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안

자료실

11월호 자유지 안보논단] 북한 급변사태시 중국의 태도와 우리의 대응 방안

2015.11.02 Views 2273 관리자

북한 급변사태시 중국의 태도와 우리의 대응 방안

정 충 신

문화일보 정치부 부장

 

 박근혜 대통령의 9월 초 중국 방문을 통한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통일 논의 진전과 더불어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미국 사이의 외교관계에 화학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방중 후 한중 간 심도 있는 통일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핵심 내용은 북, 북 관계를 고려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급변사태 시 예상되는 중국군 개입 등과 관련해 한중 정상 간 전략적 교감을 비롯한 모종의 합의가 진척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중 통일 외교정책에서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은,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이 어떤 규모로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 중국군의 능력과 개입단계 및 진행과정을 속속들이 파악하면서 상호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군이 북한 급변사태에 직접 개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미 동맹군과의 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은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상호 공감하고 있다. 역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중이 윈윈 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사전에 한중 정부 간 치밀한 외교 교섭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략적 교감은 미래 통일 한국의 위상 정립까지 고려해 상호 군사 충돌을 막고 안보적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적 이해를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중국은 2013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북중 국경지대에 주력부대를 전진배치한 데 이어 20141월 백두산과 헤이룽강(黑龍江) 일대에서 10만 명의 대병력과 탱크 등 수천대의 대형 군 장비를 동원해 강도 높은 혹한기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놀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기계화보병과 산악경보병 여단 등 정규전 능력을 갖춘 최정예 전투부대를 주축으로 12군단을 창설해 국경지대에 배치했다. 북한 급변사태 등 유사시 중국군 투입 등에 대비하기 위한 배후(背後) 방어용이다. 원산이남 휴전선 일대에 대부분의 병력을 전진 배치한 북한으로서는 유사시 중국의 군사개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다.

 

 실제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와 상관없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을 시도할 것이란 게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만약의 경우, 북한 내부에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대학살이 자행돼 300만 명 이상의 탈북 행렬이 중국 국경과 동서해상, 휴전선으로 밀려드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 군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은 북중 접경지대를 통한 대규모 탈북문제를 중대한 안보사안으로 인식하고 ,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가 자국을 향해 사용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핵무기를 포함한 WMD와 시설을 접수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한국이 단독으로 북한을 장악하는 데 성공해 과거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한 흔적을 발견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따르기 때문에 중국이 선제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미군이 중국 국경 근처까지 접근하는 것도 상당히 부담으로 여기고 있는 것도 중국이 북한의 완충지대를 선호하는 이유다.

 

북한의 향배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와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수수방관하거나 북한의 전략적 이점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이미 6개 이상의 핵무기는 물론 5000t 이상의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WMD)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등이 중국 내 소수 민족 분리주의자들의 손에 들어갈 경우 중국의 안보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중국은 군사개입을 통해 북한 핵과 WMD 등이 유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WMD와 관련된 시설을 접수하기 위해 신속한 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일 한국이 중국에 우호적이 아니라면 한반도에 완충지대를 설정함으로써 미국의 패권주의를 저지하고 한반도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친중세력의 대체정권 수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군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군이 유사시 수색정찰과 난민 차단북한 진입로 및 거점 확보미사일 등 WMD 시설 접수지휘부와 평양 접수 등 4단계 수순으로 북한에 개입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도 나와 있다. 한반도안보연구소(KRISA) 김태준 소장은 20139월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가 작성한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준비` 연구 보고서와 미국 의회 보고서, 중국군 전력 분석 등을 종합해 자체 작성한 중국군의 4단계 북한 개입 시나리오(계획)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김 소장은 "중국군은 사태 발생 1주일 내에 북중 국경지역 약 100정도까지 진입해 핵과 WMD 기지들을 신속히 확보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며 "중국은 군사 개입시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WMD를 제거하기 위해 약 100150정도 종심의 완충지대를 설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 소장은 "베넷 보고서는 중국군이 개입해 북중 국경선에서 북한 영토 내 50까지 점령한 뒤 완충지대를 세우는 시나리오가 가시화할 경우 제2의 한반도 분단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했다""중국군이 개입해 평양을 접수하면 북한은 중국의 위성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북한 급변사태 시 우리가 가장 우려해야 할 상황은 중국군의 개입이다. 중국군이 평양을 접수하게 되면 북한은 중국의 영향을 받는 위성국이 될 것이고 사태는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중국이 북한 땅을 점령하게 되면 통일대박의 꿈은 더욱 멀어지게 되므로 그 같은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중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상이한 견해가 존재하기는 한다. 중국의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는 쪽에서는 유엔헌장 51조에 근거한 자위권에 의한 개입으로 북한이 무정부상태에 빠져 WMD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변국에 개입 명분을 제공하며, 유엔헌장 제742조에 의한 인도주의적 목적의 개입으로 학살, 기아, 내전이 발생할 경우 유엔의 평화 유지 활동 또는 개별국가의 개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측도 있다.

 

 이와 반대로 중국 개입 불가 의견도 만만찮다. 중국의 군사 개입은 한미동맹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결과가 되며, 중국군과 한미 양국군 간 군사적 충돌은 대규모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중국 경제는 황폐화하고 회복에 수십 년 걸리게 되고,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는 중국의 꿈(中國夢)은 물거품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소장은 "중국의 군사개입이 장기화하면 상당한 수준의 정치와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중국내 반대파들의 비판으로 시진핑 체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로 한미 동맹과 충돌 및 대규모 확전이 발생하는 사태를 피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대응책은 무엇보다 중국군의 군사 개입을 사전에 억제하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개입할 수 없도록 개입 명분의 부당성과 자국 논리의 모순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외교전을 통해 중국군 개입에 대한 억제 전략과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두 번째는 중국군의 개입억제가 실패할 경우 다양한 방해작전을 통해 개입시간을 가능한 한 지연시키면서 우리 군이 목표지역을 선점하는 방안과, 불가피할 경우 중국군과 교전을 해서라도 우리 군이 주도권을 잡고 통일 대업을 만들어가는 방안 등이 다양하게 제기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한반도 통일 문제를 해결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탈북 난민을 수용하고 북한 내부세력과 우호적인 관계를 설정하면서 북한 사회를 안정화시키는 작업 등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명박정부 시절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중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요한 상황은 북한체제가 붕괴해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우리의 군사 개입 이외에 북한을 안정화시킬 대책이 없을 경우"라며 "이런 순간에는 중국의 협조는 못 얻더라도 적극적 방해를 막아야 하므로 사전에 한중의 전략적 교감과 양해가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외교적 노력으로 중국군 개입을 억제해야 하지만 이것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방해지연 작전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미의 작계 5029를 실행에 옮길 구체적인 대비 계획 수립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김 소장이 "북 급변사태에 대비한 통수권 차원의 결심을 보좌하기 위한 기구와 절차,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준비가 돼 있어야 가능하다""치밀한 계획과 실전적인 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댓글 0개

비밀번호 확인
작성 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