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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사업 기종 선정 과정 분석 및 시사점
2026.07.19 Views 32 관리자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 기종 선정 과정 분석 및 시사점
1.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 추진 배경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조달 사업으로 꼽히는 차세대 초계잠수함 도입 프로젝트(CPSP: 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는 북극해, 태평양, 대서양이라는 삼면의 거대한 해안선을 수호하고 노후화된 해군 전력을 전면 현대화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기존에 캐나다 해군이 운용하던 4척의 빅토리아급(Victoria-class) 잠수함은 1980년대 영국 해군이 사용하던 중고 함정을 도입한 것으로,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기술적 결함과 정비 불량 문제에 시달려 왔다. 실제로 화재 사고와 잦은 시스템 고장으로 인해 정비창에 머무는 시간이 작전 시간보다 길었으며, 평균적으로 단 1척만이 실제 해상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파행적인 상황이 지속되었다. 캐나다 군사 전문가들이 기존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전투용이 아닌 미래 승조원들의 기술 퇴화(Skill fade)를 막기 위해 띄워놓은 유일한 인간 구명정으로 평가할 만큼 캐나다 해군의 잠수함 전력 공백은 국가 안보의 치명적인 취약점으로 대두되었다.
동시에 캐나다는 냉전 종식 이후 오랫동안 방치해 온 국방비를 증액하고 동맹 내 책임을 다하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우방국들의 거센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미국 행정부의 동맹 정책 변화, 그리고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날로 격화되는 북극권 영유권 및 안보 경쟁은 캐나다로 하여금 집단 안보 체제 내에서 실질적인 군사적 기여를 증명하도록 만들었다. 캐나다 정부는 이러한 지경학적 변화에 대응하여 2025~2026 회계연도에 사상 처음으로 NATO 기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했으며, 나아가 2035년까지 이를 5%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대담한 국방 투자 계획을 천명했다.
이러한 국방비 증액 기조 하에서 추진된 CPSP는 획득 비용만 최소 200억에서 300억 캐나다 달러, 향후 30년 동안의 운영, 유지보수(MRO) 및 성능 개량 비용을 모두 포함할 경우 최대 600억에서 1,000억 캐나다 달러(한화 약 60조~10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방위산업 프로젝트로 확장되었다. 캐나다 정부는 본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보안성이 요구되는 민간 정부 조달에 대한민국 방산 기업이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2026년 2월 오타와에서 열린 제2차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통해 '한-캐나다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을 정식 체결하여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기도 했다.
2. 입찰 경쟁의 전개 과정과 단일 플랫폼 원칙의 확립
캐나다 국방부 산하 국방투자청(DIA)은 2021년 CPSP 기획 단계에 착수한 이래 철저한 다단계 조달 절차를 밟아왔다. 2025년 7월 독립 공정성 모니터의 투명성 검증을 마친 후, 동년 8월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한국의 한화오션을 최종 적격 공급업체(Qualified Suppliers)로 지정하며 경쟁 구도를 양자 대결로 압축했다. 2025년 11월 양사에 구체적인 제안서 작성 지침이 하달되었고, 한국과 독일의 대표단은 최종 마감일인 2026년 3월 2일까지 각각의 세부 기술 및 경제 파트너십 제안서를 공식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치열한 외교전과 현지 마케팅을 전개했다. 한국은 국방부, 외교부, 방위사업청, 해군이 긴밀히 연계된 범정부 원팀을 구성하여 한국산 잠수함의 뛰어난 가동률과 정시 납기 역량을 호소했다. 특히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형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을 태평양 1만 4,000km 너머 캐나다 에스퀴몰트 해군기지까지 직접 잠항 전개시켜 정시에 입항시키는 독보적인 실전 운용 능력을 캐나다 군 수뇌부 앞에서 완벽히 증명해 보였다. 이에 맞서 독일 정부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캐나다 오타와를 세 차례나 직접 방문하여 독일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대서양 안보 동맹의 가치를 역설하는 등 정무적 로비를 고도화했다.
입찰 후반부에 이르러 양사의 경쟁이 극도로 과열되자 외교적 부담을 느낀 캐나다 정계와 일부 언론에서는 대서양 연안(동부)에는 독일의 212CD급 잠수함을 배치하고, 태평양 연안(서부)에는 한국의 KSS-III급 잠수함을 도입하여 분할 배치하는 '분할 발주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맥귄티(David McGuinty)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함대를 이종 플랫폼으로 분할 발주할 경우 서로 다른 군수 지원 체계와 정비 시설을 이중으로 가동해야 하므로, 군사적인 운영 복잡성과 재정적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가증된다는 점을 들어 분할 발주 가능성을 명확히 일축했다. 결국 캐나다 국방부는 단일 표준 플랫폼을 선정하여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수명주기 관리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조달 원칙을 고수했다.
3. 캐나다 해군의 작전 요구성능(ROC) 및 다면적 획득 기준
캐나다 해군은 혹독한 북극해의 얼음 밑을 장기간 안전하게 잠항 작전할 수 있는 극지 초계 능력(Under-ice capability)과 장거리 persistence를 갖춘 하이브리드 추진 디젤 잠수함을 요구했다. 삼면의 바다에 대잠 초계망과 수중 감시망을 상시 전개하기 위해 극소 저작기 소음 신호와 자기장 감소 기술(Ultra-low acoustic and magnetic signatures)이 핵심 작전 요구성능으로 명시되었으며, NATO 우방국 해군들과 통신 및 작전 통제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완전한 NATO 상호운용성 확보가 필수적으로 전제되었다.
캐나다 정부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가이드라인은 정량적 평가 기준의 정교한 설계였다. 캐나다 국방부는 잠수함의 단순 무장 성능이나 획득 가격보다 도입 이후 30년 이상 지속될 정비 신뢰도와 군수 자급력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중을 둔 다면적 평가 체계를 가동했다. 구체적인 정량적 가중치 분포는 아래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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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대분류 |
세부 평가 항목 및 설계 주안점 |
배점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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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및 후속 군수 지원 |
독자적 현지 유지보수 인프라 구축 가능성,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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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작전 성능 |
북극권 얼음 밑 잠항 지속성, 저소음·비자성 스텔스 선체 설계, |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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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 가격 및 재무 건전성 |
플랫폼 초기 구매 단가, 장기 수명주기 수리비 예측 가능성,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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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및 전략적 협력 |
캐나다 현지 방산 공급망 통합 수준, 기술 이전 범위, |
15% |
이러한 가중치 배분은 잠수함 자체의 전술적 파괴력이나 무장 수준(20%)보다, 함정을 지속적으로 정상 상태로 물 위에 띄우고 독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후속 군수 지원 역량(50%)이 선정 결과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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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독일 TKMS 제안의 입체적 해부: 대서양 안보 동맹과 212CD 플랫폼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는 현재 독일 해군과 노르웨이 해군이 공동 개발하여 프로토타입 건조를 개시한 최신예 '212CD급(Type 212CD)' 잠수함을 기반으로 캐나다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했다.
독일 TKMS의 기술 사양 및 강점
독일이 제안한 212CD 플랫폼은 기존 중소형 연안 잠수함의 한계를 탈피하여 대양 작전이 가능하도록 체급을 대폭 확장한 3,000톤급의 차세대 대형 convencional 잠수함이다. 212CD 잠수함의 구체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계 사양은 아래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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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요소 |
세부 성능 및 탑재 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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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치수 및 배수량 |
배수량 약 3,000톤급 / 전장 약 73미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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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선체 설계 |
독특한 다이아몬드형 경사 외판 구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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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특수 소재 |
비자성강(Non-magnetic steel)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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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및 배터리 시스템 |
수소 연료전지 기반의 무소음 AIP + LiFePO4(리튬인산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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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항 지속 시간 |
최대 41일 연속 작전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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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관리 시스템 |
독·노 공동 개발 차세대 'ORCCA Combat Management Syst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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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방어 체계 |
'SeaSpider' 능동형 어뢰 요격 시스템(Hardk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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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승조원 구성 |
고도의 시스템 자동화 설계를 적용하여 |
TKMS의 최대 강점은 정량적 가중치가 15% 배정된 '전략적 동맹'과 50% 배정된 'MRO'의 통합 솔루션에 있었다. 이미 NATO 회원국인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으로 212CD 프로그램을 발주하여 운용 기반을 닦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가 이 프로그램에 동참할 경우 3국 해군이 최대 24척의 동일 기종을 공유하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NATO convencional 잠수함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군수 자산의 공동 풀링, 자매 함정 간의 긴급 부품 교환, 그리고 나토 표준 보안 규격을 즉각 이식받아 운용할 수 있는 독보적인 상호운용성을 제공했다.
정치·경제적 제안 측면에서도 독일 정부와 TKMS는 파격적인 패키지를 투척했다. 총 수명주기 동안 캐나다 GDP에 860억 캐나다 달러를 기여하고, 65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보장했다. 이에 더해 캐나다 가스의 유럽 수출 길을 열어줄 매니토바주 처칠(Churchill) 항구의 LNG 정제 및 액화 수출 터미널 인프라 공동 개발, 캐나다 현지 민간 우주 발사 기지 건설이라는 정무적 경제 카드를 추가하며 총리 마크 카니(Mark Carney)와 현지 정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또한 캐나다 퀘벡의 강재 가공 기업인 마르멘(Marmen), 항공 우주 부품사 마젤란 에어로스페이스(Magellan Aerospace), AI 분석 전문 기업 코히어(Cohere) 등과 연달아 티밍 협약을 체결하고, 엘리스돈(EllisDon) 및 시스팬(Seaspan) 조선소와 양안 MRO 전용 기지 구축 양해각서를 맺어 완벽한 주권적 기술 이전을 약속했다.
독일 제안의 약점 및 감점 리스크
독일 TKMS의 치명적인 약점은 제안 모델인 212CD급 잠수함의 '실물 부재'에 있었다. 이 잠수함은 현재 설계 및 초기 시제함 건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검증된 실물이 없다는 리스크가 평가단 내부에서 거듭 지적되었다. 이로 인해 실제 인도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설계 변경이나 인도 지연 등의 개발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었다. 실제로 또 다른 초대형 시장인 인도 해군의 P-75I 잠수함 획득 사업에서 TKMS의 신형 선체 설계를 두고 심각한 기술적 신뢰성 시비와 논란이 불거진 점은 캐나다 국방부의 평가 과정에서도 정량적 감점 위험 요인으로 취급되었다.
더불어 '건조 역량 과부하' 우려 역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했다. TKMS의 독일 킬 및 비스마르 조선소 도크는 이미 독일과 노르웨이가 선주문한 12척의 건조 스케줄로 가득 차 있는 상태다. 이 상황에서 캐나다용 12척 수주까지 떠안게 될 경우, 핵심 특수강 및 부품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캐나다가 강력히 원했던 조기 납기(2034년까지 초도 4척 인도)를 맞추지 못할 재정·물리적 리스크가 농후했다.
독일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자국 및 노르웨이 해군용으로 예약된 도크의 생산 슬롯 일부를 캐나다에 먼저 양보하여 조달 순서를 스왑하는 전례 없는 양자 합의 카드를 정부 차원에서 공식 제시해야만 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주가 급락과 기술적 지표 악화로 인해 TKMS의 재무적 안정성 평가 부문에서 정량적 미세 감점을 받았던 점 역시 극복해야 할 하드웨어 외적 약점이었다.
5. 한국 한화오션 제안 분석: 기술적 실체와 지정학적 장벽
대한민국의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해군이 3척을 실전 배치하여 뛰어난 신뢰성을 입증한 도산안창호급(KSS-III) Batch-II 3,000톤급 잠수함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국 한화오션의 기술적 강점 및 제안 내용
한국 제안의 가장 돋보이는 강점은 '검증된 실물의 즉각적인 공급 능력'과 '신속하고 정교한 납기 스케줄 보장'이었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이미 대한민국 해군의 철저한 전술 운용 검증을 거친 현존 무기 체계로, 설계 단계에 불과한 독일 모델과 기술적 실체감 면에서 격을 달리했다.
한화오션은 활발히 가동 중인 한국의 조선소 생산 라인을 즉각 동원하여 계약 체결 시 2032년에 초도함을 캐나다에 인도하고, 2035년까지 4척, 그리고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단 한 차례의 오차도 없이 적기에 완전 조달하겠다는 압도적인 속도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도산안창호급 Batch-II에 탑재된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체계는 납축전지 대비 압도적인 에너지 밀도와 신속한 충전 주기를 자랑하는 독자적인 양산 기술로, 독일의 리튬인산철 솔루션보다 실전 배치 경험 면에서 신뢰도가 부분적으로 앞선다는 현지 매체들의 호평을 받았다.
산업 파트너십 부문에서도 한화오션은 총 1,20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경제 파트너십 패키지를 구성했다. 캐나다의 유력 특수강 제조사인 알고마(Algoma) 스틸에 2억 달러를 투자하는 동시에 한국의 잠수함 건조용 강재 5,000만 달러어치를 알고마로부터 직접 역수입해 제작하겠다는 상생형 제안을 내걸었다.
나아가 캐나다자동차부품협회(APMA)와 현지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 자주포 및 장갑차를 현지 조달 생산하고, 수소 경제 협력을 유도하는 '프로젝트 비버(Project Beaver)'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 광범위한 다각적 제조업 육성안을 투척했다. 온타리오 조선소(Ontario Shipyard)와 협력하여 캐나다의 조선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대형 교육 센터 설립 MOU를 체결하는 등 캐나다 해양 산업 부흥을 위한 촘촘한 그물망 제안을 전개했다.
한국 제안의 약점 및 한계 요인
한화오션의 가장 높고 단단한 장벽은 기술력의 우열이 아닌 '비(Non) NATO 회원국'이라는 지정학적 디스카운트였다. 캐나다가 직면한 삼면의 수중 작전 환경은 미국의 대미 연합 해공군 전력, 파이브 아이즈의 수중 첩보 위성, 그리고 NATO의 대서양 대잠 작전 통제권과 실시간으로 완벽하게 공유되어야만 정상 작동한다. 한국의 KSS-III급 플랫폼은 NATO 표준의 보안 암호 통신 데이터링크와 전술 유기성을 백지상태에서 설계해 반영해야 하므로, 오랜 동맹적 신뢰를 축적한 독일에 비해 상호운용성 검증 단계에서 치명적으로 정량 감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더욱이 유럽 연합(EU)이 역내 회원국들의 한국산 방산 획득을 견제하기 위해 총 2,600억 원 규모의 유럽방위안보강화기금(SAFE) 연계 저리 대출 및 공동 조달 혜택 카드를 신설하고, 캐나다가 이에 적극 참여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함에 따라 한국은 유럽의 정책적 결속망 외곽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MRO 실적 부족 역시 평가 50%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수출 경력은 인도네시아 3척 건조 실적이 전부였으며, 그나마도 해당 함정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보고서가 전해지면서 서구권 국가에 장기 수명주기 서비스를 완벽히 제공할 수 있는 MRO 실증 능력이 독일의 50년 20개국 공급 생태계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정성적 감점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 측이 독창적 우위로 부각했던 잠수함 탑재 '수직발사관(VLS)' 스펙 또한 캐나다 해군의 작전 개념 관점에서는 대지상 타격 기능이 배제된 북극해 영해 수호, 정보 수집, 단순 대잠전 임무에 과도한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과잉 무장(Over-specification)으로 간주되어 기술 평가에서 무가치하게 희석되었다.
정무적으로도 캐나다 현지 정치인들은 "독일의 U보트 건조 유산과 비교해 30여 년 전 독일에 기술을 배워 성장한 후발 주자인 한국의 잠수함을 왜 수십조 원의 세금을 들여 선택해야 하는가"를 성난 유권자들에게 정당하게 해명하고 설득하는 정무적 커뮤니케이션 논리 구조를 확보하기 어려워 난색을 표명했다17. 수주 실패가 공식 선언된 직후, 한화오션은 낙찰을 전제로 추진하던 온타리오 조선소 전문 인력 교육원 재개발 등 캐나다 현지 조선 인프라 및 제조업 투자 파트너십 사업 구상 전체를 전격 철회 및 전면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6. 캐나다 조달 프로세스의 투명성 및 공정성 평가
캐나다 연방 정부와 국방투자청(DIA)은 방위산업 계약 과정의 객관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대외적으로 보증하기 위해 지극히 고도화되고 다원화된 투명성 장치들을 가동했다.
독립 공정성 모니터를 통한 절차 감시
조달 프로세스를 총괄 지향한 공공서비스조달부(PSPC)는 입찰 설계가 시작된 2024년 10월부터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레이몬드 샤봇 그랜트 쏜튼(Raymond Chabot Grant Thornton Consulting Inc.)'을 독립 제3자 공정성 모니터(Fairness Monitor)로 임명하여 전 과정을 입회 하에 철저하게 밀착 감독하도록 조치했다. 공정성 모니터는 정보요청서(RFI)의 배포, 공급업체 사전 선별, 기술 제안서 마감 및 서류 개봉에 이르기까지 공정성 가이드라인 위반 사례가 전무했음을 밝히는 정식 승인 문서(Unqualified Assurance Statement)를 지속적으로 공식 제출했다. 이는 조달 관료나 정당의 자의적인 외압이나 기업 친화적 로비 개입을 상시적으로 방지하는 법적 거버넌스로 기능했다.
객관적 정량 산출 및 정무적 타당성
캐나다 정부의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은 한국과 독일의 제안서를 정량 평가 공식에 대입해 점수화한 최종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천명했듯이, 한국 한화오션의 KSS-III급과 독일 TKMS의 212CD급 플랫폼 모두 캐나다 왕립 해군의 가혹한 군사적 성능 기준선(ROC)을 동일하게 돌파하고 합격 판정을 받아냈다.
실질적인 수주 당락은 하드웨어 단품의 기술 격차가 아니라, MRO 평가(50%) 및 동맹적 안보 결속(15%)이라는 제도적 상호 작용 점수에서 갈렸다. 캐나다 국방부는 정보 유출에 극도로 엄격한 파이브 아이즈의 중추국인 만큼, 최근 한국의 군사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해양 방산 생태계 전체에 적용된 누적 보안 감점 요인들과 군사 보안적 리스크의 잔재를 심사 과정에서 중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번 독일 TKMS의 우선협상대상자 낙점은 조달 과정의 불공정성이나 편향적 담합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캐나다가 처한 다국적 집단 안보 연대의 필요성과 장기 정비 생태계 구축의 안정성이라는 전략적 척도가 정량적 점수 산정 공식에 정직하게 연동되어 표출된 공정한 행정 조달의 결과로 판정해야 타당하다.
7. 글로벌 방산 시장 구도 변화와 한국의 전략적 과제
비록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권은 독일에게 돌아갔으나, 비NATO 동맹이라는 선천적 열세를 안고 사상 최대의 방산 무대에서 결선 라운드까지 대등하게 맞선 한국 해양 방산의 기술적 신뢰성은 글로벌 시장에 뚜렷한 이정표를 각인시켰다. 향후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4위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번 사례로부터 도출해야 할 중장기적 전술 방안은 아래와 같이 제시된다.
정밀한 예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유지 관리와 기회 포착
캐나다 정부는 독일 TKMS와의 세부 기술, 비용, 산업 기여 이행 계약 최종 조율을 2027년 말까지 마칠 예정이며, 만약 이 단계에서 계약 이행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예비 후보인 한화오션과 즉각 단독 협상을 전개할 권리를 명시했다.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의 선주문 물량에 캐나다 도입 수량이 동시 중복 할당되어 생산 병목 현상이 임계점에 도달해 있고, 자국 내 인력 공백과 재무적 주가 하락이 맞물린 실질적 계약 불확실성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방산업계는 현지 투자 사업의 잠정 유예와는 별개로 예비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끝까지 방기하지 않고 고수하면서, 독일 컨소시엄의 실질적인 도크 과부하 추이와 세부 정비 협상 결렬 요인들을 은밀하고 주도면밀하게 추적 및 분석해야 한다.
고객 타겟팅 맞춤형 ROC 재설계 및 과잉 무장의 최적화
수출 타겟팅 국가의 작전 환경을 넘어서는 과도한 한국형 표준 플랫폼(예: VLS 장착, 과도한 타격 중심 설계) 고수는 획득 및 수명주기 총비용(LCC) 상승과 규격 미달만을 자초할 수 있다.
향후 서방권 conventional 잠수함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과밀 무장을 과감히 걷어내고, 철저하게 소음 차단, 비자성 차폐,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잠항 지속력 극대화 등 순수 수중 초계 및 수중 생존성 중심의 '타겟 국가 전용 저소음 초계형 최적화 플랫폼'을 독자 분리 설계하여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전적 선제 현지화(Preemptive Localization) 및 글로벌 정비 네트워크 구축
현대 서구권 방산 시장은 단순 하드웨어 수출만으로는 절대 돌파할 수 없는 지정학적 동맹의 보호무역주의가 고착화되고 있다.
국외 입찰이 공시된 이후에 부랴부랴 공장 건설 합의서(MOU)를 작성하는 사후 약방문식 현지화는 심사에서 신뢰를 얻기 어려우므로, 평시 경쟁력이 검증된 다국적 서방권 방산 전문 기업 및 현지 공공 조선소들과 공동 R&D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선제적 지분 인수, 조인트벤처(JV) 설계를 완료해 두어야 한다.
유럽 및 북미 영토 내에 'K-방산 상시 유지보수 및 부품 물류 거점 센터'를 선제적으로 완공하여 가동해 놓음으로써, NATO 규격 장벽을 내수 생산 기지로 관통하는 'Made in Europe/North America' 우회 침투 전략을 국가적 방산 전략의 최우선 기조로 승격시켜 실행해야만 한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