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안
자료실
2월호 자유지 권두언] 북핵문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2016.02.02 Views 2015 관리자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자.
제 성호(중앙대 교수)
북한은 1월 6일 오전 기습적으로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한 지 3년만의 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금년 신년사에서 작년과 달리 북핵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남북대화 의지`와 ‘평화협정 체결`을 거론했었다. 하지만 뒷통수를 치듯 불시에 핵도발을 강행했다. ’의도적인 기만전술’과 ‘화전(和戰) 양면전술’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094호를 중대하게 위반하는 심각한 군사적 도발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안보환경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남북한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은 물론,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가 추진되고 있는 까닭이다. 또한 작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후 타결된 ‘8.25 합의’에 따른 당국 간 대화 및 민간교류의 분위기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북한 측은 이번에 “소형화된 수소탄 실험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의 강도 4.8mb(TNT 약 6kt 규모)에 비춰 증폭핵분열탄 시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적 사례를 보면, 수소폭탄의 폭발력은 중국(’67.6)의 경우 3.3Mt, 미국(’52.1)의 경우 10.4Mt, 프랑스(’68.8)의 경우 2.6Mt이었는데, 북한의 경우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수소폭탄, 곧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 폭탄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우리 정부는 북한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어 핵분열을 증폭하는 증폭핵분열탄을 설계하고 실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마저도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증폭핵분열탄 실험이 성공하려면 지진 강도가 최소한 10mb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만 이번에 수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새로운 폭발방식’ 혹은 ‘수소탄’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하고 있다(정부는 1월 12일 현재 4차 핵실험의 성공․실패 여부, 핵물질 성분, 핵실험 방식 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유보하면서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지금 북한이 영변의 원자로를 재가동해 수소폭탄의 핵심연료인 삼중수소를 자체 생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보다도 수백~수천 배의 폭발력이 있는 수소폭탄 제조기반의 마련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분석은 어떤 경우에도 4차 핵실험에 대한 사전 탐지(북핵 정보 판단) 실패를 합리화하거나 북한 핵무장 수준의 위험성을 축소 내지 평가절하 하는 것이 돼선 안 될 것이다. 더 더욱이 우리 국민의 안보불감증을 부채질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선 곤란하다.
북한은 6일 핵실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직후 “미국의 극악무도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절되지 않는 한 우리의 핵개발 중단이나 핵포기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공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의 핵무장은 선대 수령 김정일의 유훈이자 ‘헌법규범`으로 승격, 공식화돼 있음은 잘 알려진 바와 같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북한은 핵실험 성과를 대내․외에 선전하는 가운데 수사적 위협을 통해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 국지도발, GSP 교란 및 사이버 공격, 삐라 살포 등 대남 심리전, 무인기 침투 도발, 후방지역 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추가도발을 해 올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우리가 처한 안보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내외의 안보환경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해짐에 따라 우리 군은 대북 안보태세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북 정보 판단에 있어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군의 대비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보완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이번 4차 핵실험을 사전에 탐지하지 못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임박징후 탐지지표(indicator)를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한미연합정보자산의 강화 및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한미동맹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4D(탐지․교란․파괴․방어)를 바탕으로 한 북핵․미사일 파괴작전 계획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북핵 및 미사일 위협을 초기에 억제하고 대응하는 데 필요한 Kill Chain과 KAMD 체계도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의 핵공격을 상정한 연합연습 시행과 작전수행체계 정립도 절실하다. 미국의 핵우산에만 만족하지 말고 전술 핵무기 재배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등에 관해서도 보다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항시 최고도의 경계 및 방어 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유사시 일거에 응징․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
나아가 미․중 등 유관국들과 협의하여 유엔 안보리의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가령 secondary boycott, 곧 북한의 대외 은행관계까지도 끊도록 하는 2차 금융제재나 해운제재 포함) 결의가 채택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북한 지도부에게 뼈아픈 고통이 가해짐으로써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실효성을 확보토록 해야 한다.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도 긴요하다. 군은 젊은 장병들의 낭만적인 대북 인식을 불식하고, 확고한 안보관과 냉철한 대적관으로 무장토록 함은 물론, 엄정하고 철저한 근무기강, 복무자세를 확립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재향군인회, 성우회 등 안보단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안보는 정부나 군의 노력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의 집요한 핵능력 강화 등 날로 가중되는 북한의 안보위협을 직시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안보교육, 충실한 국민정신교육을 실시하는 데 안보단체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