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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자유지 안보논단] 테러에 안전한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나?

2016.05.04 Views 2190 관리자

테러에 안전한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나?

김귀근/연합뉴스 국방부 출입기자

 

우리는 북한이라는 폭탄같은 존재를 머리 위에 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사회기간 시설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사이버테러를 수시로 일삼고 있다. 후방 시설이나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테러, 요인 암살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테러 조직원들이 세계 여러나라의 공항을 마음대로 활보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터키에서 잇달아 발생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를 보면서 테러 위협이 그저 먼 나라의 일이 아니고, 우리와 멀지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지난 1월 이스탄불의 최대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발생한 테러로 독일 관광객 12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다. 필자가 터키 방문을 한 달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터키 일정을 취소할 수 없었던 터라 강행했다. 이스탄불의 일정이 끝날 무렵 술탄아흐메트 광장을 일부러 찾아가 봤다. 안내자가 테러가 발생했다고 지목한 곳을 보니 광장 한 구석이었다.

테러범은 광장 가운데 놓인 테오도시우스의 오벨리스크를 구경하던 독일 등 외국 관광객을 겨냥했다고 한다. 기원전 15세기 이집트의 파라오가 룩소스 신전에 세운 것으로 전해진 이 오벨리스크는 로마의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가 390년 이곳으로 옮겨 이스탄불에 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유명하다.

필자가 이스탄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지 한 달여 만인 지난 3월 중순 또 터키 테러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에는 이스탄불의 번화가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였다.

이스탄불의 강태공들이 모여드는 갈라타 다리를 건너면 나타나는 이스티크랄 거리는 유럽풍 건물들 사이로 카페, 명품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이스탄불의 명물인 오래된 붉은색 노면 전차가 그 사이를 가로지른다. 인파로 빼곡한 거리 한가운데를 전차가 지날 때면 사람들은 더딘 속도의 전차를 잘도 피해간다.

이곳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장소도 필자가 지나갔던 곳이다. 경험한 장소에서 발생한 테러 소식을 들으며 두근거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필자에게도 저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테러 위험인물 출입국 잦아한국도 안전한 곳 아냐

 

필자는 몇 년 전 이슬람 테러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환전을 하는 등 경유처로 삼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알카에다가 활발한 활동을 하던 시기였고, IS는 결성되지도 않는 등 이슬람 테러조직이 아주 생소하던 때였다. 자금의 흐름을 따져봐야 하는 전문적인 부분이어서 취재는 더 나가지 못했지만 필자의 기억에는 아직 생생한 일이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제테러 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된 국내 체류 외국인 48명이 적발되어 강제 출국 조치됐다고 한다. 지난해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연계단체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하는 불법체류 인도네시아인 A씨가 검거되기도 했다. A씨는 수개월 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러단체 알누스라 전선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국제테러 조직 추종자가 검거된 것은 A씨가 처음이었다.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대남 테러 위협을 서슴치않고 있다. 김정은이 대남 테러 역량을 총결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첩보도 입수되고 있다고 정보 당국은 전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에는 우리나라와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겨냥해 위협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3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당정협의회에서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 유형으로 접적지역 침투 및 총포 가격, 무인기 도발, 수도권 및 후방 테러, 미사일 발사, GPS(인공위성위치정보) 전파 교란 등을 예시했다. 이들 유형 중 상당수가 실제 감행됐으며 나머지 유형도 실행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평양진격 훈련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서울해방 작전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서울시내 모형을 그려놓고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사이버 테러도 실제 감행되고 있다.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장성 등 우리 정부 주요 인사 50여 명의 스마트폰을 공격했다. 다행히 대부분 악성코드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스마트폰 공격은 악성코드를 심어놓고 통화를 엿듣거나 정보를 빼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사이버 테러를 위한 징후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이버 테러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기관과 발전시설, 철도 등 국가기간시설 전산망이 뚫리지 않도록 방어망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테러 가능성 상존사이버공격은 진행형

 

정부가 테러방지법 추진에 역점을 두는 것도 국제 테러 동향과 북한의 테러 위협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테러방지법은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를 계기로 발의된 법안이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테러방지법 처리를 반대하는 쪽은 국가정보원의 권한 남용을 우려하면서 테러방지법의 정보수집 권한을 국민안전처에 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대테러센터를 총리실에 둘 수는 있지만, 정보수집권은 국정원에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테러방지법 제정에 따른 인권침해 가능성 논란과 관련,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이나 민간인 사찰은 불가능하며 일반 국민들은 사생활 침해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통신정보 수집은 법원 허가 등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고, 금융정보도 부장판사가 포함된 금융정보분석원 협의체의 결정이 있어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어느 나라나 정보수집의 전문적 역할은 정보기관이 맡고 있는 데도 국정원의 과거사를 문제 삼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미뤄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 안전과 국가 안위에 관한 한 당리당략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며 지금과 같은 안보위기 상황에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을 가볍게 넘겨서는 더욱 안 된다고 본다. 테러는 내가 있는 곳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테러 예방과 관련한 국가기관의 역할과 임무, 권한 등을 규정한 법령 마련을 더는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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