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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 자유지 안보논단] 위기의 한반도 - 대북 봉쇄와 남북관계 전망

2016.03.31 Views 2299 관리자

위기의 한반도 대북 봉쇄와 남북관계 전망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이 3월 초 북한 선박 진텅호를 몰수했다. 필리핀은 유엔 안보리이사회 결의 2270호에 따라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을 몰수한 것이다. 32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후 첫 대북 제재를 집행한 사례가 됐다. 한반도에 새로운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그러나 위기(危機)는 한자 글자가 말하듯이 곧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진텅호는 당초 북한 선박이었으나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인 시에라리온 선적으로 바꾸었다. 북한이 이 선박에 대한 국적세탁을 통해 위장했지만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70호는 북한 해운사인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 31척의 명칭과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를 부속서에 명시하고 이들 선박을 자산동결 대상으로 규정했다. 1997년 일본 사세보중공업에서 건조한 화물선인 진텅호(재화중량 6,830t)는 당초 인도네시아에서 동물사료로 많이 사용되는 팜오일의 가공 부산물을 싣고 필리핀에 왔으며 이를 내린 뒤 중국 장장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당국에 의해 몰수된 것이다. 진텅호에서 위험물질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유엔 조사단이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진텅호의 선원은 추방 형식으로 필리핀에서 내보낼 예정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인 마놀로 퀘존은 전 세계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우려하고 있다유엔 회원국으로서 필리핀은 제재를 집행하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유엔 안보리의 의결에 따른 대북 제재에 동참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은 본격적인 연합연습에 돌입했다. 한미연합군이 37일부터 키리졸브 및 독수리(KR/FE)연습을 시작했다. KR연습은 북한의 전면도발을 상정한 정례적인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 주로 북한의 남침을 방어할 미국 증원군을 미 본토를 비롯한 태평양 일원에서 한반도로 증원하는 지휘소 연습이다. 지휘소 연습은 실제 병력이 동원되지 않고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될 미군 부대의 지휘부만 한국에 도착해 전방에까지 투입되어 전투력을 시현해보는 과정을 연습한다.

언론에 따르면 이번 키리졸연습은 역대 최대 규모다. 연습기간 중 미 항모강습단과 함께 B-2 스텔스 폭격기도 투입된다. 항모강습단에는 원자력추진 미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CVN-74)과 함께 핵잠수함과 이지스급 구축함 3척 등도 포함돼 있다. 항모 존 C. 스테니스함은 배수톤수 103300t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헬기 등 90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6,500명의 병력을 태우고 다닌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 또는 괌에서 곧바로 한반도로 투입될 수 있다. B-2 폭격기에는 벙커 파괴탄은 물론 전술 핵무기의 일종인 B-61도 장착할 수 있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레이더에는 포착되지 않고 15상공을 비행해 눈에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전투력이다. 북한 상공은 언제든 침투해 핵심세력 또는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이른바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수단의 대명사다.

또한 이번 키리졸브연습과 함께 진행되는 한·미 해병대의 쌍룡훈련에는 한국 해병대 병력 3000여명과 해군 2000여명, 미 해병대 7000여명을 비롯해 해상사전배치전단(MPSS) 5척이 참가한다. MPSS는 해병 1개 여단이 한달동안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물자와 장비를 싣고 있다.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전체적으로 미군 17000여명과 한국군 30여만명이 참가한다.

한국과 미국이 과거에 비해 훨씬 강도 높은 연합훈련을 벌이는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한·미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제 및 외교제재에 이은 무력시위의 측면이 크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핵실험은 물론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는데도 북한은 마이동풍 식으로 무시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해상검색과 차단 등 강력한 경제 재제를 시행하게 된다. 국제사회의 제재에 북한이 반발해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북한의 김정은이 신형방사포 사격 현장에서 핵탄두 발사 항시 준비하라며 도발 의지를 표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4일 전했다. 북한은 또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실제로 도발할 경우 한반도에 투입된 미군 전투력은 즉각 대응전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번 한미연합훈련과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조여 놓은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제 재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사드(THAAD) 미사일 배치 문제도 한·미 사이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양국은 34일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를 논의하기 위한 ·미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 약정(TOR: Term Of Reference)’에 서명했다. 양국은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덜 미 8군사령관이 서명한 약정에서 ·미 동맹의 미사일방어 태세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사령부가 운용하게 될 사드 배치 가능성에 관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의 공동 실무 대표단장을 맡은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로버트 헤드룬드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이 향후 실무단의 협의 결과를 기초로 만든 건의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면 사드 미사일이 주한미군에 배치될 수 있다. 양국 실무단은 이날 약정에 서명한 뒤 첫 공동실무단 회의를 가졌다. 사드 미사일 배치와 운영 문제는 미국이 미사일 배치될 부지는 한국이 감당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사드 미사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에 도움이 된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판단이다. 사드 미사일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발사하는 스커드 미사일 또는 노동미사일을 고고도에서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지만 중국에는 군사적으로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선 사드 미사일 자체가 사정거리가 200이내여서 한반도를 벗어날 수가 없다. 또한 시중에서 우려하고 있는 레이더도 큰 문제가 아니다. 사드 미사일과 관련된 X-밴드 레이더에는 요격용(TM: Terminal Mode)과 조기경보용(FBM: Forward Based Mode)이 있는데 사드 미사일 발사대가 있는 곳엔 요격용 레이더가 배치된다. 요격용은 공격해오는 탄도미사일을 즉각 추적해 사드 미사일이 요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투용 레이더다. 탐지거리가 900이하이며 주한미군에 배치될 경우 탐지 방향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을 향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중국이 우려하는 조기경보용(FBM) 레이더는 사드 미사일 발사대와 함께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은 없다. 현재 일본에 2대가 배치되어 있다.

더구나 요격용 레이더는 레이더 빔을 고각 5도의 높이로 방사하는 점을 감안할 때 레이더로부터 일정한 거리가 떨어지면 지상에 있는 사람의 인체에 전자파 유해가 미미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요격용 레이더의 빔은 레이더로부터 1정면에서는 고도 87m 이상의 높이로, 3앞에선 고도 261m 이상 높이로 방사된다. 레이더가 산 정상 부근에 배치될 경우 레이더 빔의 지상에 대한 전자파 영향은 더 줄어든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사드 미사일 발사대는 요격용 레이더의 400500m 앞에 배치된다. 따라서 사드의 요격용 레이더와 사드 발사대가 있는 지역은 모두 군사시설로 민간인은 물론 허가받지 않는 군인의 출입도 철저히 금지 또는 통제된다. 또한 사드 미사일의 레이더는 북한이 도발하는 유사시에만 작동되기 때문에 실제 전자파에 의한 인적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후유증으로 한반도에 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및 경제적으로 강경하게 나가는 까닭은 앞으로가 더 우려되어서다. 지금이 위기가 아니라 정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시간의 문제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스커드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에 장착해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로 무장을 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전략적인 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수 있다. 당장 대한민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위협에 놓이게 된다. 북한은 이어서 장거리 로켓 발사에 결과를 발전시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도 핵탄두를 장착해 국제적인 핵 공갈 협박을 벌일 수 있다. 그럴 경우 국제사회도 매우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번의 강력한 대북제재는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자는 국제사회의 결연한 의지의 표시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는 1993년부터 북한의 핵무장을 차단하기 위해 20년 이상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모두 실패했다. 미국과 북한의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해왔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북한은 도발과 협상을 반복하면서 압박을 받는 순간에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하는 마지막 단계에까지 왔다고 생각된다. 북한의 핵무장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순간까지 도달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와 같은 위기상황을 감안해 승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이라는 남북화해의 상징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결정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런 만큼 국민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단결된 모습이다. 필자가 지난 5년간 국방부 대변인을 맡으면서 북한이 가식적일지라도 일시적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표시한 경우는 우리 사회의 국론이 분열되지 않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표출됐던 때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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