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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자유지 안보논단]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MIU예우는 국민통합의 출발점
2016.10.10 Views 3558 관리자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MIU 예우는 국민통합의 출발점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이 회고록인 ‘군과 나’에서 제임스 밴플리트 미8군사령관(중장)이 외아들을 잃은 비극을 묘사한 대목이다.
미국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밴플리트 장군은 1951년 4월 미8군사령관에 취임했다. 당시 중공군이 춘계 대공세에 나서자 상부에서 ‘서울을 포기하고 한강 이남으로 철수하라’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서울을 끝까지 지켜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했다. 그리고 1년 뒤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을 전장에서 잃는 슬픔을 겪었다. 당시 아들의 수색작전 상황을 보고 받은 그는 작전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아들을 찾느라 적진에 장병들을 보내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에서였다.
6·25전쟁에서 ‘혈육’을 잃은 미군 장성은 밴플리트 장군 뿐만이 아니다. 미군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죽거나 다쳤다. 월턴 워커 미8군사령관도 아들과 함께 참전했다가 부자(父子)가 모두 전사했다. 마크 클라크 유엔군사령관(대장)의 아들도 일선 중대장으로 ‘단장의 능선’ 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영국도 지도층의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는 모범국가다. 영국의 대표적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 칼리지의 졸업생 가운데 2000여 명은 1, 2차 세계대전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했다. 대부분 고위층과 귀족의 자제들이다. ‘공적인 일에 용기 있게 대처하라’라는 이튼의 교훈(校訓)은 오늘의 영국을 있게 한 정신적 지주다.
65년째 최장기 군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둘째 손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왕손도 이 학교 출신이다. 해리 왕손은 ‘금수저 중의 금수저’다. 영국 왕실의 재산은 적게는 수천억 원, 많게는 수조 원으로 추정된다. 영국 왕실의 경제적 가치도 약 570억 파운드(약 81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해리 왕손은 10대 시절 음주와 누드파티 사건을 일으켜 ‘왕가의 말썽꾼’으로 불렸다. 하지만 지금 그를 질시하거나 밉게 보는 영국민은 드물다. 오히려 존경과 흠모의 대상으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왜일까.
최고 특권층인 그가 사지(死地)에서의 근무를 자원하는 솔선수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해리 왕손은 2006년 소위 임관 이후 2015년에 제대할 때까지 공격헬기 조종사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을 누볐다. 2012년 탈레반 무장 세력이 그가 배치된 기지를 급습해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끝까지 복무했다. 왕실의 만류에도 “군이 원하면 어디라도 달려간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중에서도 위국헌신(爲國獻身)의 가치는 더 값지고 고귀하다.
북한의 핵협박 등 안보위협에 처한 대한민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떤가. 헌법에 국방의 의무가 명시된 이 나라는 유독 지도층과 특권층 가운데 병역 면제자가 많다.
주요 각료와 고위 정치인, 재벌가의 자녀들은 이런저런 ‘합법적 사유’로 군대를 가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4급 이상 고위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국적 이탈 또는 상실로 병역을 기피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부분 외국에서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다. 이중국적을 악용한 금수저들의 ‘병역 일탈’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한 고위 공직자는 “아버지로서 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적 포기로 병역을 기피한 아들을 두둔하면서 혈세로 봉급을 챙기는 그의 이중성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사회 지도층과 특권층이 장기 유학이나 원정 출산으로 자식을 군에서 열외시키는 행태는 국민 통합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대다수 ‘흙수저 서민’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둘째치더라도 수저 색깔에 따라 ‘병역 차별’이 횡행하는 모습은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한참 거리가 멀다. 일각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 취업과 공직 진출을 제한하거나 아예 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병무청은 관련법을 개정해 올해 6월부터 1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9300여 명)의 병적사항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병역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병역의무 이행에 긍지를 갖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그 취지라고 밝혔지만 실상은 지도층 자녀의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씁쓸한 현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기에 처한 국가의 성패는 국민적 결집력에 좌우됐다. 그 결집력을 끌어내는 원동력은 지도층의 헌신과 희생이었다. 국방의 의무를 포기하면서 국가안보에 무임승차하는 권문세가 자녀들의 행태를 보면서 내 자식에게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권유할 아버지가 얼마나 될까. 금수저들이 병역 이행에 앞장서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다. 그래야 이 나라도 금수저가 존경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 그것은 현 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강조한 국민대통합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함께 국가에 헌신하는 `제복을 입은 대원들(MIU·Men In Uniform)`에 대한 예우와 존경도 국민통합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국군의 날(10월 1일)을 앞두고 MIU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본다.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 국가안보와 시민안전을 위해 몸을 던지는 MIU에 대한 사회의 존경과 배려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TV와 신문에서는 경찰관이나 119 구급대원이 취객이나 환자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봉변을 당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군복과 군인을 비하하는 분위기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군인을 낮춰 부르는 ‘군바리’를 비롯해 ‘개목걸이(인식표)’, ‘병아리(신병)’ 등 비속어가 여전히 사용되고, 군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잔존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MIU에 대한 존경은 교과서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MIU의 직업적 내용을 소개할 뿐 그 역할과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때 산화한 장병들을 다룬 고교 한국사 교과서도 드물다. MIU 예우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는 너무도 대비된다. 미국에서는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 등 MIU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 10위 안에 항상 들어간다. 미국 국민 대다수가 MIU의 헌신과 희생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데서도 그 단면을 볼 수 있다.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주 공군기지로 달려가 귀환하는 미군 전사자들을 거수경례로 맞이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MIU에 대한 존경은 일상생활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미 전역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는 군인 자녀들이 초청돼 주전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또 많은 미국의 초중고교에서는 군인과 참전용사를 초청하고 수업을 하기 전 순직한 MIU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MIU에 대한 예우는 한 국가의 결집력과 내구력(耐久力)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도구라고 본다.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영웅들의 활약이야말로 국민을 단합시켜 난국을 돌파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두 정신의 가치가 잘 발휘된 국가는 난세(亂世)를 돌파해 긴 생명력을 갖고 번성을 누린 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내부에서부터 곪고 허물어져 짧은 기간에 몰락을 자초했음을 인류사는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선진국일수록 두 정신의 가치가 국민적 공감과 사회적 합의의 산물로 존중받는 것도 그 증거의 단면이다. 두 정신이 선진국의 가장 중요한 척도라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사상 초유의 안보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MIU 예우의 현실을 냉철히 진단하고, 국가안보와 국익 차원에서 나아갈 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윤상호
동아일보군사전문기자(국제정치학 박사)
“창설식이 끝난 직후 우리는 밴플리트 사령관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들이 행방불명됐다는 것이다. 전폭기 조종사로 참전한 중위 밴플리트 2세는 전날 밤 B-26기를 타고 군산비행장을 발진해 북한 지역에 야간 폭격 차 출격한 후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밴플리트 사령관은 이미 이 소식을 알고 식에 참가했으나 평소와 다름없이 태연하게 행동했다. 속은 얼마나 까맣게 타고 있었을지 생각하면 같은 아버지 입장에서 가슴이 저렸다.”동아일보군사전문기자(국제정치학 박사)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이 회고록인 ‘군과 나’에서 제임스 밴플리트 미8군사령관(중장)이 외아들을 잃은 비극을 묘사한 대목이다.
미국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밴플리트 장군은 1951년 4월 미8군사령관에 취임했다. 당시 중공군이 춘계 대공세에 나서자 상부에서 ‘서울을 포기하고 한강 이남으로 철수하라’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서울을 끝까지 지켜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했다. 그리고 1년 뒤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을 전장에서 잃는 슬픔을 겪었다. 당시 아들의 수색작전 상황을 보고 받은 그는 작전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아들을 찾느라 적진에 장병들을 보내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에서였다.
6·25전쟁에서 ‘혈육’을 잃은 미군 장성은 밴플리트 장군 뿐만이 아니다. 미군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죽거나 다쳤다. 월턴 워커 미8군사령관도 아들과 함께 참전했다가 부자(父子)가 모두 전사했다. 마크 클라크 유엔군사령관(대장)의 아들도 일선 중대장으로 ‘단장의 능선’ 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영국도 지도층의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는 모범국가다. 영국의 대표적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 칼리지의 졸업생 가운데 2000여 명은 1, 2차 세계대전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했다. 대부분 고위층과 귀족의 자제들이다. ‘공적인 일에 용기 있게 대처하라’라는 이튼의 교훈(校訓)은 오늘의 영국을 있게 한 정신적 지주다.
65년째 최장기 군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둘째 손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왕손도 이 학교 출신이다. 해리 왕손은 ‘금수저 중의 금수저’다. 영국 왕실의 재산은 적게는 수천억 원, 많게는 수조 원으로 추정된다. 영국 왕실의 경제적 가치도 약 570억 파운드(약 81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해리 왕손은 10대 시절 음주와 누드파티 사건을 일으켜 ‘왕가의 말썽꾼’으로 불렸다. 하지만 지금 그를 질시하거나 밉게 보는 영국민은 드물다. 오히려 존경과 흠모의 대상으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왜일까.
최고 특권층인 그가 사지(死地)에서의 근무를 자원하는 솔선수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해리 왕손은 2006년 소위 임관 이후 2015년에 제대할 때까지 공격헬기 조종사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을 누볐다. 2012년 탈레반 무장 세력이 그가 배치된 기지를 급습해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끝까지 복무했다. 왕실의 만류에도 “군이 원하면 어디라도 달려간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중에서도 위국헌신(爲國獻身)의 가치는 더 값지고 고귀하다.
북한의 핵협박 등 안보위협에 처한 대한민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떤가. 헌법에 국방의 의무가 명시된 이 나라는 유독 지도층과 특권층 가운데 병역 면제자가 많다.
주요 각료와 고위 정치인, 재벌가의 자녀들은 이런저런 ‘합법적 사유’로 군대를 가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4급 이상 고위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국적 이탈 또는 상실로 병역을 기피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부분 외국에서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다. 이중국적을 악용한 금수저들의 ‘병역 일탈’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한 고위 공직자는 “아버지로서 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적 포기로 병역을 기피한 아들을 두둔하면서 혈세로 봉급을 챙기는 그의 이중성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사회 지도층과 특권층이 장기 유학이나 원정 출산으로 자식을 군에서 열외시키는 행태는 국민 통합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대다수 ‘흙수저 서민’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둘째치더라도 수저 색깔에 따라 ‘병역 차별’이 횡행하는 모습은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한참 거리가 멀다. 일각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 취업과 공직 진출을 제한하거나 아예 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병무청은 관련법을 개정해 올해 6월부터 1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9300여 명)의 병적사항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병역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병역의무 이행에 긍지를 갖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그 취지라고 밝혔지만 실상은 지도층 자녀의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씁쓸한 현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기에 처한 국가의 성패는 국민적 결집력에 좌우됐다. 그 결집력을 끌어내는 원동력은 지도층의 헌신과 희생이었다. 국방의 의무를 포기하면서 국가안보에 무임승차하는 권문세가 자녀들의 행태를 보면서 내 자식에게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권유할 아버지가 얼마나 될까. 금수저들이 병역 이행에 앞장서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다. 그래야 이 나라도 금수저가 존경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 그것은 현 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강조한 국민대통합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함께 국가에 헌신하는 `제복을 입은 대원들(MIU·Men In Uniform)`에 대한 예우와 존경도 국민통합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국군의 날(10월 1일)을 앞두고 MIU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본다.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 국가안보와 시민안전을 위해 몸을 던지는 MIU에 대한 사회의 존경과 배려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TV와 신문에서는 경찰관이나 119 구급대원이 취객이나 환자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봉변을 당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군복과 군인을 비하하는 분위기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군인을 낮춰 부르는 ‘군바리’를 비롯해 ‘개목걸이(인식표)’, ‘병아리(신병)’ 등 비속어가 여전히 사용되고, 군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잔존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MIU에 대한 존경은 교과서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MIU의 직업적 내용을 소개할 뿐 그 역할과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때 산화한 장병들을 다룬 고교 한국사 교과서도 드물다. MIU 예우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는 너무도 대비된다. 미국에서는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 등 MIU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 10위 안에 항상 들어간다. 미국 국민 대다수가 MIU의 헌신과 희생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데서도 그 단면을 볼 수 있다.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주 공군기지로 달려가 귀환하는 미군 전사자들을 거수경례로 맞이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MIU에 대한 존경은 일상생활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미 전역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는 군인 자녀들이 초청돼 주전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또 많은 미국의 초중고교에서는 군인과 참전용사를 초청하고 수업을 하기 전 순직한 MIU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MIU에 대한 예우는 한 국가의 결집력과 내구력(耐久力)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도구라고 본다.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영웅들의 활약이야말로 국민을 단합시켜 난국을 돌파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두 정신의 가치가 잘 발휘된 국가는 난세(亂世)를 돌파해 긴 생명력을 갖고 번성을 누린 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내부에서부터 곪고 허물어져 짧은 기간에 몰락을 자초했음을 인류사는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선진국일수록 두 정신의 가치가 국민적 공감과 사회적 합의의 산물로 존중받는 것도 그 증거의 단면이다. 두 정신이 선진국의 가장 중요한 척도라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사상 초유의 안보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MIU 예우의 현실을 냉철히 진단하고, 국가안보와 국익 차원에서 나아갈 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