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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자유지 안보논단]미중간의 갈등이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
2016.12.02 Views 2070 관리자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교수
정재흥
21세기 가장 주목할 현상 중 하나는 중국의 급부상으로 현재 미국 정부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와 재균형(rebalancing) 정책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인과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경제를 포함한 일부 영역에서는 미중간의 세력전이(power transition)나타나고 있으며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은 2010년 GDP 기준으로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이 되었고 2013년에는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대 무역교역국의 반열에 들어섰으며 동시에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북한 등 역내 국가들의 최대교역 대상국으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역내 질서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全面小康社會)를 이룩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50년까지 부강하고 민주적이며 조화로운 사회주의 강대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中華民族偉大複興)목표 달성과 중국의 꿈(中國夢)실현을 위한 새로운 국정 슬로건인 부국(富國)과 강군(強軍)건설을 제시하고 있다. 즉 기존 발전도상국 개념인 도광양회(韜光洋灰: 빛을 감추고 은밀하게 힘을 기른다)에서 벗어나 새롭게 부상하는 주요 강대국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대국외교 전략인 주동작위(主動作爲: 해야 할일은 주도적으로 한다)를 적극 구사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2012년에 발표한 신전략 지침(New Strategic Guidance)에 의거 테러와의 전쟁(이라크, 아프카니스탄)을 종식시키고 중국의 부상을 적극 견제하고자 아태지역으로 모든 전략적 중점을 옮기는 새로운 전략지침을 대내외에 공표하였다. 이는 지난 반세기 가까이 전 세계 패권국가 지위를 유지한 미국이 역내 지역에서 새로운 경쟁자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견제하고 포위해 나간다는 강한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전략을 발표하고 한미일 동맹 강화, 아태지역 군사력 재배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추진하는 등 향후 역내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과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역내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자 한미일 3국 군사협력 강화, 인도, 호주와의 전략적 관계 구축, 아세안 국가들과의 군사네트워크 형성 등 다층적 차원에서 중국 주변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군사-경제-외교-안보 영역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중국 포위 전략을 펼쳐나가는 중이다. 특히 지난 2010년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 Quadrennial Defense Review)”를 발표하면서 중국군의 반 개입작전에 대처하기 위해 공해합동전략 (ASB: Air Sea Battle)을 제시하였다. ASB 전략은 미국의 지역문제에 대한 개입을 가정한 중국의 개입불허(denny access)에 대해 개입보장(assure access)을 지원하는 전술 전략적 개념이자 적의 감시체계 무력화, 적의 미사일 발사체계 파괴, 적의 미사일과 여타 무기 요격, 무력화가 주요 핵심 전술로 이미 동맹국들과의 연합군사훈련 등을 실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대중포위전략에 대해 중국은 반발하면서 강력히 맞대응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2013년 시진핑 주석이 미국 방문 시 센카쿠 열도(중국명 釣魚島)가 중국 핵심이익에 포함된다고 강조하였으며 그 해 11월에는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지역의 긴장을 고조 시켰다. 뒤이어 미국이 남중국해 지역에서 항해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분쟁 개입 의사를 내비치자 중국은 보란 듯이 자신의 핵심이익 영역을 남중국해로 확장시켰고 미국과의 갈등은 한층 고조되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과거와 달리 군사력 증강에 더욱 많은 재원과 역량을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8차 당 대회 보고에서 "중국의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안보와 발전이익에 부응하는 강한 군대를 건설하는 것이 전략적 임무"라고 규정하면서 "반드시 전쟁을 벌일 수 있는 군대, 전쟁에 나서면 이길 수 있는 군대(軍隊能夠做到召之即來,來之能戰,戰之必勝)"로 육성해 나갈 것을 천명하였다. 이에 2015년 11월 26일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통해 기존 중국군의 현행 지역 방어 중심의 7대 군구 체계를 신속 대응이 가능한 공격형 전구 체계로 개편하고 동시에 군종간 유기적인 통합 작전체계 수립을 위해 현행 4대 총부(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와 육해공군 및 전략로켓군(제2포병)을 새롭게 신설되는 중앙군위연합총참모부(소위 합동참모부)산하로 편입시켰다. 아울러 2020년까지 군 정보화와 첨단화 목표 아래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자국 접근거부능력, 정밀타격능력, 핵 억제력, 원거리 공정작전능력 강화와 항공모함 및 핵 잠수함 건조, 제5세대 전투기(J-20, F-31C) 및 전략핵폭격기 도입, 둥펑(DF)계열 중장거리 미사일 증강배치, 조기경보 및 공중통제능력 확보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우리의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역내 지역은 갈수록 냉전시기와 매우 유사한 미중간 패권 갈등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2016년 9월 9일 9시30분에 북한은 4차 핵실험 8개월 만에 5차 핵실험을 실시하여 다시금 전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번 5차 북핵실험 이후 북한 관영매체는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 실험"을 실시하였으며 이제 핵탄두가 전략탄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이번 5차 핵실험은 북한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앞두고 미사일 탄두(소형화, 다종화, 경량화)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거의 마지막 단계의 실험이었다. 향후 북한의 핵/미사일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몇 차례 시험발사 이후 2020년경에는 대략 70-80여개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5차 핵실험과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 무수단(화성-10) 발사 성공에 힘입어 고농축 우라늄(HEU)과 플루토늄을 함께 융합하여 제6차 핵실험 실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를 강행한다면 한국은 이전보다 훨씬 심각한 북한의 군사안보적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중국내에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는 있으나 미중간 패권경쟁 가속화, 한중간 사드배치 문제 갈등으로 인해 오히려 북한의 전략적 가치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여기에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나 기존 북한과의 국가관계는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간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즉 북한의 핵개발 목적은 남북한 대립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결과물로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근본적이고 전향적인 대북정책 전환 없이 중국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추진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G2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국에게 있어서 북한문제는 일정부분 전략적 부담을 주고는 있으나 동시에 현재 시진핑 지도부가 강조하는 핵심이익(중국의 정치체제 유지, 주권 및 영토보존, 안정적 경제발전)유지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북핵 문제로 인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체체 일환인 사드(THAAD)한국배치 추진이 모두 미국의 대중포위견제 전략과 맞물리면서 동시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와 자산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만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준의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에 성공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배치할 경우 기존 미국의 대북 확장억지력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다시금 강행한다면 한국 역시 자위적 안보차원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와 연동될 수 있는 각종 전략무기(사드, 이지스함 SM-3 등)의 한국 배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을 중국에게 적극 주지시키고 북핵문제 해결에 보다 책임지는 자세(대북제재 적극 이행 등)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향후 북핵문제를 놓고 미중관계가 심각한 대결과 경쟁, 견제를 형성해 나간다면 한국과 중국은 상당한 안보적 딜레마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중국은 대북제재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보다 북핵문제와 사드배치를 동급문제로 강조하면서 사드가 배치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과의 대북공조와 협력은 더 이상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8일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이후 9월 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첫 한중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조건부 사드 배치론 필요성과 한미중 3자 대화를 제안하였으나 시진핑 주석은 직설적으로 사드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역내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이롭지 않고 각국 사이의 모순을 격화시킬 것이라 강조하며 사드배치 반대를 거듭 표명하였다. 어느 국가가 되었든 한 국가의 안보적 결정은 매우 현실적인 인식 바탕 하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전략을 갖고 추진되어야 한다. 여전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소멸되지 않는 이상 한미동맹 강화 및 대북 억제력 차원에서 사드(THHAD)배치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우호적인 미중관계, 한중/한미관계 조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개선과 같은 매우 고차원적인 외교안보적 노력과 해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5차 북핵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한중 양국은 북한 핵무기의 위험성,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원칙에는 공감을 표시하고 있으나 북핵문제 해결 방안, 북한에 대한 상호간 인식차이,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사드문제 등에 대한 입장 격차와 딜레마도 크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과도한 상호 기대감은 오히려 한중관계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작금의 직면한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상호간 신뢰증진을 위해 더욱 진실한 소통과 대화가 요망된다. 아울러 우리 역시 더 이상 소국적 태도가 아닌 중견국 입장에서 중장기적인 대외전략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과 동시에 한반도 통일을 적극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