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안
자료실
11월호 자유지 안보논단] 선진국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
2015.11.02 Views 2025 관리자
선진국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
윤 종 성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당나라 시성 두보의 시 ‘곡강(曲江)’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은 인생 70은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는 말이다. 공자 또한 “70세는 뜻대로 행하여도 도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이다.”라고 했다. 이렇듯이 70이라는 숫자는 당시에는 흔히 볼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으며, 긴 세월 동안 다양한 경험으로 무엇을 하든지 자신감을 느끼게 해 주는 상징성이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지키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으며 앞으로도 통일 복지국가를 향하여 달려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제국주의의 식민국가로부터 해방되었으며, 이로부터 3년 뒤인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되었다. 해방과 동시에 건국하지 못한 이유는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로 인한 견제와 균형으로 국내적으로는 좌우의 이념적 대립으로 인한 갈등과 분열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건국은 불안전한 상태에서 출발하였지만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커다란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우리 민족은 타의에 의하여 남북으로 갈라진 채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고 분단은 참혹한 전쟁으로 이어졌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의 사주와 지원으로 한반도의 공산화를 위해 6∙25전쟁을 일으켰고, 대한민국은 미국 등 자유 우방국의 지원으로 이를 막아냈다. 처절한 동족상잔의 6∙25전쟁은 남북의 희생자 500만 명, 이산가족 1000만 명, 미망인 30만 명, 고아 10만 명을 낳는 인류역사상 단일 전쟁으로는 최대의 피해와 고통을 남겼으나 분단의 장벽은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쟁 후 초기 대한민국의 어려운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된 국가재건을 위한 집중적인 경제개발의 노력으로 2014년 기준 국가 총 GDP순위는 세계 11위로 도약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다. 또한 1987년 ‘6∙29선언’ 이후 정치적으로도 민주화가 진행되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와 평등을 포함한 민주주의의 원리가 확산, 심화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우리는 해방 후 70년 동안 힘차게 달려왔지만 여전히 수많은 도전과 이에 따른 응전의 과제들이 남아있는 듯하다. 먼저 국가통일이라는 중차대한 도전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남북통일은 분단을 극복하는 것으로 민족적 당위성과 헌법적 근거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의 통합과 소통을 위하여서라도 반드시 이루어 내야할 것이다. 국가안보 또한 두말 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특히, 남북한이 무력으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일방적인 핵개발 및 미사일 발사로부터 최근의 지뢰도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력도발과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는 한 국가안보는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갈등, 편중된 지역갈등, 계층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국민통합 역시 중요하다. 청년실업은 물론 저 출산과 인구의 노령화는 국가경제와 국가존립의 내구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국민복지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을 수 없는 국가적 관심사항이다. 아울러 ‘세월호’ 등 국가재난을 통해 드러난 국민안전의 위해요소를 해결할 안전관리시스템개발도 중요하다. 이와 같이 우리는 7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업적을 이루어 냈으나 여전히 국가통일, 국가안보, 국민통합, 국민복지, 국민안전이라는 중요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이러한 도전을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마음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로 촉발된 남북 간 포격에 이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남북고위급회담의 극적인 타결은 그동안 대북관계에 있어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서 도발, 협상, 보상, 재도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는 리더의 통찰력과 전략적 의지를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해방 후 70년 동안의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내려다보니 속도(Speed)를 중요시하고, 모방(Imitation)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으며, 편의(Benefit)만을 추구하는 데에만 전력투구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70년이 상징하는 희소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원칙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즉 속도보다는 정교함(Delicate)을, 모방보다는 창조(Creation)를, 편의보다는 품위(Grade)를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보다 정교하고 창조적이며 품위 있는 국가적 도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국가통일은 장기적인 과정이다. 물론 북한의 급변사태로 인한 조기통일도 예상해 볼 수 있으나 서두를 일만은 아니다. 평화통일이라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안보역량으로 뒷받침하면서 남북교류협력 등을 통하여 개혁개방을 유도해 나간다면 북한의 행태로 보아 여러 우여곡절은 있겠으나 통일은 찾아올 것이다.
국가안보도 마찬가지이다. 국제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현재 GDP대비 2.5%내외 수준의 국방비를 3%수준으로 유지하여 북한의 핵, 미사일, 잠수함, 사이버, 화생방, 특수부대 등 소위 비대칭전력에 대응할 수 있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고 특히 군사지도자 양성과 함께 대형 사건사고 등 군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국방문화조형에 힘을 쓴다면 완벽한 국가안보태세를 유지할 수 있를 것이다.
국민통합은 이념, 지역, 계층 간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진단하여 근원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이념 간 갈등은 국민통합을 해칠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어떠한 이념도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 및 계층갈등은 정치권에만 해결방안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내 주변부터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는 자세로 다가갈 때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국민복지 역시 새로운 원칙을 가지고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사회, 경제적으로 논란이 된 선별 또는 보편복지는 국가재정 상태를 고려하여 선별복지에서 보편복지로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세금도 OECD국가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높이되 육아, 교육, 건강, 노후보장 등 꼭 필요한 사회보장제도와 연계하여 세금에 대한 저항을 감소시키는 노력과 함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대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안전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정교한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생활화하여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이다. 오늘날의 인생은 70부터이며 평균수명 또한 100세를 향하여 진화하고 있다.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이루지 못한 수많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 해방 100년을 향해 또 다시 우리는 달려가야 한다. 건강한 인생 100세와 함께 건강하고 활기찬 대한민국을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한다면 평화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은 이루어지리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