한다. 영내 복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다인실 침상을 전원 1인 1실 개인 격실로 개조하고 부대 내 무선랜(Wi-Fi)을 가설하는 등 생활관 정비에 6,709억 엔을 투입하며, 노후 관사 정비에 669억 엔, 급식 질적 개선을 위한 단가 인상에 443억 엔을 투입한다. 함정 승조원의 복무 기피를 해소하기 위해 기항지 정박 중 선체 정비 및 부식 적재 업무를 민간에 외주화하고, 승조원에게 민간 호텔 숙박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한다(12억 엔). 아울러 퇴직 군인의 생애 설계를 지원하고 순직·부상 장병과 유가족을 포괄적으로 예우하기 위해 총리 직속 외청급 기구인 '퇴직자위대원·가족지원청(가칭)'의 설립을 추진한다. 2) 군종 명칭 변경 및 통합지휘체계 개편 항공자위대는 우주 영역 작전 임무를 법제화함에 따라 '항공우주자위대'로의 공식 명칭 변경을 완료하고, 후추 및 호후키타 기지에 우주작전단을 정규 편성하며 우주 전문 예비자위관보 제도를 도입한다. 또한 통합막료장이 수행하던 군사 보좌와 부대 작전 지휘를 분리하여, 2025년 창설된 통합작전사령관이 육·해·공 3자위대를 상시 통합 지휘할 수 있도록 지휘통제 네트워크 연계를 완료한다. 2027회계연도 말 기준 상비자위관 정원은 24만 7,154명을 유지하되 모병 홍보 예산을 확충하며, 행정 및 획득 정책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무관·기재관 정원은 602명을 증원 요구하여 순증 360명(총 2만 1,706명)을 확보한다. 방위장비청 내에는 군사위성 획득을 전담할 '위성개발실'을 신설한다. 6. 미일동맹 고도화 및 다자간 안보 협력 네트워크 확장 2027회계연도 예산은 미일동맹의 통합 억제력을 최고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및 남태평양을 포괄하는 다자간 안보 네트워크를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1) 주일미군 재편 및 동맹 강인화 예산 주일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지원하는 '동맹 강인화 예산(주둔경비 분담금)'으로 총 2,300억 엔을 계상하여 미군 군속 노무비(1,517억 엔), 광열수도비(133억 엔), 훈련 이전비(14억 엔) 및 항공기 엄체호 등 제공 시설 정비(301억 엔)를 보증한다. 주일미군 재편과 관련해서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Guam) 이전 사업,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대체 기지 건설, 미 항모 함재기 야간 이착륙 훈련장인 마게시마(馬毛島) 자위대 복합 기지 건설 공사를 차질 없이 집행한다. 특히 주일미군사령부의 '통합군사령부' 승격 개편에 맞추어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와 미군 간 연합작전조정센터(JOAC)를 운용함으로써 연합 기획 및 C4ISR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한다. 2) 인도·태평양 다자 안보 네트워크 전개 육상자위대와 미 해병대 간 연합 도서 탈환 훈련인 '레졸루트 드래곤(Resolute Dragon)'과 미일 연합지휘소연습(YS)의 실전성을 높인다. 호주 및 필리핀과의 상호접근협정(RAA)을 기반으로 자위대의 현지 순환 전개 훈련을 정례화하며, ADMM-Plus 해양안보전문가분과 공동의장국(필리핀과 공동) 활동, '비엔티안 비전 2.0'에 기초한 동남아 국가 군 역량 구축 지원,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 인도·태평양 파견(IPD) 기동 훈련을 확대 전개한다. 7. 한국 안보·국방 정책에 대한 시사점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 개산요구는 일본이 전후 70여 년간 고수해 온 평화헌법 제9조 기반의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실질적으로 탈피하고, 공격과 방어를 겸비한 역내 능동적 군사 강국으로 복귀했음을 공포하는 군사전략적 분기점이다. 과거 미군이 타격을 맡는 '창'의 역할을 수행하고 자위대가 방어를 맡는 '방패'의 역할에 국한되었던 전통적 안보 구도는, 일본이 사거리 1,000km 이상의 독자 타격 수단과 통합방공망, 작전통제 사령부를 구축함으로써 '자위대 스스로 창과 방패를 겸비하는 체제'로 구조적 진화를 완료하였다. 1) 동북아 안보 지형의 구조적 변화와 진영화 가속 일본이 서남 제도와 태평양 방면에 배치하는 극초음속 유도탄, 장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 F-35A/B 스텔스 비행단,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은 중국의 제1도련선 진출을 억제하는 강력한 대중국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력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해·공군 연합 초계 활동 강화를 촉발하고 북한의 전략 전술 핵·미사일 실전 배치를 가속화하는 역내 군비 경쟁의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를 심화시키며,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냉전 구도를 구조적으로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2) 한반도 유사시 반격 능력 발동과 영토 주권의 상충 일본의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직접적인 법적·작전적 파장을 미친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무력 공격 징후를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립위기사태'로 규정하고,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에 근거하여 북한 내 미사일 발사 기지와 지휘 시설을 대상으로 반격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적 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3조가 명시하듯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정의되므로, 북한 지역에 대한 어떠한 군사적 타격도 대한민국 정부의 명시적 사전 동의 없이는 영토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본 자위대가 독자적인 판단이나 미일 지휘계통만을 경유하여 북한을 타격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반격 능력 행사에 대한 '한국의 사전 승인 및 거부권(Veto)'을 미일 양국과의 다자 안보 협의를 통해 제도적·외교적으로 강문화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통합작전사령부(JOC), 한미연합사령부 간에 실시간 표적 분격 및 킬체인 충돌 방지를 위한 작전적 조율 체계 마련이 불가피하다. 3) 한국 국방 정책 및 방위산업에 대한 정책적 제언 첫째, 대공·미사일 방어 체계와 비대칭 타격 역량의 재설계가 요구된다. 일본의 극초음속 무기와 고속활공탄 배치는 동해 및 대한해협 일대의 작전 환경을 극도로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군은 한국형 3축 체계(Kill Chain, KAMD, KMPR)의 대응 템포를 초정밀·초고속화하는 동시에, 일본이 선도적으로 개발 중인 복합 근거리 대공 시스템(CRADS)이나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와 같은 저비용 고효율 대드론 복합 요격 체계를 조기에 국산화하여 방공망의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방위산업 수출 시장에서의 체계적인 경쟁 및 협력 대응이 필수적이다.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 통제를 대폭 완화하고 400억 엔 규모의 수출 기금과 전담 법인을 통해 국가 주도의 무기 이전을 본격화함에 따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과의 경합이 격화되고 있다. 호주 해군 차기 호위함 사업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향후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주요 전략 시장에서 신형 함정, 차세대 잠수함, 항공 플랫폼을 둘러싼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될 것이다. 일본 방위산업은 장기간의 내수 조달로 인해 가격 경쟁력과 양산 속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국에 비해 열세를 보이지만, 기초 소재, 정밀 부품, 첨단 센서(다이아몬드 반도체, 고내열 복합재 등) 기술력과 서방 선진국(영국, 이탈리아 등)과의 글로벌 공동개발 네트워크에서는 독보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우수한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기 역량, 현지 MRO 연계 능력을 레버리지 삼아 체계 완성품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한편, 차세대 핵심 방산 소재·부품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는 일본과의 상호 보완적 분업 및 기술 협력을 모색하는 투트랙(Two-Track) 산업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셋째, 병력 감축 위기에 직면한 국방 인력 정책에 대한 벤치마킹이 시급하다. 극심한 병역 자원 급감에 직면한 한국군의 입장에서 일본 자위대가 추진 중인 자위관 독자 보수체계 개편, 병영 생활관의 전면 1인 1실화, 군수·수송 지원의 민간 외주화(GOCO 및 PFI 활용), 총리 직속 '퇴직자위대원·가족지원청' 설립 구상은 초급·중간 간부 처우 개선과 군 복무 매력도 제고를 위한 유용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국방부 역시 군 인력 구조의 질적 전환과 국방 시설의 민군 복합 운영을 위한 과감한 제도 개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최신안보이슈]2026년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분석 및 시사점

2026.09.14 조회수 62

2026년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분석 및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2026년 정상회의 개최 개요 및 다자외교 지형 2026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인도 뉴델리의 바랏 만다팜(Bharat Mandapam) 국제회의장에서 제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06년 유엔 총회를 계기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외교장관 회담이 출범한 지 20주년을 기념하는 시점에 열렸으며, 인도는 2012년, 2016년, 2021년에 이어 2026년 1월 1일 자로 네 번째 의장국 지위를 수임하였다. 인도는 "회복력, 혁신, 협력 및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축(Building for Resilience, Innovation, Cooperation and Sustainability)"을 공식 표어로 내걸고, 전 세계 30개 도시에서 400여 차례의 각료급·실무 회의를 주재하며 논의의 틀을 다져왔다. 구분 주요 세부 내용 행사 공식 명칭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 (18th BRICS Summit) 개최 일시 및 장소 2026년 9월 12일(토) ~ 13일(일),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의장국 및 주재자 인도 (의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공식 의제 슬로건 Building for Resilience, Innovation, Cooperation and Sustainability 정회원국(11개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공식 파트너국(10개국) 벨라루스, 볼리비아, 쿠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태국,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주요 국제기구 대표 유엔(UN),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신개발은행(N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 사우디아라비아는 공식 회원 명단에 등재되어 있으나 대외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외교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함. 외교적 측면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복합적인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실질적인 다자간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시험대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재한 본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비 아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등이 대거 참석하였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인도 방문은 2019년 맘말라푸람 비공식 정상회담 이후 7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양국 국경 분쟁 지역(LAC)의 긴장 완화 및 양자 경제 협력 정상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브라질은 국내 대선 일정으로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장관이 대리 참석하였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정회원 지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파이살 빈 파르한 외교장관을 파견하여 실무적 균형을 취했다. 회의 직전인 9월 11일에는 비즈니스 포럼과 37개 첨단 딥테크 기업이 참가한 '바랏 이노베이츠(Bharat Innovates)' 전시회가 병행 개최되어 경제·기술 협력의 추진력을 제공하였다. 2. 핵심 의제 분석 및 제도화 동향 회원국 외연 확장과 파트너국 제도의 체계화 브릭스는 2024년 1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정식 가입에 이어 2025년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를 정회원으로 맞이하며 거대 신흥 경제 연합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단기간에 정회원 수가 급증하면서 만장일치 합의제 기반의 정책 결정 구조가 경직될 위험에 직면하자, 브릭스는 외연 확장과 의사결정 효율성을 조율하기 위한 제도적 해법으로 '파트너국(Partner  Country)' 제도를 정식 가동하였다. 2026년 뉴델리 정상회의에서는 벨라루스, 볼리비아, 쿠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태국,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10개국이 파트너국 자격으로 공식 회기에 참여하였다. 파트너국 제도는 정회원국과 같은 전면적인 거부권이나 합의 권한은 부여하지 않되, 분과별 장관급 회의, 실무 작업반(Working Groups), 신개발은행(NDB) 프로젝트, 통상 협력 플랫폼에 동등한 자격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중견국들을 이탈 없이 포섭하면서도 블록 내부의 의사결정 마비를 차단하려는 이중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국경 간 결제 인프라의 다변화 및 상호운용성 확보 국제금융 부문에서 회원국들은 기존의 서방 중심 통화 질서(SWIFT 및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실용적인 결제 인프라 다변화에 집중하였다. 과거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단일 '브릭스 공용 통화' 구상은 회원국 간 거시경제 기초체력 격차, 자본 이동 통제 수준의 이질성, 환율 정책 차이 등으로 인해 공식 의제에서 배제되었으며, 대신 기술적·제도적 실행이 가능한 결제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었다. 정상회의는 '브릭스 결제 태스크포스(BRICS Payment Task Force, BPTF)'의 실무적 진전을 정식 승인하고, 각국의 독자적 금융 통신망(인도의 UPI, 중국의 CIPS, 러시아의 SPFS 등)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계하는 기반 구축을 가속화하기로 하였다. 또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한 양자 간 직접 결제 통로를 넓히고, 비회원국과의 교역에서도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을 높여 환 변동성 위험과 환전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는 서방의 일방적 금융 제재에 노출된 취약성을 완화하고 대안 결제망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현실주의적 조치로 해석된다. 신개발은행의 대출 다변화와 개발금융 인프라 확충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이끄는 신개발은행(NDB)은 서방 주도의 브레턴우즈 체제(IMF, 세계은행)를 보완하는 대안적 다자개발기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였다.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는 NDB가 회원국들의 국가 채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로컬 통화 대출(Local-currency Financing)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명시적으로 권고하였다. 미 달러화 차관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외환보유액 고갈 및 통화 가치 절하 압박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인도 의장국의 주도 아래 '브릭스-NDB 지식 포털(BRICS-NDB Knowledge Portal)'이 공식 출범하여 인프라 투자 평가, 사회간접자본 개발, 공공-민간 파트너십(PPP) 추진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아울러 장기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신규 투자 플랫폼(New Investment Platform)' 창설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으며, 서방 재보험사들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 부과 및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브릭스 자체 재보험·보험 연합 생태계 구축 방안도 구체적인 실무 과제로 채택되었다. 에너지·공급망 주권 보호 및 신흥 디지털 기술 거버넌스 에너지 및 핵심 원자재 공급망 영역에서는 생산국과 대형 소비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새로운 통상 안보 프레임워크가 모색되었다. 세계 주요 원유·가스 수출국(러시아, 이란, UAE, 사우디)과 핵심 소비국(중국, 인도)이 결합된 에너지 구도 속에서, 참가국들은 서방 선진국 주도의 급진적인 에너지 전환 일정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였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가 상당 기간 기저부하로 유지되어야 함을 확인하는 '질서 있고 공평하며 포용적인 에너지 전환' 원칙을 정립하였다. 동시에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필수적인 리튬,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공급망에서 자원 보유국의 주권적 가공·수출 통제권을 인정하는 협력 원칙이 재확인되었다. 신흥 기술 및 산업 혁신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거버넌스가 핵심으로 부상하였다. 회원국들은 서방 빅테크가 설정하는 독점적 AI 규범을 지양하고, 개도국의 접근권과 신뢰성, 에너지 효율성이 보장되는 개방적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인도의 디지털 신분증 및 전자 결제 모델을 바탕으로 한 DPI 솔루션 저장소를 브릭스 차원으로 확장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 제조 역량을 지원할 '브릭스 산업역량 인도 센터'와 국경 간 스타트업 투자를 촉진할 '브릭스 인큐베이터 네트워크' 및 '스타트업 혁신 펀드' 설립에 뜻을 모았다. 3. 뉴델리 선언의 핵심 합의와 지정학적 성과 2026년 9월 12일 브릭스 지도자들은 140개 항으로 구성된 포괄적 합의 문서인 '뉴델리 선언(New Delhi Declaration)'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선언문은 정치·안보, 경제·금융, 문화·인적 교류라는 전통적 3대 협력 축을 공고히 하는 한편, 다극화 질서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실질적 이익을 대변하는 전략적 방향성을 구체화하였다. 핵심 합의 분야 뉴델리 선언의 주요 조항 및 실질 합의 내용 국제 거버넌스 개혁 • 유엔 헌장 기반의 다자주의 수호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구조 개혁 촉구 •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인도와 브라질의 안보리 내 확대된 역할 수행을 공식 지지 • IMF 제16차 쿼터 일반검토(GRQ의 조속한 발효 및 제17차 GRQ를 통한 신흥국 지분율의 실질적 상향 요구 일방주의 조치 규탄 • 유엔 안보리 승인 없는 일방적 강제 조치 및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전면 규탄 • WTO 규범에 위배되는 일방적 관세 장벽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녹색 보호주의 조치 강력 반대 • WTO의 2단계 구속력 있는 분쟁해결체제 및 상소기구 기능의 즉각적 복원 요구 중동 및 지역 분쟁 • 가자지구 내 영구적 휴전과 인도주의적 구호 보장,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지지 •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국제 해상 운송로의 안전 보장 및 민간 상선·선원 공격 규탄 •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개별 회원국의 상이한 입장을 존중하며 평화적 중재 및 외교적 대화 환영 국제 대테러 공조 • 테러리즘에 대한 무관용 원칙 및 정치적 이중 잣대 배격 천명 • 2025년 4월 22일 발생한 잠무-카슈미르 파할감(Pahalgam) 테러 공격을 공식 문서에 적시하여 강력 규탄 공동 경제·통상 인프라 • 브릭스 결제 태스크포스(BPTF)를 통한 국가 간 결제 시스템 상호운용성 고도화 • NDB의 현지 통화 조달·대출 확대 및 식량 안보 보장을 위한 '브릭스 곡물 거래소' 설립 추진 • 브릭스 인큐베이터 네트워크 및 스타트업 혁신 펀드 도입을 통한 신기술 공급망 강화 이번 선언문 채택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6년 5월 개최된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이란 군사적 충돌 및 중동 정세를 둘러싼 이란과 UAE의 극심한 입장 차이로 인해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뉴델리 정상회의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안보,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 수위, 우크라이나 전쟁의 표기 방식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그러나 의장국인 인도는 서방과의 관계 단절을 원치 않는 실용주의 진영과 서방 제재에 직접 노출된 수정주의 진영 사이에서 절묘한 절충안을 도출하였다. 그 결과, 중동 사태에 대해서는 특정 국가명을 일방적으로 규탄하는 대신 '최대한의 자제', '민간인 및 원자력 안전 시설 보호', '항행의 자유 보장'이라는 규범적 언어로 합의를 이루어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특정 침략자를 명시하지 않고 "각국의 상이한 입장을 확인하고 중재 노력을 환영한다"는 수준으로 균형을 잡았다. 동시에 인도는 자국의 오랜 안보 현안이었던 국경 간 테러 지원 및 은신처 제공 금지 문제를 강력히 관철하며 2025년 파할감 테러 규탄 문구를 선언문에 수록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4. 대서방·G7 역학 관계와 다자주의 질서의 재편 제18차 정상회의를 거치며 확장 브릭스는 전 세계 인구의 48.7%, 구매력평가(PPP) 기준 글로벌 국내총생산의 약 35% 이상, 글로벌 석유 매장량의 30%를 관할하는 거대 지경학적 실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양적 팽창은 G7 중심의 서방 주도 국제 질서와 경쟁하면서도 공존해야 하는 복합적 역학을 형성하고 있다. 비교 항목 브릭스 (BRICS+ 및 파트너국) 주요 7개국 진영 (G7 및 서방 동맹) 국제 질서 비전 다극화 질서, 주권 불간섭, 개도국 중심 거버넌스 개혁 규칙 기반 국제 질서 수호,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 가치 보호 지경학적 자산 거대 인구, 전통 에너지, 배터리·광물 공급망 장악 첨단 하이테크 원천 기술, 글로벌 금융 자본, 기축통화 패권 금융·통상 수단 로컬 통화 결제, CBDC 브릿지, NDB 다자금융 SWIFT 결제망 통제, IMF·세계은행 기반, 달러화 네트워크 체제적 구조와 약점 중·인 국경 대립 등 회원국 간 이질성 및 전략적 파편화 가치 공유 기반의 높은 정책 결속력, 상대적 인구·성장률 둔화 브릭스 내부에는 상이한 두 가지 전략 노선이 교차하고 있다. 한 축은 러시아, 이란, 그리고 이들을 전술적으로 엄호하는 중국이 주도하는 '수정주의적 대항 노선'으로, 브릭스를 서방 금융 제재와 정치적 압박을 분쇄하는 지정학적 투쟁의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 반대편 축은 인도, 브라질, 남아공, 인도네시아, UAE 등이 견지하는 '비동맹 다변화 노선'이다. 이들 국가는 서방과의 경제적·기술적 협력을 포기할 수 없으며, 브릭스를 진영 대결의 진지가 아니라 서방 중심의 거버넌스를 압박하여 자국의 국익과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외교적 헤징(Hedging) 플랫폼'으로 인식한다. 인도의 2026년 의장국 수임은 이러한 두 노선 사이에서 '중간 지대 점유(Owning the middle)'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인도는 미국과의 쿼드(Quad)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브릭스 내부에서 반서방 편향을 억제하고 실질적인 다자 경제 협의체로의 기능적 진화를 이끌어냈다. 이는 국제 질서가 과거 냉전과 같은 단일 양극 대결 구도로 회귀하기보다는, 개별 이슈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다극화된 분절성(Fragmented Multipolarity)'을 띠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5. 한국의 통상 환경 및 대외 전략에 미치는 시사점 브릭스의 질적·양적 확장은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고 핵심 원자재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전략적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와 핵심 광물을 무기화할 수 있는 자원 통제력이 브릭스에 집중되고, 무역 결제망의 탈달러화 실험이 확산됨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정교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 원자재 및 에너지 공급망의 양자적 헤징 전략 브릭스+가 리튬, 희토류, 니켈 등 2차전지 및 전기차 산업의 핵심 광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통제권을 강화함에 따라, 자원 민족주의의 제도화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브릭스 블록 전체와의 집단적 교섭에 매달리기보다는, 실리주의 성향이 강한 온건 회원국들과의 양자 협력을 대폭 심화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와의 니켈 가공 밸류체인 연계, 브라질과의 리튬 자원 개발, UAE 및 사우디와의 원유·수소 공동 저장 및 공급 계약을 다변화함으로써, 다극화 블록의 자원 무기화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선택적 양자 완충망'을 구축해야 한다. 국경 간 결제망 다변화 및 규범 상충 컴플라이언스 체계 정비 브릭스 회원국들이 BPTF를 매개로 현지 통화 결제망과 독자적인 금융 전산망을 연계함에 따라, 향후 글로벌 사우스 신흥국들과의 교역에서 제3국 통화 결제 요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브릭스 회원국들의 통화 스와프 네트워크 확대와 디지털 화폐 브릿지 추진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국내 수출입 기업들이 거래 통화 다변화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환 변동성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정책 금융 지원망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서방의 대중·대러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와 브릭스의 반제재 규범이 상충하는 영역이 늘어날 것이므로, 현지 진출 기업들이 규범적 샌드위치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민관 합동 수출통제 및 금융 거래 컴플라이언스 가이드라인을 최신화해야 한다. 사안별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를 통한 외교 공간 창출 한국 외교는 브릭스를 서방의 대척점에 선 적대적 단일 블록으로 간주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해야 한다. 브릭스 내부에서도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UAE 등은 다자주의 개혁과 실리 추구를 목표로 서방과의 연계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자유주의 가치 연대를 유지하되,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 국가들과 특정 기능 분야에서 결합하는 '사안별 소다자주의' 외교를 적극 전개해야 한다. 인도가 주도하는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표준화 작업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동남아 및 아프리카 시장에서 스마트 제조, 디지털 헬스케어, 차세대 모빌리티 등 기술 기반의 공동 협력 모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자개발은행 조달 시장 참여 및 인프라 협력 다각화 신개발은행(NDB)이 자본금 확충과 현지 통화 대출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를 흡수함에 따라 관련 프로젝트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 참여 및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다자개발금융 참여 역량을 기반으로, NDB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시티, 친환경 수자원 관리 등 한국 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NDB 자금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입찰할 수 있도록 정책 금융 기관의 매칭 펀드 지원 및 지식 공유 플랫폼 연계 사업을 제도화해야 한다. 6. 결론 2026년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브릭스가 선언적 담론을 생산하던 초기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 통상·결제 인프라와 제도적 외연을 갖춘 대안적 지경학 협의체로 정착했음을 보여주었다. 회원국 간의 이질성과 국경 분쟁, 중동 정세를 둘러싼 내부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140개 항의 뉴델리 선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원동력은, 서방 일방주의 질서에 대한 구조적 저항감과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공통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에 요구되는 최우선 과제는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구조적 변화의 흐름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복합 외교'의 전개다. 전통적인 서방 동맹 축을 핵심 안보 자산으로 유지하면서도, 브릭스라는 통로를 통해 결집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의 다극화 질서 속에서 경제적·통상적 실리를 확보해 나가는 유연한 양면 전략이야말로 불확실한 지경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