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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 8월호 안보논단] 일본 평화헌법의 개헌 가능성과 우리의 대비책

2017.08.11 Views 1684 관리자

일본 평화헌법의 개헌 가능성과 우리의 대비책

서상문

평화헌법 내용

일명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국 헌법은 1947년부터 시행돼 올해로 꼭 70년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개정된 바 없다. 그런데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권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일본국 헌법2전쟁의 포기중 제9조의 개정과 군대 재무장 금지 조항의 개정을 목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대 보유와 전쟁을 할 수 없도록 한 현행 헌법의 족쇄를 풀고, 전쟁이 가능한 국가, 보통국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다.

일본이 비전쟁, 비무장 중립주의를 국제사회에 선언하고 약속한 일본국 헌법 제2장 제9조의 원문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것을 포기하고(1),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공군, 기타의 전력은 이것을 가지지 않는다. 나라의 교전권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다수의 일본국민들이 현행 헌법을 끝까지 지키려고 한 이유는 지난 세기 군대의 전횡과 폭주로 일본이 제국주의적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길로 나아간 결과 겪게 된 원폭의 끔찍한 참상과 패망의 비극을 초래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개헌에 대한 일본국민의 여론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 내 최대의 유력일간지인 아사히(朝日)신문은 2013년부터 매년 4월에 한 차례씩 개헌 찬반여부에 대해 전국적인 여론조사를 해왔는데, 2016년에 42%42%, 올해는 48%33%로 조사됐다. 산께이(産經)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헌법 제9조를 유지한 채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자는 아베의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이 55.4%로 반대 36% 보다 높게 조사됐다.

평화헌법 개헌이 힘을 받은 이유

이런 배경에서 개헌이 될 것이라고 보는 논거는 서로 계기적으로 맞물린 세 가지 이유다.

첫째, 일본인들 사이에 그간 중시해온 평화주의관념이 변하면서 일본이 국력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공헌을 해야 하고, 주변국의 외부 위협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안보중시 관념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환경변화다. 아베를 위시한 자민당의 개헌 집념과 노력이 로드맵에 따라 조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위에서 본 여론조사 결과대로 수년간 호응을 얻은 개헌에 대한 국민여론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헌법은 집권당이 바꾸고 싶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필히 헌법이 정하는 까다로운 헌법 개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국회가 중참 양 의원의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개헌의사를 발의하고, 국민투표 또는 국회가 정하는 선거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일왕이 국민의 이름으로 즉각 공포하는 것으로 헌법 제96조에 규정돼 있다.

헌법 제9조의 기존 조항을 놔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제3항을 새로 만들어 추가하자고 주장한 아베의 개헌방안을 둘러싸고 자민당 내에는 현재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즉 헌법 제9조를 그대로 두고 헌법에 대한 해석만 바꿔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참전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 이른바 해석개헌에서 이번에는 실제로 헌법의 조항을 변경, 수정하려는 명문개헌으로 진화한 것이다.

둘째, 유럽과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자민당의 개헌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고, 극우파들과 자민당 내 강경파들이 이에 편승해 미일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개헌 찬성의 정당성을 호도하고 있는데다 개헌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들의 중단 요청에 대해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에는 보통 통제 가능한 변수(contollable variable)와 통제가 어려운 변수(uncontollable variable)가 있는데,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과 재무장은 주변국의 통제권 밖에 있다. 일본 내 미국 국력의 상대적 저하와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일본의 방위력을 GNP 1.2% 수준까지 방위비를 증액해 일본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자체적인 방위력을 증대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순항미사일의 개발 및 배치, 소형 탄도미사일 전력을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과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일본도 순항미사일 개발을 통한 선제타격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개헌의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셋째, 미국은 오히려 일본의 재무장을 요청하고 있는데, 미국의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와 요구 내지 압력이 개헌을 촉진시킬 외압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사력 증강 일변도의 안전보장론에 빠져 있는 아베와 안팎으로 동기졸탁(同期啐啄)의 관계에 있다. 개헌은 조어도(센카쿠열도)를 중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미국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한 아베와 일본 극우파들만의 염원과 의지가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고자 아시아 복귀(Asia pivot)를 선언한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 맞아떨어진 것이기도 하다. 노골적으로 중화주의를 부추기면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동남아의 관련국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등 대외확장 의도를 내보이고 있는 시진핑 정권의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은 앞으로도 일본의 역할제고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평화헌법 개헌시 파장

그러면 평화헌법이 개정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평화헌법이 개정되면 비유컨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붓고, 날고자 하는 여우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된다. 먼저 일본 국내적으로는 현 자위대의 모병제가 징병제로 바뀌고, 헌법이 보장한 인권과 자유권이 축소되는 등 전쟁이 가능한 체제로 가게 된다. 일본사회가 나치 체제와 유사한 구조로 갈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 지난 세기 1933년 수상이 된 히틀러가 맨 먼저 한 게 뭔가? 국익은 사익에 우선하며, 게르만민족의 영원불멸성과 국가는 영원해야 한다는 국가주의를 선언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바로 당시 적대적이던 공산당을 음모로 일소시키고 국민과 국가의 방위를 위한 대통령긴급령을 포고해 나치체제를 상징하는 중요한 법적 기초를 만들어 국가의 폭력과 테러를 합리화했다.

일본자위대가 정식으로 국가군대로 명기됨으로써 군비가 증강되면서 비핵3원칙도 뒤집어질 것이다. 실행여부와 별개로 이론적으로는 평화적 활동의 해외 파병과 전쟁개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선제공격 혹은 예방공격을 명분으로 타국에 대한 침략전쟁을 도발할 수도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아베가 과거 침략의 정의는 없다. 사람마다 그 입장에 따라 다르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은 인물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핵무장 상황을 빌미로 무력을 강화해오고 있는 일본인데 전쟁이 가능한 체제가 되면 국제적으로도 중국,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격화시키는 등 거센 폭풍을 몰고 올 것임은 분명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국이 주변 4대 강국 간의 안보적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대비책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첫째, 평화헌법 개헌의 저지가 이미 우리의 손 밖에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실리 외교를 펴고 자주국방 능력을 갖추는 등 우리 스스로 자강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의 제한을 받고 있는 미사일 사거리 등 우리 군이 필요한 군사력 확충을 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필요한 각종 무기 장비들의 현대화, 균형된 육군, 해군, 공군력을 증강시키는 방향으로 개혁해 다가올 미래의 안보환경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군의 4대 구조(지휘구조, 병력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 개편을 가능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달성하도록 한다. 전력증강, 국방재원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확보, 병명문화의 선진적 개선, 4차 산업에 근거하는 민간기술의 확충은 물론, 그것을 군사기술과 결합하고 국방개혁에 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둘째,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 증강에만 국한하지 말고 동아시아 역내 잠재적 위협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과 준비가 필요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우리는 지난 대통령의 방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고히 하기로 한 한미동맹을 축으로 대북 억제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의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기존의 북핵 위협으로 인한 안보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유럽과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국제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즉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적 안보정책에서 촉발돼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자율성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군사지상주의의 안보관에서 탈피해 국가총체적 안보관에 입각할 필요가 있다. 안전보장이란 군사력만이 아니라 군사력에다 외교, 정보, 경제관계, 신뢰양성 등 많은 요소들이 더해져야 비로소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즉 군사력 증강만이 안보를 보장, 강화할 것이라라는 맹신에서 벗어나 외교력과 정보력의 증강, 국가 간 경제교류의 심화 및 신뢰 확보 등 많은 분야에서 근본적인 점검과 함께 안보역량을 최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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