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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3일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제81차 유엔 총회 기자회견 결과 분석

2026.09.25 조회수 14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유엔 총회 기자회견 분석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2026년 9월 23일,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UNGA) 고위급 주간에 참석하여 내외신 기자회견을 주재하였다. 이번 회견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속화된 국익 중심의 현실주의 외교 기조를 다자외교의 중심 무대인 유엔에서 천명하고, 복합 위기에 직면한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한 워싱턴의 실천적 노선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핵 위협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 대응,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초청 및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 미·중 대화 복원과 대만 무기 지원의 속도 조절,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아우르는 서반구 정세 변화 등 광범위한 지정학적 이슈를 직접 다루었다. 1. 기자회견의 배경과 전략적 맥락 루비오 장관의 이번 기자회견은 탈냉전기 이후 지속되어 온 규범 기반 다자주의(rules-based multilateral order)의 효용성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출범한 미국 대외 정책의 전환점을 상징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직후 이어진 본 회견에서 루비오 장관은 이상주의적 집단안보나 국제기구의 합의 메커니즘 대신, 국가의 주권적 이익과 실질적인 군사·경제적 억지력을 정책 판단의 최우선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기조는 국제기구가 설정한 당위적 규범보다 개별 주권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 우선한다는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바탕에 깔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14년간의 상원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의회 권한의 한계를 짚는 한편, 헌법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집행 권한을 강조하며 전통적 외교 관례에 구애받지 않는 독자적·기동적 대외 정책의 정당성을 역설하였다. 이는 동맹 및 적대 세력 모두를 향해 미국이 실리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양자 담판과 힘에 기초한 현상 관리로 회귀했음을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2. 주요 국제 안보 현안별 입장 및 핵심 조치 루비오 장관은 회견에서 세계 각지의 분쟁과 갈등 국면에 대해 행정부의 구체적 조치와 향후 협상 방침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각 지역별 현안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 군사적 자산 배치, 방위산업 역량과 정밀하게 연동되어 논의되었다. 현안 영역 미국 정부의 공식 조치 및 정책 기조 루비오 장관의 핵심 발언 및 전략적 함의 이란 및 중동 안보 •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절대 불가" 기본 원칙 재확인 • 호르무즈 해협 남부 항로 상선 방어 및    기뢰 제거 작전 지속 • 상선 공격 가해 세력인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유지 및 군사 옵션 상존 • 카타르 등 중재국을 통한 외교적 접촉 사실 확인 • 미 중간선거가 행정부 권한을 제약할 것이라는   이란의 관측은 '환상'이라고 일축 • 대리 세력 지원 및 테러 중단 시 번영의 길을 제공하겠다는   조건부 유화책 병행 러시아·우크라이나 •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양자 회담 진행 • 12월 플로리다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 전격 초청 발표 •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견이 있는    상대와도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실용주의 강조 •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이브리드 공격 및 오판으로    유럽 주변국에 번지는 위험성 엄중 경고 미·중 관계 및 대만 •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미 일정과 연계한    고위급 소통 방어 • 대만 안보 지원의 선별적 관리 • 양대 경제·군사 대국 간의 정상급 소통 차단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 • 대만 무기 판매는 미국의 국방 산업 역량 및    자체 전략적 비축 소요와 반드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표명 쿠바 • "쿠바 혁명은 60여 년간 지속된    완전한 실패" 공식 규정 • 점진적인 정치·경제적 자유화 전환 요구 • "손에 피를 묻힌" 고위 인사는 배제하되,     실용적 개혁 의지를 가진 내부 인사와의 협력 가능성 시사 • 현 체제의 재산 몰수 위험과 법적 불안정성으로    민간 투자가 불가능함을 지적 베네수엘라 • 델시 로드리게스와의 고위급 접촉 확인 • 경제 안정화 및 신뢰할 수 있는    선거 인프라 재건 • 7년간 금지되었던 민간 독립 언론 방송의 재개 허용을 긍정적으로 평가 • 야권이 항의 세력에서 제도권 정당으로 안착하고    공정한 선거기구가 정립되어야 함을 역설 이라크·예멘·수단 • 이라크 주권 강화 및    비정규 민병대 무장 해제 지원 • 사우디 방위 공약 확약 및    수단 구호 통로 확보 요구 •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의 국가 통제력 회복 노력을 지지하며    미군 철군 일정 연장 논의 부인 • 후티 반군과 시아파 민병대의 에너지 시설 타격을 규탄하고,    수단 내전 교전 세력의 안전 통로 위반 비판 3. 세부 의제별 발언 내용 및 정책 분석 중동 안보 구도와 대이란 억지력 행사 루비오 장관은 중동 정책의 절대적 출발점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원칙임을 거듭 천명하였다. 그는 카타르 등 제3국 중재자들을 통한 접촉이 있었음을 시인하면서도, 진정한 합의는 기자회견의 수사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서의 장기적이고 치밀한 조율을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번영의 기회를 열어둘 용의가 있으나, 이란이 핵 개발과 테러 지원국으로서의 프록시 네트워크 통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가혹한 경제적 대가와 비공개된 군사적 옵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관련하여, 루비오 장관은 미 해군이 상선 호송과 기뢰 제거 작전을 통해 남부 항로를 개방 상태로 유지하고 있으며 일일 원유 수송량이 안정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루비오 장관은 해협에서 상선을 향해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세력은 이란이며, 이에 따라 미국이 부과한 해상 봉쇄만이 유일한 제재적 차단 조치임을 부각하였다. 특히 이란 지도부가 2026년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기다리며 행정부의 군사적·외교적 결단력이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이는 체제 오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였다. 국가 안보 수호와 제재 및 군사력 행사는 헌법상 대통령의 전권 영역이며, 이란의 핵 무장을 저지하는 과제는 지난 50년간 워싱턴 정가가 계승해 온 초당적 국가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대러시아 접촉과 우크라이나 종전 외교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에 있어 루비오 장관은 파격적인 현실주의적 해법을 공개하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마친 직후, 루비오 장관은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2022년 침공 이후 서방이 견지해 온 러시아 고립 노선을 미국이 주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신호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적대적 상대와도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대면 외교 철학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상회담 초청이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에 대한 면죄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 또한 강조되었다. 루비오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순한 전선 교착을 넘어 유럽 내 기간시설 사보타주, 사이버 공격 등 하이브리드 도발이나 예기치 않은 우발적 오판을 통해 인접 나토 회원국으로 전이될 위험성이 최고조에 달해 있음을 직접 지적하며 확전 방지를 촉구했다고 설명하였다. 종전을 위한 직접 협상의 문을 열어두되 확전의 비용을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러시아의 셈법을 변경시키려는 억지와 관여의 병행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미·중 관계의 전략적 관리와 대만 지원 속도 조절 기자회견이 열린 시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을 국빈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 루비오 장관은 전 세계 1, 2위의 경제 규모와 최고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중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지 않는 것은 국가 운영 차원에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이번 정상 간 소통을 정당화하였다. 고위급 대화 창구를 열어두는 것이야말로 불필요한 군사적 오판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논리이다. 반면 대만에 대한 군사 안보 지원에 있어서는 기존 정책과 차별화되는 현실적 제약을 거론하였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의 모든 대외 무기 판매는 자국의 군수 산업 생산 역량(military-industrial base)과 전 세계 다른 작전 전구에서 발생하는 미군 자체의 방위 소요를 엄격히 감안하여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이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약속을 미국의 방위산업 생산 병목 현상 및 국방 자산 비축 우선순위와 연동시키겠다는 뜻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지원이 무제한적으로 제공될 수 없음을 시사한 중대한 정책적 기류 변화로 풀이된다. 서반구 체제 전환 전략: 쿠바 및 베네수엘라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라틴아메리카의 반미 좌파 정권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이념적 대결을 넘어선 경제적·제도적 해체 및 재건 구상을 제시하였다. 쿠바에 대해서는 1959년 이래의 쿠바 혁명이 60년 넘게 실패로 점철되었으며, 현재의 체제 붕괴 위기는 외부 탓이 아니라 공산 정권의 내부적 무능과 부패에 기인한다는 점을 쿠바 체제 내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군사적 강제 개입보다는 자생적이고 불가역적인 정치·경제적 개혁을 촉구하면서, 반체제 인사 탄압으로 손에 피를 묻힌 수뇌부와는 타협할 수 없으나 실질적인 개혁을 견인할 관료 및 실무 세력과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자의 사유재산을 임의로 몰수할 위험이 잔존하는 현행 모델에서는 어떠한 글로벌 자본도 쿠바에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체제 전환의 불가피성을 압박하였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단순한 정권 타도 수사를 벗어나 경제 안정화와 선거 거버넌스 재건이라는 이중 로드맵을 설명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간의 실무 접촉을 확인하면서, 7년간 송출이 중단되었던 민간 독립 언론 방송의 재개를 고무적인 첫걸음으로 평가하였다. 베네수엘라 야권이 거리 투쟁 집단을 넘어 정책 대안을 가진 정상 정당으로 재건되고, 유권자와 민간 기업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 선거관리 기관이 설립되어야만 권력 이양과 경제 회복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4. 다자주의 비판과 '국익 중심 국제질서'의 구조적 재편 루비오 장관의 회견에서 가장 학술적·정책적으로 두드러진 대목은 전후 자유주의적 다자주의(Multilateralism) 체제에 대한 구조적 해체 선언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제기한 국제 규범의 보편성 수호 주장에 직면하여, 루비오 장관은 "모든 국제 규범의 최종적인 한계선은 바로 개별 국가의 국익"이라고 단언하였다. 정부의 제1 의무는 추상적인 국제사회의 이상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담보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루비오 장관은 현재의 국제 질서가 망가진 근본적인 원인을 다자간 기구 자체의 '기능적 과잉 팽창과 자멸(broke itself)'에서 찾았다1.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고유의 설립 취지였던 국가 간 무력 충돌 방지와 평화 유지라는 본래의 사명을 망각한 채, 관료제적 확장을 거듭하며 본연의 한계를 넘는 과도한 영역에 개입하려다 실질적인 분쟁 조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진단이다. 그 증거로 루비오 장관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국경 분쟁,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무력 충돌 위험, 콩고민주공화국(DRC)과 르완다 간의 유혈 사태, 수단 내전의 참상,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위기 등을 일일이 거론하였다. 세계 곳곳에서 발발하는 중대한 지역 분쟁 중 어느 하나도 현재의 다자주의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미국은 더 이상 실체 없는 '국제 질서의 이익'을 위해 자원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미국의 국가 안보와 국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안에 한해서만 국제적 협의체에 참여할 것이라는 조건부 다자 참여 원칙을 확립하였다. 5. 질의응답을 통해 표출된 정책 집행 메커니즘 분석 기자단과의 질의응답 세션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 안보 라인의 실제 의사결정 구조와 협상 전술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였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의회 권한과 행정부 최고 통수권 간의 역학 관계에 대한 루비오 장관의 명확한 선 긋기였다. 입법부에서 14년을 보낸 경력을 언급하면서도, 국가 안보가 걸린 대외 제재 집행이나 군사력 동원에 관해서는 헌법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배타적이고 비상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는 국내 선거 구도나 의회의 정파적 갈등이 행정부의 대외 군사 행동이나 제재 조치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점을 대외에 각인시키려는 의도적 포석이었다. 아울러 회견 전반을 관통한 협상 방법론은 철저한 '거래적 현실주의(Transactional Realism)'였다. 푸틴과의 마이애미 회동 추진, 시진핑과의 최고위급 대면, 이란 중재 채널 가동 등은 모두 도덕적 규탄이나 가치 연대라는 명분보다 가시적인 외교적 결과물(tangible  outcomes)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적대국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인 분쟁 종결이나 국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고, 반대로 동맹국이라 할지라도 미국의 방산 여력과 자체 자산 소요를 침해한다면 지원 속도를 조정하겠다는 냉정한 접근이 공식화된 것이다. 6. 국제사회의 반응 및 지정학적 파급 효과 루비오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은 전통적 동맹 체제와 워싱턴 정가 내에 복합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G20 초청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즉각적인 균열이 표출되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략자이자 대미 적대국인 이란을 지원하고 나토를 위협하는 인물임을 상기시키며 그를 마이애미로 초청한 결정은 극히 무책임하다고 맹비난하였다. 유럽연합(EU) 주요국들 역시 미국의 독자적인 러시아 관여 행보가 대러 제재 전선의 결속력을 훼손하고 나토 동맹의 신뢰성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아시아 및 의회 내 전통적 매파 진영에서는 대만 지원에 대한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예의주시하였다. 미치 매코널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중진 의원들은 대만이 미·중 간 거래의 협상 칩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되며, 이미 의회가 승인한 안보 지원 예산이 국방 산업 여력을 핑계로 동결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경고 서한을 국무부에 발송하였다. 반면 역내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이 직접 마주 앉아 무력 충돌 방지선을 설정하는 것이 동아시아의 우발적 군사 긴장을 완화하는 실리적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 기대감도 형성되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의 반응 또한 분화되었다. 루비오 장관이 국제기구의 실패 사례로 언급한 인도의 경우, 파키스탄과의 국경 정전 유지는 제3자나 국제기구의 중재가 아닌 양국 군 당국 간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라며 외부의 성급한 개입론에 선을 그었다. 반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다수 신흥국들은 기존 안보리의 구조적 마비와 서구 주도 다자주의의 한계를 지적한 루비오 장관의 분석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미국이 제시하는 양자주의와 힘의 외교가 중소국들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7. 종합 평가 및 전략적 시사점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2026년 유엔 총회 기자회견은 전후 국제 질서를 지탱해 온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및 제도 기반 다자안보에 대한 사실상의 결별 선언이자, 철저한 국익 중심 현실주의 외교의 실무 지침을 정립한 계기로 기록될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거대 담론이나 다자간 공동성명 대신, 최고 통수권자의 헌법적 권한 행사, 실질적인 군사·경제적 억지력, 그리고 분쟁 당사국 수뇌부 간의 직접 거래를 중심으로 외교의 축을 전면 이동시켰다.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은 복합적인 다자간 조약보다는 정상 간 직접 담판과 대통령 특사를 활용한 양자 현안 타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에너지 해양 수송로에서는 독자적 기뢰 제거와 상선 방호, 대이란 해상 봉쇄를 병행하는 단호한 해양 통제력이 지속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국방 산업 기반 여력을 감안한 무기 지원의 재조정 방침에 따라, 대만을 비롯한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 원조는 미국의 자체 전략 비축분과 맞물려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회견은 다자적 기구의 이상주의를 걷어내고 힘의 우위와 실리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안보 구도를 재편하려는 워싱턴의 확고한 전략적 지향점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2026년 9월 유엔총회 기간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 분석 및 시사점

2026.09.25 조회수 15

2026년 9월 미·중 정상회담 분석 및 전략적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미·중 정상회담 개최 배경과 전략적 맥락 2026년 9월 제81차 유엔 총회(UNGA) 고위급 주간에 성사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은 상호 간의 통상 전쟁과 기술 패권 대립, 그리고 중동 전쟁 등 글로벌 복합 위기 국면 속에서 양국 관계의 충돌을 억제하기 위한 최고위급 정치 회담으로 추진되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뉴욕 유엔 본부의 연단에 서는 대신 워싱턴 D.C.로 직행하여 10여 년 만에 백악관을 국빈 방문하였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이번 회담은 2026년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 이은 당해 연도 두 번째 양자 정상회담으로, 연초부터 지속된 무역 분쟁과 첨단 반도체·핵심 광물 수출규제, 그리고 이란 전쟁의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실리적 조율의 성격을 띠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 활주로에 직접 나가 시 주석을 영접하는 파격적인 의전을 선보였으나, 화려한 외교적 형식 이면에는 고율 관세 압박, 전략 광물 통제, 인공지능(AI) 패권, 대만 안보 지원 등 첨예한 구조적 쟁점들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었다. 구분 주요 내용 회담 일시 및 장소 2026년 9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 및 캐비닛 룸) 회담 형식 및 성격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미 계기 정상회담, 실무 오찬, 국빈 만찬 직전 사전 조율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허리펑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 간 뉴욕 고위급 회담 주요 정치·외교 배경 제81차 유엔 총회 기간 연계, 2026년 5월 베이징 회담 후속, 이란 전쟁 및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 핵심 의제 무역 휴전 연장,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 AI('초지능') 규범, 대만 무기 지원 패키지, 이란 전쟁 2. 핵심 의제별 협상 내용 및 주요 합의 사항 무역 및 관세: 잠정 휴전의 단기 연장 회담의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성과는 양국 간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잠정 휴전 조치를 연장하기로 합의한 점이다. 양국 정상은 기존의 잠정 무역 합의 기한을 2027년 1월 10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하였다. 중국 측은 미국산 대두와 수수 등 농축산물에 대한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대규모 추가 구매를 약속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족시켰다. 미국은 대중 관세율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해운 항만 수수료 징수 연기 등 기존의 완화 조치를 유지하는 타협안을 택했다. 그러나 이번 연장은 수개월 단위의 단기 합의에 불과하여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과 비시장적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핵심 광물(희토류)과 공급망 규제 거래 회담에 앞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선적량이 2024년 통제 이전 월평균 621톤에서 504톤 수준으로 감소(직전 8월 512톤)하는 등 자원 무기화 압박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중국은 희토류 및 영구자석에 대한 수출 면허 발급을 미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였으며, 미국 역시 '수출통제 50% 적용규칙(Affiliate Rule)'의 시행 유예를 맞물려 논의하였다. 결과적으로 양측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의 급격한 붕괴를 막기 위해 희토류 수출 통제와 상응 제재의 집행 유예 기조를 잠정 유지하는 선에서 위험을 분산시켰다. 인공지능(AI)과 '초지능(Super Intelligence)' 규범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양국의 뚜렷한 입장 차이와 규범적 접점이 동시에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 이어 정상회담에서도 AI를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명명하며,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사전 규제보다는 기술 개발의 자율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AI의 발전은 반드시 인간의 통제(Human Control) 하에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안전성 거버넌스 원칙을 재확인하며 무분별한 군사적·전략적 오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Blackwell)' 등 첨단 가속기는 협상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일반 반도체의 교역 정상화 방안에 국한된 실무 논의가 진행되었다. 대만 안보와 140억 달러 무기 패키지 보류 쟁점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양안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미국이 '대만 독립 불지지' 입장을 넘어 명확히 '대만 독립 반대'를 표명하고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6년 5월 베이징 회담 이후 대만에 대한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 및 무기 판매 패키지를 '유용한 협상 칩'으로 간주하여 이행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의회 민주당 상원의원 19명을 중심으로 강력한 비판 성명이 발표되는 등 대중 협상용 안보 카드화 논란이 증폭되었다. 이란 전쟁 및 지정학적 위기 관리 회담에서는 당시 격화되던 이란 전쟁과 중동 안보 상황이 핵심 현안으로 논의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하며 대이란 강경 대응을 천명한 것과 달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국과 이란이 즉각 휴전하고 외교적 대화를 통해 평화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첨단 지대공 미사일 등 무기 공급을 자제하겠다는 기존의 확약을 상기시키는 한편,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 행동이 초래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교란을 비판하며 외교적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핵심 의제 미국의 입장 및 협상 목표 중국의 입장 및 협상 목표 도출된 합의 및 결과 무역·관세 농산물(대두 등) 수출 확대,  관세 인상 지렛대 유지 고율 관세의 단계적 철폐,  예측 가능한 교역 환경 1년 단위 무역 휴전 조치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 핵심 광물 희토류 및 영구자석의  중단 없는 안정적 수급 보장 희토류 수출 허가제를  대미 제재 방어 지렛대로 운용 희토류 통제 및  미국의 '50% 적용규칙' 유예 기조 연장 인공지능(AI) '초지능(SI)' 규제 완화,  첨단 AI 반도체 수출통제 유지 '인간의 통제' 원칙 강조,  과학기술 발전권 침해 중단 촉구 규제보다는 대화 유지 수준에 합의,  블랙웰 칩 제외 대만 문제 현상 유지 지지, 무기 지원 패키지를  거래용 카드로 활용 '4대 레드라인' 관철,  대만 독립 반대 및 140억 달러 무기 판매 중단 공식 타협 부재,  140억 달러 무기 인도 보류 상태 지속 이란 전쟁 대이란 군사 억제 지지,  중국의 대이란 무기 이전 차단 조속한 휴전 촉구,  일방적 군사 개입 반대 및 에너지 안보 보호 대이란 첨단 무기 공급 자제 기조 확인,  평화적 협상 촉구 3. 회담의 성과와 구조적 한계: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논란 2026년 9월 정상회담은 웅장한 의전과 정상 간의 친분 과시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채 상호 이해관계를 임시 봉합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대국 간의 충돌을 경고하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을 다시 언급하며, 상호 소통과 군사적 위기 방지 메커니즘을 통해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민간 교류 확대를 위해 미국 청소년 10만 명을 초청하겠다는 공공외교 제안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 주석과의 '진정한 우정'을 강조하고 백악관 남쪽 잔디밭의 신설 헬기 착륙장을 직접 안내하는 등 친화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전직 외교관들과 미 의회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결과물(Deliverables)보다 보여주기식 연출에 치우친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외교와 오락의 결합)'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무역 합의는 2027년 1월까지의 시한부 연장에 그쳤고, 대만 안보 공약은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해 동맹국의 신뢰를 저하시켰으며, AI와 첨단 기술 패권을 둘러싼 본질적 디커플링 압박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4. 글로벌 지정학 질서 및 공급망에 미치는 파급효과 거래적 실용주의에 기초한 '단기 휴전의 상설화' 2026년 9월 회담을 통해 확인된 미·중 관계의 새로운 작동 원리는 '전략적 가치'가 아닌 '거래적 실용주의(Transactional  Pragmatism)'다. 양국은 전면적인 경제 단절이나 군사 충돌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으므로, 3개월에서 1년 단위의 단기 무역 휴전을 갱신하며 파국을 지연시키는 패턴을 제도화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단기적 안도감을 제공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통상 환경의 정책 가시성을 구조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와 이중적 공급망 분절 미국은 첨단 연산 장비 및 반도체 제조 장비의 공급을 통제하는 동시에, 중국은 희토류 영구자석 등 필수 원자재의 수출 허가권을 통제하는 양자 구도가 고착화되었다. 비록 이번 회담을 통해 극단적 차단 조치는 유예되었으나, 공급망을 무기화하는 메커니즘 자체는 온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진영에만 의존하는 단일 공급망을 포기하고, 미·중 양대 시장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망을 분리하는 고비용 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5. 한국 경제·안보에 미치는 전략적 시사점 안보 분야: 대만 안보 거래화 리스크 및 대북 억제력 관리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 무기 판매를 대중 통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양상은 한국의 안보 전략에도 심각한 경고음을 울린다. 안보 공약이 경제적 거래와 연계될 수 있다는 선례는 한반도 방위 공약이나 주한미군 운용 비용 협상에서도 유사한 거래주의적 압박이 가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미 동맹의 제도적 공약 강화: 안보 현안이 정권의 단기적 거래에 의해 흔들리지 않도록 한·미 확장억제 협의체(NCG 등)와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를 다자적·제도적으로 더욱 견고히 안착시켜야 한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 견인: 북·러 군사 밀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역내 안보 질서의 급격한 불안정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한·중 고위급 안보 전략 대화를 지속하여 대북 도발 억제에 건설적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 첨단 기술 통제와 레거시 반도체 시장의 틈새 확보 회담에서 블랙웰 등 고성능 AI 반도체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반면 일반 반도체 교역 재개가 타진된 점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복합적인 과제를 안겨준다.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 유지: 삼성전자(시안)와 SK하이닉스(우시)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장비 반입 예외(VEU 지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미 상무부와의 협의를 통해 생산 설비 업그레이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AI 메모리 초격차 및 포트폴리오 재편: 미국이 AI 칩 통제를 유지하는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AI 가속기용 메모리 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자급화 가속에 대비해 차량용·가전용 등 특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배터리 및 핵심 광물: 희토류 휴전 기간을 활용한 공급망 다변화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유예한 것에 불과하므로, 한국 제조업은 잠정 휴전 국면을 자립도 제고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략 비축 확대 및 긴급대응체계 가동: 희토류 영구자석, 흑연, 갈륨 등 핵심 광물의 정부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수급 위기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민관 합동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고도화해야 한다. 탈중국 공급선 다변화 및 3Rs 협력: 미국 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유예 기간(~2026년) 종료에 대비하여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3Rs: 준비·복원·복구)을 조속히 구체화해야 한다. 외교·통상 전략: 단기 거래주의에 대응하는 다층적 복합 외교 미·중 정상이 상호 체제 인정이나 가치 연대보다는 단기적 손익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이념 편향적 외교에서 벗어나 정밀한 실리 중심의 통상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공급망 다자 플랫폼 활용: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및 한·EU 공급망 산업정책대화를 통해 양자 압박을 분산시킬 다자간 규범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한다. 한·중 통상 소통 창구 실질화: 한·중 FTA 후속 협상 및 공급망 핫라인을 가동하여 비관세 장벽과 통관 애로를 해소함으로써 대중 수출의 불필요한 마찰을 예방해야 한다. 정책 영역 2026년 9월 정상회담의 시사점 한국의 핵심 전략 과제 구체적 이행 방안 안보·외교 대만 무기 지원의 협상 카드화 등  동맹 공약의 거래주의적 위험 노출 동맹 억제력의 다자 제도화 및  한·중 전략 소통 병행 · 한·미 NCG 및 한·미·일 안보 협의체     불가역적 강화 · 한·중 고위급 대화를 통한   북·러 밀착 견제 유도 반도체 첨단 칩(블랙웰 등) 통제 유지 vs  일반 칩 교역 완화 기류 초격차 AI 메모리 수호 및  중국 내 팹(Fab) 리스크 억제 · 미 상무부 VEU 규정 유지 및    기술 장벽 예외 확보 · 차세대 첨단 패키징·HBM     초격차 R&D 투자 확대 배터리·광물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잠재력 온존,  단기적 유예 상태 원자재 탈중국화 가속 및  국가 전략 비축 역량 확충 · 필수 광물 정부 비축량 확대 및     리사이클링 산업 육성 · IPEF 자원부국 연계    양자 공급망 협정(3Rs) 조기 체결 통상 규범 2027년 1월까지의  시한부 무역 휴전으로 불확실성 상존 다자 네트워크 확충 및  원칙 기반 경제안보 수립 · 위기대응 긴급연락망(CRN) 가동 체계 점검 · 한·중 FTA 이행 채널을 통한 통상 애로 해소 6. 향후 전망 2026년 9월 백악관 미·중 정상회담은 상호 파국을 피하기 위해 2027년 1월 10일까지의 단기 무역 휴전을 성사시켰으나, 본질적인 패권 경쟁의 불씨는 그대로 남겨두었다. 양국 정상은 2026년 11월 중국 선전(Shenzhen)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추가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연쇄 회담 국면에서 미·중은 고율 관세 부과와 희토류 통제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끊임없이 벼랑 끝 전술과 단기 타협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미·중 양국이 겉으로는 화려한 외교적 수사를 주고받으면서도 뒤로는 상대국의 급소를 겨냥하는 철저한 계산적 행보를 보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 동맹을 확고한 안보 기반으로 유지하되, 단기 거래주의적 리스크에 대비한 독자적 산업 공급망 복원력과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입체적 국익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2027년 일본 방위예산 분석 및 시사점

2026.09.14 조회수 62

2027년 일본 방위예산 분석 및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 총괄  2027회계연도(레이와 9년도) 일본 방위성 개산요구는 2022년 12월 각의 결정된 3대 안보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에 의거하여 책정된 5개년(2023~2027회계연도) 방위력 정비계획(총액 약 43조 엔)의 최종 연도를 장식하는 예산이다. 이번 개산요구는 기존 5개년 계획의 물리적 완성을 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정세의 급변과 전훈(戰訓)을 반영하여 연내 추진 중인 3대 안보문서의 조기 개정 및 향후 '5년 이내 방위력 변혁'을 실질적으로 견인하기 위한 전략적 토대로 설계되었다. 방위성이 제시한 2027회계연도 세출(歲出) 기준 방위관계비(디지털청 소관 방위성 시스템 예산 포함)는 8조 8,908억 엔으로, 2026회계연도 당초 예산(8조 8,093억 엔) 대비 815억 엔(0.9%) 증가하였다.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SACO) 관계 경비 및 주일미군 재편 관계 경비 중 지자체 부담 경감분을 반영할 경우 2026회계연도 예산액은 9조 353억 엔에 달하며, 계약 기준으로는 약 8조 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구분 2026회계연도 예산액 (億円) 2027회계연도 개산요구액 (億円) 전년 대비 증감액 (億円) 증감률 (%) 방위관계비 총액 88,093 (90,353) 88,908 + 사항요구 +815 +0.9% 인건·양식비 (人件・糧食費) 23,897 24,005 +108 +0.5% 물건비 (物件費) 64,196 (66,456) 64,903 +707 +1.1% - 세출화경비 (歲出化經費) 45,398 (46,857) 46,294 +896 +2.0% - 일반물건비 (一般物件費) 18,798 (19,599) 18,609 -189 -1.0% 예산 구조의 세부 비목을 살펴보면 인건·양식비는 2조 4,005억 엔으로 0.5%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과거 계약된 무기 도입 사업의 연차별 상환액인 '세출화경비'는 4조 6,294억 엔으로 2.0% 증가하여 전체 물건비(6조 4,903억 엔)의 71.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3회계연도 이후 대규모로 집행된 장거리 유도탄, 이지스 탑재함, 스텔스 전투기 등의 조달 계약이 본격적인 국고 지출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경상적 장비 유지보수 및 교육훈련 경비에 해당하는 일반물건비는 1조 8,609억 엔으로 1.0% 감소하였다. 이번 개산요구에서 확인되는 가장 중요한 재정 운용의 특징은 '사항요구(事項要求)'의 광범위한 활용이다. 방위성은 3대 안보문서 개정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핵심 사업들, 즉 신형 극초음속·수중발사 유도탄 개발, 유·무인 복합 체계, 지휘통제 인공지능(AI) 플랫폼, 방위산업 재편 지원 등에 대해 구체적인 금액을 명기하지 않고 연말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최종 확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2026년 말 각의 결정을 거쳐 최종 확정될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 총액은 세출 기준 9조 엔 중반, 계약 기준 9조 5,000억 엔 수준까지 상향 조정되어, 일본 정부가 공언해 온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안보 예산 편성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2026'에 따라 통상 세출과 별도로 신설된 '강하고 풍요로운 일본(強く豊かな日本)' 투자 프레임워크가 적용된다. 방위성은 이를 통해 방위 예산을 단순한 군사 소모비용이 아닌 첨단 듀얼유스 기술의 상용화를 주도하고 국가 잠재성장률을 제고하는 '초기 핵심 수요 창출(Anchor Tenancy)'형 전략적 연구개발 투자로 자리매김시키고 있다. 2. '새로운 싸움 방식(新しい戦い方)' 핵심 전력 투자 계획 일본 방위성은 현대전의 비대칭적 양상과 급격한 저출산·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축 압박을 동시에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싸움 방식'을 정립하고, 6대 중점 전력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점 전력 분야 핵심 전략 과제 및 목적 2027회계연도 주요 사업 및 예산 (계약 기준) 인공지능(AI) 및 지휘통제 의사결정 우세 확보, 데이터 주권 및  항재밍 C4I 구축 · 통작사 의사결정지원시스템 (사항요구) · 차세대 'AI 오케스트레이터' (사항요구) · 고기밀 소버린 클라우드 및 DII 강인화 (478억 엔 + 사항요구) 무인 자산(UxV) 인적 손실 극소화 및  비대칭적 소모전 우세 달성 · 체공형 UAV MQ-9B 17기 (2,922억 엔) · 소형 공격용 UAV I·II·III형 (363억 엔) · 표적정보수집 UAV (113억 엔) 및 소형 UGV (95억 엔) 스탠드오프 방위능력 적 위협권 외곽에서의 조기 타격 및  독자적 반격 능력 확보 · 극초음속 유도탄 획득 (1,673억 엔) 및 개발 (142억 엔) · 25식 지대함 유도탄 (1,575억 엔) · 12식 지대함(능력향상) 함정형 (562억 엔)·공중형 (345억 엔) 통합방공미사일방어 (IAMD) 극초음속·변칙궤도 미사일 및  드론 군집 복합 요격 체계 구축 · 패트리어트 PAC-3 MSE 성능향상 (656억 엔) · 03식 중거리 지대공(개선형) 능력향상 (626억 엔) · 차세대 JADGE 정비 (412억 엔) 및 CRADS (사항요구) 우주 영역 작전능력 우주 영역 파악(SDA), HGV 조기 탐지 및  항재밍 위성망 구축 · 차기 방위통신위성(기라메키 후속) (59억 엔) · PATS 다국간 위성대역 접속 장비 (152억 엔) · SDA 위성 2호기 및 HGV 적외선 감지기 연구 (사항요구) 사이버 및 전자전 능동적 사이버 방어(ACD) 실행 및  전파 스펙트럼 우세 확보 · 능동적 사이버 방어(액세스·무해화) (308억 엔) · 스탠드오프 전자전기 2단계 개발 (440억 엔) · DSG 관민연계 (509억 엔) 및 RMF 적용 (247억 엔) 1)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 및 소버린 클라우드 방위성은 전장 센서의 다변화로 급증하는 데이터를 신속히 융합·처리하여 작전 템포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휘통제 전반에 AI를 전면 도입하고 있다. 육·해·공 작전을 총괄하는 통합작전사령부(JOC)에는 해외의 입증된 첨단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전장 상황을 실시간 가시화하고 표적을 자동 식별·추천하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조기 구축한다. 이와 동시에 민감도와 보안 등급이 상이한 여러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단일 체계에서 유기적으로 제어하는 차세대 플랫폼인 'AI 오케스트레이터'를 구축하여 데이터 주권을 확립하고자 한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외부 침해로부터 안전성을 보장하는 군사 전용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하이브리드 인프라인 '고기밀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를 도입하고, 방위정보통신인프라(DII)의 대역폭과 물리적 항재밍 성능 강인화에 478억 엔을 배정하였다. 2) 비대칭 무인 자산(UxV)의 다영역 확충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적에게 불균형적인 비용을 전가하는 '세계 최고의 무인 자산 운용 조직'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공중 영역에서는 해상자위대의 광역 감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중고도 체공형 UAV인 MQ-9B 시가디언 17기를 2,922억 엔에 일괄 조달하며, 함재형 소형 UAV(36억 엔), 수직이착륙(VTOL) 중역 UAV(87억 엔), 표적정보수집 무인기(113억 엔)를 함께 확보한다. 공격 수단으로는 자폭 공격을 통해 적 병력과 장갑차량을 무력화하는 소형 공격용 UAV(I·II·III형, 363억 엔) 및 적 무인기를 직접 타격하는 요격용 UAV(76억 엔)를 대량 도입한다. 해상 및 수중 영역에서는 다목적 무인수상정(USV)과 더불어 장시간 잠항하며 대잠·대함 공격 및 기뢰 수색을 은밀히 수행하는 공격형·경계형 무인잠수정(UUV) 전력을 구축하며, UUV에서 원거리 스탠드오프 유도탄을 직접 투발할 수 있는 확장 모듈 연구를 진행한다. 지상 영역에서는 도서 지역 물자 수송과 감시·경계를 담당하는 범용 소형 UGV 개발에 95억 엔을 투입한다. 3) 원거리 스탠드오프 방위능력(반격 능력)의 고도화 상대방의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침공 전력을 격멸하고 헌법상 허용된 자위권 범위 내에서 적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반격 능력'을 완성하기 위해 대규모 유도탄 전력이 조달된다. 주력 지대함 타격 체계인 12식 지대함 유도탄 능력향상형(사거리 1,000km 이상)의 함정 발사형(562억 엔) 및 공중 발사형(345억 엔) 양산이 본격화되며, F-2 전투기 10기에 공중 발사형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기체 개수(128억 엔)를 추진한다1. 또한 신형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인 25식 지대함 유도탄(1,575억 엔)과 도서 방어용 25식 고속활공탄(361억 엔)의 양산 조달을 개시한다. 차세대 억제 전력으로서 음속의 5배 이상으로 활공 비행하는 극초음속 유도탄 양산 취득(1,673억 엔) 및 성능확인 시험(142억 엔)을 집행하며, 적의 선제타격으로부터 생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중 발사형 극초음속 유도탄' 개발과 잠수함 탑재용 수직발사관(VLS) 연구(480억 엔)에 착수한다1. 고비용 첨단 미사일을 보완하기 위한 저원가 스탠드오프 미사일 및 정밀 유도 UAV의 국산 개발도 병행되며,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호위함 개조 탑재(11억 엔), F-35A용 JSM(180억 엔), F-15J용 JASSM(53억 엔) 등 해외 유도탄 조달도 지속된다. 4) 영역횡단 작전 및 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 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 분야에서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변칙 궤도 탄도미사일, 저고도 순항미사일, 소형 드론 군집 등 복합 공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센서-네트워크-슈터를 단일 체계로 통합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방공지휘통제시스템인 '차세대 JADGE'(412억 엔)를 정비하고, 탄도탄 요격 능력이 향상된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개선형) 능력향상형(626억 엔), 패트리어트 PAC-3 MSE 성능향상(656억 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ASEV) 전력화 시험 준비(689억 엔)를 진행하며, 미일 공동 HGV 활공단계 요격체(GPI) 개발을 지속한다. 대드론 방어 수단으로는 기관포, 유도탄, 레이저를 복합 운용하는 근거리 대공 시스템(CRADS)과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 대드론 무기 개발을 추진한다. 우주 영역에서는 우주 영역 파악(SDA) 위성 2호기 정비와 극초음속 무기를 우주 궤도에서 직접 탐지·추적하는 고정밀 적외선 센서 연구를 개시하며, 기라메키 후속 차기 방위통신위성 정비(59억 엔) 및 다국간 항재밍 위성통신망(PATS) 접속 장비(152억 엔)를 확보한다. 사이버 영역에서는 2026년 제정된 사이버대처능력강화법에 따라 침해 징후 발생 시 공격자의 인프라에 사전 접근하여 무력화하는 '액세스·무해화 조치' 능력 구축(308억 엔)에 착수한다. 아울러 방위보안게이트웨이(DSG) 기능 강화(509억 엔), 상시 위협 추적 체계인 스렛 헌팅(Threat Hunting, 60억 엔), 전 장비 수명주기에 걸친 위험관리프레임워크(RMF, 247억 엔)를 적용한다. 전자전 영역에서는 적 방공망을 원거리에서 마비시키는 스탠드오프 전자전기 2단계 개발(440억 엔)과 24식 대공전자전장치(29억 엔) 획득을 진행한다. 3. 장기전 대비 지속성·강인화 및 태평양·해상교통로 방위 태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교훈을 수용하여, 일본 열도의 지리적 분절성과 해양 고립성을 극복하고 무력 분쟁 발생 시 전투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 시설 및 보급망 구축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다. 1) 탄약·연료 비축 및 수송 체계 강화 정밀 유도탄 및 기본 화력 탄약의 비축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155mm 정밀포탄, 23식 함대공·공대함 유도탄, AIM-120, AAM-4B, AARGM-ER 등을 대량 취득하며, 난세이 제도를 포함한 전국 주요 기지에 화약고를 신설·증설하는 데 1,401억 엔을 계상하였다. 수송 체계 면에서는 C-2 수송기, UH-2 다목적 헬기, KC-46A 공중급유기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민간 선원 부족에 대응하여 인공지능 자율운항 기술을 탑재한 군수 수송 선박 도입 연구에 착수하였다. 또한 민간 PFI 선박 활용(26억 엔)과 함께 2026년 창설된 육·해·공 합동 '해상수송군'에 소형 수송함(LCU) '아마츠소라' 및 '아오조라'를 배치하여 도서 지역에 대한 기동 전개 역량을 완성하였다. 장비 가동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스터빈 기관과 대잠헬기(SH-60K/L) 정비에 성과기반군수지원(PBL) 포괄계약 방식을 전면 확대하였다. 2) 군사 시설 강인화 및 생존성 극대화 적의 정밀 탄도·순항미사일 공격 및 전자기펄스(EMP) 공격에 대비하여 주요 사령부 시설을 심층 지하화하고 차폐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에 548억 엔을 배정하였다. 전투기 방호를 위한 강화형 항공기 엄체호(콘크리트 방호 유개호) 신축과 기지 침투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호 장비 도입(38억 엔)도 병행된다. 후방 지원 인프라로는 큐슈보급처 오키나와지처 신설, 사세보 사키베히가시 지구 및 구레 복합방위거점 정비, F-35 수용 시설 확충 등 신규 기지 건설에 3,334억 엔을 투입하며, 노후 군사시설의 내진 강화 및 방호력 개선에 5,495억 엔을 투입한다. 3) 태평양 및 해상교통로(시레인) 원거리 방위 중국 해군 항공모함 전단의 서태평양 진출 빈도가 급증(2022년 연 2회/함재기 출격 320회에서 2025년 연 5회/출격 1,460회로 증가)함에 따라, 종래 방어 공백 지대였던 태평양 외해 방어선을 새롭게 정비한다. 오가사와라 제도와 난세이 제도의 외곽인 기타다이토지마(北大東島)에 이동식 고정밀 경계관제레이더 기지를 신설하고, 전략 요충지인 이오지마(硫黄島)의 항만 하역 시설을 현대화하여 전략적 중간 기지로 육성한다. 외해 전력 투사를 위해 단거리수직이착륙(STOVL)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이즈모급 다목적 호위함(이즈모, 카가)의 비행갑판 내열화 및 유도 장비 개조(30억 엔)를 지속 집행한다. 아울러 장기 해상 초계 임무를 수행할 신형 FFM 호위함, 차세대 OPV 초계함, 타이게이급 잠수함, 대형 군수지원함(AOE, 1,441억 엔), 음향측정함(AOS, 721억 엔) 건조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4. 방위생산 및 기술 기반 강화와 방위산업 육성 정책 일본 방위성은 '생산력이야말로 억제력의 핵심'이라는 기조 아래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구조적 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1) 국유시설 민간운영(GOCO) 제도 도입 및 산업 재편 지원 민간 방산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생산 라인 철수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형 GOCO(Government-Owned, Contractor-Operated) 제도를 전면 도입한다. 민수용 전환이 불가능하고 초기 시설 투자 부담이 큰 중요 탄약 및 유도탄 제조 시설을 정부 재정으로 직접 취득한 뒤, 관리를 민간 방산 기업에 위탁하여 상시 생산 역량을 보장하는 구조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중심의 방산 부문 통합과 중소 협력업체 간의 사업 재편을 유도하기 위해 방위산업 재편 전용 정부 출자 제도를 신설하고, 방위생산기반강화법에 근거한 제조 공정 효율화 및 보안 강화 지원 사업(539억 엔)을 확대 집행한다. 2) 방위장비 이전(수출) 촉진 체계의 일원화 정부 주도의 무기 수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방위장비이전 원활화 기금'에 400억 엔을 추가 출연하고, 방위장비청과 민간 기업 사이에서 수출 금융 지원, 기술 라이선스 관리, 상대국 수요 발굴을 일괄 전담하는 '국가 관여 담보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이 공공 법인은 국내 생산 기반 강화, 장비 이전 추진, 방위 혁신 촉진이라는 세 가지 핵심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3) 첨단 듀얼유스 R&D 및 차기 전투기(GCAP) 공동개발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추진 중인 6세대 차기 전투기(GCAP)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조약 기반 국제기구인 GIGO(GCAP International  Government Organisation)에 대한 출연금을 포함하여 2,340억 엔(사항요구 별도)을 배정하였으며, 전투기와 연동하여 자율 교전 및 전자전을 수행할 '협업무인기(CCA)' 연구개발(97억 엔)을 본격화한다. 파괴적 국방 신기술 발굴을 위해 국립연구개발법인 및 대학 내에 보안 인프라를 갖춘 '방위연구기반'을 정비하고, 기술 스타트업의 군사 분야 진입을 유도하는 '디펜스테크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과 민간 방산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출자 펀드를 신설한다. 세부 연구 과제로는 기존 질화갈륨(GaN)을 능가하는 고열전도·고내열 특성의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차세대 사격통제 레이더에 적용하는 기술, 무인잠수정(UUV)용 수중 다중임무 모듈 및 무선 급전 기술, 양자 자기 센서를 활용한 드론 탑재형 대잠 탐지 기술 연구 등이 포함된다. 5. 자위대 인적 기반 강화 대책 및 조직 개편 사항 저출산으로 인한 모병난 속에서 부대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위관 처우의 근본적 개선과 함께 전략 지휘부 중심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조직 개편 및 인적 기반 분야 제도적 변화 및 추진 내용 관련 예산 및 규모 자위관 처우 및 복지 혁신 독자 급여체계 개편, 병영 전원 독방화,  통신 인프라 확충 · 영내 생활관·청사 개수 (6,709억 엔) · 관사 정비 및 노후화 대책 (669억 엔) · 급식 단가 인상 및 질적 개선 (443억 엔) 퇴직 자위관 및 가족 지원 퇴직대원 취업 알선 및  긴급 보육 지원 체계 일원화 · 퇴직자위대원·가족지원청(가칭) 신설 추진 · 임시 보육(베이비시터) 지원 (4억 엔) 군종 명칭 변경 및 우주 통합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공식 전환 · 후추·호후키타 우주작전단 전력화 완료 · 우주자위대 전용 예비자위관보 제도 신설 통합지휘체계 구축 통합작전사령부(JOC) 지휘통제 시스템 본격 가동 · 육·해·공 3자위대 작전 지휘 일원화 · 통작사 지휘소 의사결정 체계 구축 방위 행정 및 획득 기구 개편 방위성 내부부국 국(局) 신설 및 획득 전문화 · 후방지원·위생·국제협력 전담 국 신설 추진 · 방위장비청 내 '위성개발실' 신설 1) 자위관 처우 및 복무 환경의 근본적 개편 일반 공무원 보수 체계에서 벗어나 위험 근무 및 야전 복무 특성을 반영한 '자위관 독자 급여체계' 개편을 사항요구로 추진한다. 영내 복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다인실 침상을 전원 1인 1실 개인 격실로 개조하고 부대 내 무선랜(Wi-Fi)을 가설하는 등 생활관 정비에 6,709억 엔을 투입하며, 노후 관사 정비에 669억 엔, 급식 질적 개선을 위한 단가 인상에 443억 엔을 투입한다. 함정 승조원의 복무 기피를 해소하기 위해 기항지 정박 중 선체 정비 및 부식 적재 업무를 민간에 외주화하고, 승조원에게 민간 호텔 숙박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한다(12억 엔). 아울러 퇴직 군인의 생애 설계를 지원하고 순직·부상 장병과 유가족을 포괄적으로 예우하기 위해 총리 직속 외청급 기구인 '퇴직자위대원·가족지원청(가칭)'의 설립을 추진한다. 2) 군종 명칭 변경 및 통합지휘체계 개편 항공자위대는 우주 영역 작전 임무를 법제화함에 따라 '항공우주자위대'로의 공식 명칭 변경을 완료하고, 후추 및 호후키타 기지에 우주작전단을 정규 편성하며 우주 전문 예비자위관보 제도를 도입한다. 또한 통합막료장이 수행하던 군사 보좌와 부대 작전 지휘를 분리하여, 2025년 창설된 통합작전사령관이 육·해·공 3자위대를 상시 통합 지휘할 수 있도록 지휘통제 네트워크 연계를 완료한다. 2027회계연도 말 기준 상비자위관 정원은 24만 7,154명을 유지하되 모병 홍보 예산을 확충하며, 행정 및 획득 정책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무관·기재관 정원은 602명을 증원 요구하여 순증 360명(총 2만 1,706명)을 확보한다. 방위장비청 내에는 군사위성 획득을 전담할 '위성개발실'을 신설한다. 6. 미일동맹 고도화 및 다자간 안보 협력 네트워크 확장 2027회계연도 예산은 미일동맹의 통합 억제력을 최고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및 남태평양을 포괄하는 다자간 안보 네트워크를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1) 주일미군 재편 및 동맹 강인화 예산 주일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지원하는 '동맹 강인화 예산(주둔경비 분담금)'으로 총 2,300억 엔을 계상하여 미군 군속 노무비(1,517억 엔), 광열수도비(133억 엔), 훈련 이전비(14억 엔) 및 항공기 엄체호 등 제공 시설 정비(301억 엔)를 보증한다. 주일미군 재편과 관련해서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Guam) 이전 사업,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대체 기지 건설, 미 항모 함재기 야간 이착륙 훈련장인 마게시마(馬毛島) 자위대 복합 기지 건설 공사를 차질 없이 집행한다. 특히 주일미군사령부의 '통합군사령부' 승격 개편에 맞추어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와 미군 간 연합작전조정센터(JOAC)를 운용함으로써 연합 기획 및 C4ISR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한다. 2) 인도·태평양 다자 안보 네트워크 전개 육상자위대와 미 해병대 간 연합 도서 탈환 훈련인 '레졸루트 드래곤(Resolute Dragon)'과 미일 연합지휘소연습(YS)의 실전성을 높인다. 호주 및 필리핀과의 상호접근협정(RAA)을 기반으로 자위대의 현지 순환 전개 훈련을 정례화하며, ADMM-Plus 해양안보전문가분과 공동의장국(필리핀과 공동) 활동, '비엔티안 비전 2.0'에 기초한 동남아 국가 군 역량 구축 지원,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 인도·태평양 파견(IPD) 기동 훈련을 확대 전개한다. 7. 한국 안보·국방 정책에 대한 시사점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 개산요구는 일본이 전후 70여 년간 고수해 온 평화헌법 제9조 기반의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실질적으로 탈피하고, 공격과 방어를 겸비한 역내 능동적 군사 강국으로 복귀했음을 공포하는 군사전략적 분기점이다. 과거 미군이 타격을 맡는 '창'의 역할을 수행하고 자위대가 방어를 맡는 '방패'의 역할에 국한되었던 전통적 안보 구도는, 일본이 사거리 1,000km 이상의 독자 타격 수단과 통합방공망, 작전통제 사령부를 구축함으로써 '자위대 스스로 창과 방패를 겸비하는 체제'로 구조적 진화를 완료하였다. 1) 동북아 안보 지형의 구조적 변화와 진영화 가속 일본이 서남 제도와 태평양 방면에 배치하는 극초음속 유도탄, 장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 F-35A/B 스텔스 비행단,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은 중국의 제1도련선 진출을 억제하는 강력한 대중국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력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해·공군 연합 초계 활동 강화를 촉발하고 북한의 전략 전술 핵·미사일 실전 배치를 가속화하는 역내 군비 경쟁의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를 심화시키며,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냉전 구도를 구조적으로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2) 한반도 유사시 반격 능력 발동과 영토 주권의 상충 일본의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직접적인 법적·작전적 파장을 미친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무력 공격 징후를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립위기사태'로 규정하고,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에 근거하여 북한 내 미사일 발사 기지와 지휘 시설을 대상으로 반격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적 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3조가 명시하듯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정의되므로, 북한 지역에 대한 어떠한 군사적 타격도 대한민국 정부의 명시적 사전 동의 없이는 영토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본 자위대가 독자적인 판단이나 미일 지휘계통만을 경유하여 북한을 타격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반격 능력 행사에 대한 '한국의 사전 승인 및 거부권(Veto)'을 미일 양국과의 다자 안보 협의를 통해 제도적·외교적으로 강문화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통합작전사령부(JOC), 한미연합사령부 간에 실시간 표적 분격 및 킬체인 충돌 방지를 위한 작전적 조율 체계 마련이 불가피하다. 3) 한국 국방 정책 및 방위산업에 대한 정책적 제언 첫째, 대공·미사일 방어 체계와 비대칭 타격 역량의 재설계가 요구된다. 일본의 극초음속 무기와 고속활공탄 배치는 동해 및 대한해협 일대의 작전 환경을 극도로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군은 한국형 3축 체계(Kill Chain, KAMD, KMPR)의 대응 템포를 초정밀·초고속화하는 동시에, 일본이 선도적으로 개발 중인 복합 근거리 대공 시스템(CRADS)이나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와 같은 저비용 고효율 대드론 복합 요격 체계를 조기에 국산화하여 방공망의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방위산업 수출 시장에서의 체계적인 경쟁 및 협력 대응이 필수적이다.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 통제를 대폭 완화하고 400억 엔 규모의 수출 기금과 전담 법인을 통해 국가 주도의 무기 이전을 본격화함에 따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과의 경합이 격화되고 있다. 호주 해군 차기 호위함 사업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향후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주요 전략 시장에서 신형 함정, 차세대 잠수함, 항공 플랫폼을 둘러싼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될 것이다. 일본 방위산업은 장기간의 내수 조달로 인해 가격 경쟁력과 양산 속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국에 비해 열세를 보이지만, 기초 소재, 정밀 부품, 첨단 센서(다이아몬드 반도체, 고내열 복합재 등) 기술력과 서방 선진국(영국, 이탈리아 등)과의 글로벌 공동개발 네트워크에서는 독보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우수한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기 역량, 현지 MRO 연계 능력을 레버리지 삼아 체계 완성품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한편, 차세대 핵심 방산 소재·부품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는 일본과의 상호 보완적 분업 및 기술 협력을 모색하는 투트랙(Two-Track) 산업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셋째, 병력 감축 위기에 직면한 국방 인력 정책에 대한 벤치마킹이 시급하다. 극심한 병역 자원 급감에 직면한 한국군의 입장에서 일본 자위대가 추진 중인 자위관 독자 보수체계 개편, 병영 생활관의 전면 1인 1실화, 군수·수송 지원의 민간 외주화(GOCO 및 PFI 활용), 총리 직속 '퇴직자위대원·가족지원청' 설립 구상은 초급·중간 간부 처우 개선과 군 복무 매력도 제고를 위한 유용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국방부 역시 군 인력 구조의 질적 전환과 국방 시설의 민군 복합 운영을 위한 과감한 제도 개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26년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분석 및 시사점

2026.09.14 조회수 63

2026년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분석 및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2026년 정상회의 개최 개요 및 다자외교 지형 2026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인도 뉴델리의 바랏 만다팜(Bharat Mandapam) 국제회의장에서 제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06년 유엔 총회를 계기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외교장관 회담이 출범한 지 20주년을 기념하는 시점에 열렸으며, 인도는 2012년, 2016년, 2021년에 이어 2026년 1월 1일 자로 네 번째 의장국 지위를 수임하였다. 인도는 "회복력, 혁신, 협력 및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축(Building for Resilience, Innovation, Cooperation and Sustainability)"을 공식 표어로 내걸고, 전 세계 30개 도시에서 400여 차례의 각료급·실무 회의를 주재하며 논의의 틀을 다져왔다. 구분 주요 세부 내용 행사 공식 명칭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 (18th BRICS Summit) 개최 일시 및 장소 2026년 9월 12일(토) ~ 13일(일),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의장국 및 주재자 인도 (의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공식 의제 슬로건 Building for Resilience, Innovation, Cooperation and Sustainability 정회원국(11개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공식 파트너국(10개국) 벨라루스, 볼리비아, 쿠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태국,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주요 국제기구 대표 유엔(UN),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신개발은행(N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 사우디아라비아는 공식 회원 명단에 등재되어 있으나 대외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외교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함. 외교적 측면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복합적인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실질적인 다자간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시험대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재한 본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비 아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등이 대거 참석하였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인도 방문은 2019년 맘말라푸람 비공식 정상회담 이후 7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양국 국경 분쟁 지역(LAC)의 긴장 완화 및 양자 경제 협력 정상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브라질은 국내 대선 일정으로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장관이 대리 참석하였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정회원 지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파이살 빈 파르한 외교장관을 파견하여 실무적 균형을 취했다. 회의 직전인 9월 11일에는 비즈니스 포럼과 37개 첨단 딥테크 기업이 참가한 '바랏 이노베이츠(Bharat Innovates)' 전시회가 병행 개최되어 경제·기술 협력의 추진력을 제공하였다. 2. 핵심 의제 분석 및 제도화 동향 회원국 외연 확장과 파트너국 제도의 체계화 브릭스는 2024년 1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정식 가입에 이어 2025년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를 정회원으로 맞이하며 거대 신흥 경제 연합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단기간에 정회원 수가 급증하면서 만장일치 합의제 기반의 정책 결정 구조가 경직될 위험에 직면하자, 브릭스는 외연 확장과 의사결정 효율성을 조율하기 위한 제도적 해법으로 '파트너국(Partner  Country)' 제도를 정식 가동하였다. 2026년 뉴델리 정상회의에서는 벨라루스, 볼리비아, 쿠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태국,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10개국이 파트너국 자격으로 공식 회기에 참여하였다. 파트너국 제도는 정회원국과 같은 전면적인 거부권이나 합의 권한은 부여하지 않되, 분과별 장관급 회의, 실무 작업반(Working Groups), 신개발은행(NDB) 프로젝트, 통상 협력 플랫폼에 동등한 자격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중견국들을 이탈 없이 포섭하면서도 블록 내부의 의사결정 마비를 차단하려는 이중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국경 간 결제 인프라의 다변화 및 상호운용성 확보 국제금융 부문에서 회원국들은 기존의 서방 중심 통화 질서(SWIFT 및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실용적인 결제 인프라 다변화에 집중하였다. 과거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단일 '브릭스 공용 통화' 구상은 회원국 간 거시경제 기초체력 격차, 자본 이동 통제 수준의 이질성, 환율 정책 차이 등으로 인해 공식 의제에서 배제되었으며, 대신 기술적·제도적 실행이 가능한 결제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었다. 정상회의는 '브릭스 결제 태스크포스(BRICS Payment Task Force, BPTF)'의 실무적 진전을 정식 승인하고, 각국의 독자적 금융 통신망(인도의 UPI, 중국의 CIPS, 러시아의 SPFS 등)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계하는 기반 구축을 가속화하기로 하였다. 또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한 양자 간 직접 결제 통로를 넓히고, 비회원국과의 교역에서도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을 높여 환 변동성 위험과 환전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는 서방의 일방적 금융 제재에 노출된 취약성을 완화하고 대안 결제망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현실주의적 조치로 해석된다. 신개발은행의 대출 다변화와 개발금융 인프라 확충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이끄는 신개발은행(NDB)은 서방 주도의 브레턴우즈 체제(IMF, 세계은행)를 보완하는 대안적 다자개발기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였다.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는 NDB가 회원국들의 국가 채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로컬 통화 대출(Local-currency Financing)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명시적으로 권고하였다. 미 달러화 차관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외환보유액 고갈 및 통화 가치 절하 압박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인도 의장국의 주도 아래 '브릭스-NDB 지식 포털(BRICS-NDB Knowledge Portal)'이 공식 출범하여 인프라 투자 평가, 사회간접자본 개발, 공공-민간 파트너십(PPP) 추진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아울러 장기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신규 투자 플랫폼(New Investment Platform)' 창설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으며, 서방 재보험사들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 부과 및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브릭스 자체 재보험·보험 연합 생태계 구축 방안도 구체적인 실무 과제로 채택되었다. 에너지·공급망 주권 보호 및 신흥 디지털 기술 거버넌스 에너지 및 핵심 원자재 공급망 영역에서는 생산국과 대형 소비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새로운 통상 안보 프레임워크가 모색되었다. 세계 주요 원유·가스 수출국(러시아, 이란, UAE, 사우디)과 핵심 소비국(중국, 인도)이 결합된 에너지 구도 속에서, 참가국들은 서방 선진국 주도의 급진적인 에너지 전환 일정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였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가 상당 기간 기저부하로 유지되어야 함을 확인하는 '질서 있고 공평하며 포용적인 에너지 전환' 원칙을 정립하였다. 동시에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필수적인 리튬,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공급망에서 자원 보유국의 주권적 가공·수출 통제권을 인정하는 협력 원칙이 재확인되었다. 신흥 기술 및 산업 혁신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거버넌스가 핵심으로 부상하였다. 회원국들은 서방 빅테크가 설정하는 독점적 AI 규범을 지양하고, 개도국의 접근권과 신뢰성, 에너지 효율성이 보장되는 개방적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인도의 디지털 신분증 및 전자 결제 모델을 바탕으로 한 DPI 솔루션 저장소를 브릭스 차원으로 확장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 제조 역량을 지원할 '브릭스 산업역량 인도 센터'와 국경 간 스타트업 투자를 촉진할 '브릭스 인큐베이터 네트워크' 및 '스타트업 혁신 펀드' 설립에 뜻을 모았다. 3. 뉴델리 선언의 핵심 합의와 지정학적 성과 2026년 9월 12일 브릭스 지도자들은 140개 항으로 구성된 포괄적 합의 문서인 '뉴델리 선언(New Delhi Declaration)'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선언문은 정치·안보, 경제·금융, 문화·인적 교류라는 전통적 3대 협력 축을 공고히 하는 한편, 다극화 질서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실질적 이익을 대변하는 전략적 방향성을 구체화하였다. 핵심 합의 분야 뉴델리 선언의 주요 조항 및 실질 합의 내용 국제 거버넌스 개혁 • 유엔 헌장 기반의 다자주의 수호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구조 개혁 촉구 •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인도와 브라질의 안보리 내 확대된 역할 수행을 공식 지지 • IMF 제16차 쿼터 일반검토(GRQ의 조속한 발효 및 제17차 GRQ를 통한 신흥국 지분율의 실질적 상향 요구 일방주의 조치 규탄 • 유엔 안보리 승인 없는 일방적 강제 조치 및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전면 규탄 • WTO 규범에 위배되는 일방적 관세 장벽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녹색 보호주의 조치 강력 반대 • WTO의 2단계 구속력 있는 분쟁해결체제 및 상소기구 기능의 즉각적 복원 요구 중동 및 지역 분쟁 • 가자지구 내 영구적 휴전과 인도주의적 구호 보장,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지지 •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국제 해상 운송로의 안전 보장 및 민간 상선·선원 공격 규탄 •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개별 회원국의 상이한 입장을 존중하며 평화적 중재 및 외교적 대화 환영 국제 대테러 공조 • 테러리즘에 대한 무관용 원칙 및 정치적 이중 잣대 배격 천명 • 2025년 4월 22일 발생한 잠무-카슈미르 파할감(Pahalgam) 테러 공격을 공식 문서에 적시하여 강력 규탄 공동 경제·통상 인프라 • 브릭스 결제 태스크포스(BPTF)를 통한 국가 간 결제 시스템 상호운용성 고도화 • NDB의 현지 통화 조달·대출 확대 및 식량 안보 보장을 위한 '브릭스 곡물 거래소' 설립 추진 • 브릭스 인큐베이터 네트워크 및 스타트업 혁신 펀드 도입을 통한 신기술 공급망 강화 이번 선언문 채택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6년 5월 개최된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이란 군사적 충돌 및 중동 정세를 둘러싼 이란과 UAE의 극심한 입장 차이로 인해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뉴델리 정상회의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안보,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 수위, 우크라이나 전쟁의 표기 방식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그러나 의장국인 인도는 서방과의 관계 단절을 원치 않는 실용주의 진영과 서방 제재에 직접 노출된 수정주의 진영 사이에서 절묘한 절충안을 도출하였다. 그 결과, 중동 사태에 대해서는 특정 국가명을 일방적으로 규탄하는 대신 '최대한의 자제', '민간인 및 원자력 안전 시설 보호', '항행의 자유 보장'이라는 규범적 언어로 합의를 이루어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특정 침략자를 명시하지 않고 "각국의 상이한 입장을 확인하고 중재 노력을 환영한다"는 수준으로 균형을 잡았다. 동시에 인도는 자국의 오랜 안보 현안이었던 국경 간 테러 지원 및 은신처 제공 금지 문제를 강력히 관철하며 2025년 파할감 테러 규탄 문구를 선언문에 수록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4. 대서방·G7 역학 관계와 다자주의 질서의 재편 제18차 정상회의를 거치며 확장 브릭스는 전 세계 인구의 48.7%, 구매력평가(PPP) 기준 글로벌 국내총생산의 약 35% 이상, 글로벌 석유 매장량의 30%를 관할하는 거대 지경학적 실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양적 팽창은 G7 중심의 서방 주도 국제 질서와 경쟁하면서도 공존해야 하는 복합적 역학을 형성하고 있다. 비교 항목 브릭스 (BRICS+ 및 파트너국) 주요 7개국 진영 (G7 및 서방 동맹) 국제 질서 비전 다극화 질서, 주권 불간섭, 개도국 중심 거버넌스 개혁 규칙 기반 국제 질서 수호,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 가치 보호 지경학적 자산 거대 인구, 전통 에너지, 배터리·광물 공급망 장악 첨단 하이테크 원천 기술, 글로벌 금융 자본, 기축통화 패권 금융·통상 수단 로컬 통화 결제, CBDC 브릿지, NDB 다자금융 SWIFT 결제망 통제, IMF·세계은행 기반, 달러화 네트워크 체제적 구조와 약점 중·인 국경 대립 등 회원국 간 이질성 및 전략적 파편화 가치 공유 기반의 높은 정책 결속력, 상대적 인구·성장률 둔화 브릭스 내부에는 상이한 두 가지 전략 노선이 교차하고 있다. 한 축은 러시아, 이란, 그리고 이들을 전술적으로 엄호하는 중국이 주도하는 '수정주의적 대항 노선'으로, 브릭스를 서방 금융 제재와 정치적 압박을 분쇄하는 지정학적 투쟁의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 반대편 축은 인도, 브라질, 남아공, 인도네시아, UAE 등이 견지하는 '비동맹 다변화 노선'이다. 이들 국가는 서방과의 경제적·기술적 협력을 포기할 수 없으며, 브릭스를 진영 대결의 진지가 아니라 서방 중심의 거버넌스를 압박하여 자국의 국익과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외교적 헤징(Hedging) 플랫폼'으로 인식한다. 인도의 2026년 의장국 수임은 이러한 두 노선 사이에서 '중간 지대 점유(Owning the middle)'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인도는 미국과의 쿼드(Quad)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브릭스 내부에서 반서방 편향을 억제하고 실질적인 다자 경제 협의체로의 기능적 진화를 이끌어냈다. 이는 국제 질서가 과거 냉전과 같은 단일 양극 대결 구도로 회귀하기보다는, 개별 이슈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다극화된 분절성(Fragmented Multipolarity)'을 띠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5. 한국의 통상 환경 및 대외 전략에 미치는 시사점 브릭스의 질적·양적 확장은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고 핵심 원자재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전략적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와 핵심 광물을 무기화할 수 있는 자원 통제력이 브릭스에 집중되고, 무역 결제망의 탈달러화 실험이 확산됨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정교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 원자재 및 에너지 공급망의 양자적 헤징 전략 브릭스+가 리튬, 희토류, 니켈 등 2차전지 및 전기차 산업의 핵심 광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통제권을 강화함에 따라, 자원 민족주의의 제도화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브릭스 블록 전체와의 집단적 교섭에 매달리기보다는, 실리주의 성향이 강한 온건 회원국들과의 양자 협력을 대폭 심화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와의 니켈 가공 밸류체인 연계, 브라질과의 리튬 자원 개발, UAE 및 사우디와의 원유·수소 공동 저장 및 공급 계약을 다변화함으로써, 다극화 블록의 자원 무기화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선택적 양자 완충망'을 구축해야 한다. 국경 간 결제망 다변화 및 규범 상충 컴플라이언스 체계 정비 브릭스 회원국들이 BPTF를 매개로 현지 통화 결제망과 독자적인 금융 전산망을 연계함에 따라, 향후 글로벌 사우스 신흥국들과의 교역에서 제3국 통화 결제 요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브릭스 회원국들의 통화 스와프 네트워크 확대와 디지털 화폐 브릿지 추진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국내 수출입 기업들이 거래 통화 다변화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환 변동성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정책 금융 지원망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서방의 대중·대러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와 브릭스의 반제재 규범이 상충하는 영역이 늘어날 것이므로, 현지 진출 기업들이 규범적 샌드위치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민관 합동 수출통제 및 금융 거래 컴플라이언스 가이드라인을 최신화해야 한다. 사안별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를 통한 외교 공간 창출 한국 외교는 브릭스를 서방의 대척점에 선 적대적 단일 블록으로 간주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해야 한다. 브릭스 내부에서도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UAE 등은 다자주의 개혁과 실리 추구를 목표로 서방과의 연계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자유주의 가치 연대를 유지하되,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 국가들과 특정 기능 분야에서 결합하는 '사안별 소다자주의' 외교를 적극 전개해야 한다. 인도가 주도하는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표준화 작업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동남아 및 아프리카 시장에서 스마트 제조, 디지털 헬스케어, 차세대 모빌리티 등 기술 기반의 공동 협력 모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자개발은행 조달 시장 참여 및 인프라 협력 다각화 신개발은행(NDB)이 자본금 확충과 현지 통화 대출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를 흡수함에 따라 관련 프로젝트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 참여 및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다자개발금융 참여 역량을 기반으로, NDB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시티, 친환경 수자원 관리 등 한국 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NDB 자금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입찰할 수 있도록 정책 금융 기관의 매칭 펀드 지원 및 지식 공유 플랫폼 연계 사업을 제도화해야 한다. 6. 결론 2026년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브릭스가 선언적 담론을 생산하던 초기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 통상·결제 인프라와 제도적 외연을 갖춘 대안적 지경학 협의체로 정착했음을 보여주었다. 회원국 간의 이질성과 국경 분쟁, 중동 정세를 둘러싼 내부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140개 항의 뉴델리 선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원동력은, 서방 일방주의 질서에 대한 구조적 저항감과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공통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에 요구되는 최우선 과제는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구조적 변화의 흐름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복합 외교'의 전개다. 전통적인 서방 동맹 축을 핵심 안보 자산으로 유지하면서도, 브릭스라는 통로를 통해 결집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의 다극화 질서 속에서 경제적·통상적 실리를 확보해 나가는 유연한 양면 전략이야말로 불확실한 지경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2026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분석 및 시사점

2026.09.14 조회수 44

2026년 상하이협력기구(SCO) 비슈케크 정상회의 분석 및 전략적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2026 비슈케크 정상회의 개최 배경 2026년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개최된 제26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Council of Heads of State)는 2001년 기구 출범 이래 25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 분기점에서 거행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2025-2026년 순번 의장국 수임 기간을 결산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주재하였으며, "SCO 25년: 지속 가능한 평화, 발전 및 번영을 위한 연대(25 Years of the SCO: Together for Sustainable Peace, Development  and Prosperity)"를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하였다. 회의는 비슈케크 시내 대통령 관저 복합단지 인근 14.7헥타르 부지에 신축된 '리스 오르도(Rys Ordo) 컨벤션 홀'에서 진행되었으며, 39,000㎡ 규모의 본관과 1,238석 규모의 쿠룰타이 회의장, 8개국 정상급 전용 숙소를 가동하며 유라시아 최대 다자회의의 외교적 위상을 과시하였다. 이번 회의에는 기존 10개 정회원국인 벨라루스, 중국, 인도,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이 전원 참석하였다. 이에 더해 'SCO 플러스(SCO Plus)' 및 초청국 자격으로 몽골,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집트, 베트남, 라오스, 토고 등 총 17개국 정상급 인사와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독립국가연합(CIS),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 아시아상호협력및신뢰구축회의(CICA) 사무총장들이 대거 집결하였다. 서방 진영에서는 미국의 중앙·남아시아 특사 세르지오 고르(Sergio Gor)가 외교적 참관을 위해 참석하는 등 유라시아 지정학의 세력 재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이 입증되었다. 정상회의 종료와 함께 키르기스스탄은 파키스탄으로 차기 2026-2027년 의장국 지위를 이양하였으며, 파키스탄은 차기 의제로 연계성과 혁신을 강조하고 라호르(Lahore)를 2026-2027 문화·관광 수도로 공식 발표하였다. 구분 주요 제원 및 운영 세부 사항 공식 회의명 제26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창설 25주년 기념 회의) 일시 및 장소 2026년 8월 31일 – 9월 1일 /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리스 오르도(Rys Ordo) 홀 의장국 및 주재자 키르기스스탄 공화국 /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대통령 공식 슬로건 "SCO 25년: 지속 가능한 평화, 발전 및 번영을 위한 연대" 참석 규모 10개 정회원국 정상, 7개 초청·확대국 정상급 인사, 유엔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 차기 의장국 파키스탄 (2026–2027년 회기, 정상회의 개최지: 이슬라마바드) 2. 비슈케크 선언 및 공식 합의 문서의 세부 내용 이번 정상회의는 기구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방대한 정책적 합의를 명문화하며, 단일 공동선언 외에 27건의 부속 문건을 포함해 총 28건의 공식 성과 문서를 최종 채택하였다. 정치·안보의 중추적 문서인 비슈케크 선언(Bishkek Declaration on the 25th Anniversary  of the SCO)은 다자주의 수호와 유라시아 전략적 안정, 그리고 기구 차원의 테러·분리주의·극단주의 등 이른바 '3대 악'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전면에 천명하였다. 특히 선언문은 유엔 헌장 및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경제 제재와 강압적 통상 조치에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였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엄중히 규탄하고, 2026년 2월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조의와 더불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기초한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재확인하였다. 제도적 관점에서 가장 상징적인 진전은 SCO 헌장 개정 의정서를 채택하여 기존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한정되었던 기구의 공식 및 실무 언어에 영어(English)를 정식 추가한 점이다. 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가입 이후 지속되었던 다자간 행정 비효율과 번역 지체를 해소하고, 글로벌 사우스 및 서방 국제기구와의 정책적 상호운용성을 확대하려는 실용적 제도 개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상들은 역내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항만 및 물류센터 개발 2026-2030 행동계획'을 인가하고, 신흥 안보 및 기술 패권 경쟁에 발맞추어 데이터센터 구축 및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협력 프레임워크를 승인하였다. 환경 및 지속가능성 영역에서는 'SCO 그린 기술 회랑(2026-2030)'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청정에너지와 친환경 기술 이전의 다자간 토대를 마련하였다. 합의 범주 공식 문서 명칭 핵심 협정 내용 및 전략적 지향점 제도·규범 혁신 SCO 헌장 개정 의정서 기구 공식·실무 언어에 영어(English) 추가 및 의사소통 효율화 행정 거버넌스 SCO 집행위원회 규정 사무국 조정 권한 강화 및 분야별 실행 메커니즘 제도화 통합 안보 기구 안보 위협·도전 대응 통합 센터 규정 테러·극단주의·초국가 조직범죄 일원화 지휘 조정 센터 신설 마약 통제 체계 마약퇴치센터 규정 및 2030 행동계획 아프간 국경 지대 합성마약 및 화학 원료물질 추적 공조 정보·사이버 국제정보보안 보장 행동계획 (2026–2028) 사이버 공간 내 데이터 주권 수호 및 디지털 안보 체계 연장 물류·인프라 항만·물류센터 개발 2026-2030 행동계획 유라시아 복합물류 허브 구축 및 디지털 세관 통관 간소화 신흥 기술 지역 데이터센터 및 AI 산업 발전 컨셉 서방 기술 제재에 대응한 역내 컴퓨팅 용량 확충 및 AI 응용 에너지·생태 그린 기술 회랑 2026–2030 프로그램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 설비 확충 및 환경 회복력 증진 글로벌 외연 SCO 사무국-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 MOU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 강화 및 비서방 거버넌스 외연 확장 3. 주요 회원국 정상의 핵심 발언과 전략적 이해관계 분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 전반을 통해 '100년 만의 대변혁' 속에서 일방주의와 헤게모니가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음을 경고하며, SCO가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의 선도적 추진축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시 주석은 발전 우선주의와 개방적 세계화를 견지하는 동시에 공동안보 환경을 조성하고 주권 평등에 입각한 협의 체계를 정착시키자는 4대 제안을 내놓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은 향후 3년간 100건의 과학기술 협력 프로젝트 추진, '국제 AI 응용 협력 센터' 설립 지원, 회원국 내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비용량 각 1,000만 kW 확충을 약속하였다. 또한 시 주석은 키르기스스탄과의 별도 양자 국빈 방문을 통해 '영구적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전격 체결함으로써 중앙아시아 내륙에 대한 배타적 외교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구 출범 25년 만에 SCO가 다극 질서의 강력하고 독립적인 구심점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며, 서방의 제재 포위망을 돌파하기 위한 실물 경제 데이터를 제시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2025년 기준 러시아와 SCO 회원국 간 무역 규모가 4,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상호 무역 결제에서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이 이미 98%를 상회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서방을 '제국주의의 포식자'에 비유하며 비판 수위를 높인 푸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글로벌 사우스와 아시아 국가들의 대표성이 대폭 보강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한편, 'SCO 개발은행' 설립을 강력히 촉구하여 서방 주도 금융망(SWIFT 등)을 우회할 비서방 독자 금융 인프라의 제도화를 촉진하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연설의 초점을 엄격한 반테러리즘 원칙 수호에 맞추었다. 모디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 일체의 정치적 '이중 잣대'를 배격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자금 지원, 인력 모집, 급진주의 전파, 은식처 제공으로 이어지는 테러 생태계 전반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였다. 이는 역내 테러 조직을 묵인·지원한다는 비판을 받는 파키스탄을 다자 무대에서 우회적으로 압박한 조치이다. 아울러 모디 총리는 역내 물리적 연계성 확충 사업이 개별 국가의 주권과 영토적 보전성을 조건 없이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파키스탄 통제 카슈미르(PoK)를 관통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다만 모디 총리는 회의장 안팎에서 시진핑 주석과 2020년 국경 충돌 이후의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짧은 회동을 가졌으며,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평화적 종식을 촉구하는 등 정교한 등거리 외교 노선을 구사하였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자국이 대테러 전쟁에서 9만 명 이상의 인명 손실과 1,5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감내했음을 역설하며 대인도 방어 논리를 전개하였다. 특히 샤리프 총리는 2025년 4월 파할감(Pahalgam) 테러 사건 이후 인도 측이 일방적으로 효력을 정지한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Indus Waters Treaty)을 정면으로 겨냥하여 "수자원이 무기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항변하였다. 중앙아시아 정상들의 경우, 카자흐스탄의 토카예프 대통령이 아스타나에 SCO 개발은행 본부를 유치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2035 운송 전략을 발표하였고, 키르기스스탄의 자파로프 대통령은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의 전략적 개통을 촉구하며 실물 인프라 유치 경쟁을 전개하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서방 군사 조치에 대한 회원국들의 연대 규탄을 이끌어내며 공동 무역보험망과 'SCO 에너지 컨소시엄' 창설을 제안하였다. 국가 핵심 전략 지향점 주요 의제 및 제안 조치 잠재적 갈등 및 대립 요소 중국 다극화 질서 주도 및 글로벌 사우스 규합 100대 기술 프로젝트, AI 협력센터,  친환경 발전망 인도의 견제 및 일대일로(BRI) 주권 침해 논란 러시아 대서방 제재 돌파 및 탈달러 금융망 제도화 SCO 개발은행 설립,  자국 통화 결제율(98%) 강조 우크라이나 장기전에 대한 회원국들의 외교적 부담 인도 전략적 자율성 확보 및 국가 주권 수호 대테러 이중잣대 철폐, 주권 존중 물류,  영어 공식화 CPEC 반대 고수 및 파키스탄과의 국경·수자원 충돌 파키스탄 대인도 억제력 확보 및 차기 의장국 위상 제고 CPEC 중심 연계성,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 복원 요구 대테러 책임 전가 및 인도와의 상호 외교적 공방 중앙아시아 내륙국 지리적 고립 탈피 및 개발금융 확보 CKU 철도망 건설,  아스타나 개발은행 본부 유치 개발은행 본부 입지 등을 둘러싼 역내 회원국 간 경쟁 이란 서방 군사·경제 압박 돌파 및 역내 생존선 확보 SCO 에너지 컨소시엄, 공동 무역보험,  탈달러 결제 중동 내 무력 분쟁 확산에 따른 역내 회원국 간 이견 4. 유라시아 안보 거버넌스의 제도적 진화와 구조적 모순 비슈케크 정상회의는 역내 안보 위협의 다변화에 대응하여 기구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안보 메커니즘 개편을 단행하였다1. 그 핵심은 기존 타슈켄트 소재 지역반테러구조(RATS)의 전통적 기능을 뛰어넘는 'SCO 회원국 안보 위협·도전 대응 통합 센터(Universal Centre  for Countering Challenges and Threats)' 설립 규정을 승인한 점이다. 이 센터는 과거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 등 이른바 '3대 악' 차단에 편중되었던 안보 협력의 틀을 초국가적 조직범죄, 합성 마약 유통, 사이버 테러, 통신 금융 사기 등 현대 비전통 복합 위협을 단일 지휘체계 내에서 총괄 조정하는 중앙 집중형 안보 플랫폼으로 진화시켰다.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의 마약 및 합성 원료물질 퇴치 행동계획과 마약퇴치센터 규정이 승인되어 아프가니스탄발 마약 자금의 불법 유통망을 사법 공조로 차단할 법적 근거가 정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정비에도 불구하고 SCO 안보 거버넌스는 회원국 간 구조적 불신으로 인한 깊은 균열을 노출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모순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규범적 적대 관계이다. 비슈케크 선언은 "테러 대응에 어떠한 이중 잣대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안을 채택하였으나, 인도는 이를 파키스탄 기반 테러 배후 세력을 겨냥한 외교적 무기로 활용한 반면, 파키스탄은 자국의 막대한 군사적 피해를 내세우며 인도 측의 압박을 반박하는 근거로 삼아 상반된 자의적 해석을 전개하였다. 또한 파키스탄이 정상회의 다자 석상에서 수자원의 무기화를 금지해야 한다며 인더스강 조약 복원을 공식 요구하자 인도가 즉각 주권적 안보 사안으로 맞서면서, 양자 분쟁이 다자 회의의 통합성을 훼손하는 구조적 병폐가 재연되었다. 대외 지정학적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회원국 간 이해관계의 불일치가 뚜렷하다. 선언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을 규탄하며 이란에 강력한 외교적 방패를 제공하였으나, 인도와 중앙아시아 주요국들은 미국 및 중동 주요국과의 안보 파트너십을 의식하여 선언 문구의 법적 구속력과 실행 조치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선언문을 통해 '다극 질서의 불가역성'을 부각한 반면, 서방과의 경제적 교류를 유지해야 하는 다수 회원국들은 개별 발언에서 평화적 대화와 영토 주권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기구 전체가 단일 안보동맹으로 결속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5. 경제·에너지 협력 및 독자 금융 결제망 구축과 쟁점 경제 및 금융 부문에서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 화두는 서방 주도의 국제금융망 통제에 대응한 '자국 통화 결제망 확충'과 'SCO 독자 금융 기구 설립'이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역내 교역 98% 이상의 현지 통화 결제율 달성은 비서방 국가 간 교역에서 탈달러화가 이미 실질적인 교역 규범으로 정착되었음을 입증한다. 이란과 벨라루스 역시 서방의 세컨더리 보이콧(제2차 제재)을 방어하기 위해 다자 통화 스와프 체계, 역내 무역·투자 재보험 기구 창설을 강력히 요구하며 금융 주권 확보를 위한 대안 메커니즘을 구체화하였다. 반면 수년간 논의되어 온 'SCO 개발은행' 설립은 회원국 간 자본 출자 비중과 본부 입지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최종 타결이 유보되었다. 카자흐스탄은 금융 특구 인프라를 보유한 아스타나를 본부 입지로 공식 제안하였으나,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역내 소국들은 대국 주도의 의사결정 독점을 우려하며 운영 지분 구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였다. 또한 중국 자본의 일방적 독주를 경계하는 인도의 미온적 태도 역시 조속한 은행 출범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질적 기구 출범의 실행 과제는 파키스탄 의장국 회기로 이양되었다. 물류 인프라 분야에서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망 착공이 역내 최대 성과로 부각되었으며, 선언문에 명시된 '항만 및 물류센터 개발 2026-2030 행동계획'을 통해 카스피해와 인도양을 잇는 복합 운송로 구축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란이 주창한 'SCO 에너지 컨소시엄'이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자원 부국의 지지를 얻으며 원유, 천연가스, 전력망의 역내 상호 연계 방안으로 논의되었고, 중국이 주도한 태양광·풍력 각 1,000만 kW 보급 계획과 연계된 '그린 기술 회랑' 프로그램이 승인되어 청정에너지 산업 생태계의 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분야 추진 프로젝트 및 제도 세부 내용 및 추진 현황 직면 과제 및 회원국 간 이견 금융 제도 SCO 개발은행 역내 독자 인프라 개발 및 산업 차관 제공 기구 아스타나 등 본부 입지 경합 및 지분 배분 이견 통화 결제 자국 통화 결제 메커니즘 현지 통화 정산 확대(러시아 교역 98% 달성) 위안화 편중 리스크 및 비기축 통화 환변동성 복합 물류 항만·물류센터 2026-2030 계획 CKU 철도 및 유라시아 내륙-해양 물류망 확충 인도의 CPEC 반대 및 표준궤 차이로 인한 비용 에너지 망 SCO 에너지 컨소시엄 구상 산유국-소비국 간 원유·가스·전력망 다자 연계 에너지 공급 가격 결정 방식 및 파이프라인 안보 친환경 기술 그린 기술 회랑 2026–2030 풍력·태양광 설비 2,000만 kW 확충 및 기술 공유 중국 신재생 부품·장비에 대한 기술 종속 심화 6. 대서방 관계 및 글로벌 다극화 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 2026 비슈케크 정상회의는 SCO가 유라시아 국경 안정화를 위한 지역 안보 협의체에서 출발하여, 서방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구조적으로 저항하는 '비서방 정치·경제 거버넌스의 대안적 구심점'으로 완전히 도약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하였다. 세계 인구의 42%, 전 세계 명목 GDP의 25%(구매력평가 기준 36%)를 아우르는 SCO의 규모는 유엔의 기능적 한계와 맞물려 글로벌 거버넌스 재편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서방의 일방적 제재를 집단적으로 거부함으로써, 기구는 서방의 제재 레짐을 무력화하는 지정학적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회의는 아프리카연합(AU)과의 MOU 체결과 아세안(베트남, 라오스) 및 중동(이집트, 튀르키예) 국가들을 아우르는 'SCO 플러스' 세션을 정례화함으로써, 기구의 외연을 글로벌 사우스 전체로 확장하는 통로를 확보하였다. 이는 서방이 구축해 온 규범 기반 질서에 대응하여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개발 우선주의를 골자로 하는 '상하이 정신(Shanghai Spirit)'을 비서방 세계의 공통 규범으로 확산시키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외연 확장이 가속화될수록 기구 내부의 전략적 응집력은 오히려 약화되는 역설적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토(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상회의 직후 나토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SCO 정회원국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천명한 사실은, 중견국들이 SCO를 반서방 블록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서방과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자간 헤징(Hedging)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강력한 반패권 연대와, 서방 시장 및 자본과의 연결고리를 단절할 수 없는 인도, 튀르키예,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실용주의적 줄타기 외교가 병존함에 따라, SCO가 일사불란한 군사·정치 동맹체로 결속되는 데는 명확한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7. 한국의 외교·안보 및 공급망 전략에 대한 시사점 외교·정무적 차원의 다층적 실용주의 전략 구축 비슈케크 정상회의에서 확인된 중앙아시아 5국의 행보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안주하기보다 서방 및 아시아 선진국들과의 다변화된 협력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기조가 뚜렷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단순한 원자재 조달 수준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 농업, 전자정부 구축 등 비정치적 기능 협력으로 심화시켜야 한다. 또한 SCO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고 아프리카 및 동남아로 다자 연계를 확장하는 만큼, 한국은 몽골, 베트남 등 유사입장국과의 양자 대화 채널을 통해 SCO 내부의 정책 기류와 규범 변화를 조기에 포착하는 다자외교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가치 외교의 축인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확고히 유지하되, 유라시아 다자 공간에서는 탈이념적 실용 협력을 구사하여 진영 대립의 위험이 양자 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전략적 방화벽을 구축하는 정교한 외교 방정식이 요구된다. 비전통 안보 거버넌스 분점에 대비한 독자 사법 공조 유지 신설된 '안보 위협·도전 대응 통합 센터'와 2026-2028 국제정보보안 보장 계획은 유라시아 역내의 치안, 사이버 주권, 마약 단속 권한이 서방 주도의 국제기구(인터폴 등)로부터 분리되어 SCO 자체 메커니즘으로 일원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역내 사이버 금융 사기나 합성 마약 유통 등 초국가 범죄 대응 시 한국 사법 당국의 직접적 접근성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 이에 대비하여 한국 경찰청 및 정보 당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역내 주요 협력국과 양자 간 치안·사법 공조 협정을 강화하고, 비상 인터폴 공조 라인을 다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러시아-벨라루스-이란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반서방 제재 회피 연대가 SCO의 제도적 보호막 아래 공고화되는 양상은 북한의 유라시아 밀착 공간을 간접적으로 확장시킬 위험이 있다. 유라시아 물류망과 금융 네트워크가 대북 제재 회피 및 불법 군사 물자 조달 창구로 전용되지 않도록 국제기구 및 우호국과의 대유라시아 모니터링 공조를 빈틈없이 가동해야 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및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리스크 통제 비슈케크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국 통화 결제율 98% 달성과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 등 독자 물류 회랑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유라시아 핵심 자원 시장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물류·금융 지배력이 현저히 강화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우라늄과 중앙아시아의 희토류, 리튬 등 미래 산업 필수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공급망의 단일 종속을 타파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 영토나 중국 일대일로망에 대한 물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카스피해를 건너 코카서스와 튀르키예를 잇는 '카스피해 횡단 국제수송로(TITR, 중간회랑)' 인프라 개발에 한국 기업과 정책 금융의 참여를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러시아와 이란이 SCO 틀 내에서 자국 통화 결제 및 독자 금융망 활용을 표준화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 제조 및 상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노출될 법적 위험성이 극도로 고조되었다. 정부와 유관 경제단체는 '유라시아 통상·금융 컴플라이언스 전담 지원 센터'를 선제적으로 가동하여, 역내 계약 체결, 현지 화폐 정산, 우회 수출입 경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외 제재 위반 소지를 사전에 정밀 실사(Due Diligence)할 수 있는 법률 지원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 유라시아 공급망의 실익을 확보하면서도 서방 제재 규범을 준수하는 양방향 리스크 관리 체제의 제도화가 한국 경제안보의 핵심 요체이다.  

2027년 정부의 국방예산 편성안 분석 및 시사점

2026.09.04 조회수 132

2027년 정부의 국방예산 편성안 분석 및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1. 2027년 국방예산 총규모 및 재정 동향 대한민국 정부가 확정한 2027년도 국방예산 정부안은 총 73조 2,777억 원 규모로 편성되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는 2026년 국방예산 총지출 기준액인 67조 7,040억 원 대비 5조 5,737억 원(8.2%) 증액된 수치다. 대한민국 국방 재정사에서 단일 연도 본예산 규모가 70조 원의 벽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8.2%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7~2008년 이후 약 20년 만에 기록된 가장 가파른 재정 확장 기조에 해당한다. 이러한 재정 팽창의 이면에는 국가 재정 운용 체계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부터 국방예산 산정 기준을 기존 일반회계 중심 방식에서 탈피하여 일반회계, 특별회계(국방·군사시설이전 및 주한미군기지이전), 관련 기금(군인연금기금 및 군인복지기금), 그리고 병무행정 부문까지 포괄한 '정부 총지출' 체계로 전면 전환하였다. 회계 간 내부거래 전출금과 기금의 금융기관 예치금 등 보전지출을 차감 조정한 이 총지출 기준은 국민 경제적 관점에서 군사 안보 영역에 투입되는 실질 순지출 규모를 정밀하게 반영한다. 종전 방식인 일반회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2026년 확정예산(65조 8,642억 원) 대비 2027년 정부안의 증가율은 9.0%에 달해 실질적인 안보 재원 투입 강도는 표면적 수치 이상으로 공격적이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2027년 국방예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2026년의 2.28%에서 2027년 약 2.33%로 0.05%p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복지 및 의무지출의 자연 증가 압박 속에서도 국방비의 GDP 대비 점유율을 확대한 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비대칭 전력 위협 고도화, 병역자원 고갈이라는 구조적 인구 위기, 그리고 역내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국가 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드러낸다. 부문별 구분 2026년 예산 (A) 2027년 정부안 (B) 증감액 (B - A) 증감률 (%) 재원 배분 비중 (%) 총지출 합계 67조 7,040억 원 73조 2,777억 원 +5조 5,737억 원 +8.2% 100.0% 전력운영 부문 47조 2,318억 원 50조 416억 원 +2조 8,098억 원 +5.9% 68.3% - 일반회계 45조 8,989억 원 49조 614억 원 +3조 1,625억 원 +6.9% - - 특별회계 및 기금 6조 9,716억 원 7조 5,587억 원 +5,871억 원 +8.4% - - 내부거래 및 보전지출 조정 △5조 6,387억 원 △6조 5,785억 원 △9,398억 원 +16.7% - 방위력개선 부문 19조 9,544억 원 22조 7,112억 원 +2조 7,568억 원 +13.8% 31.0% - 일반회계 19조 9,653억 원 22조 7,224억 원 +2조 7,571억 원 +13.8% - - 내부거래 조정 △109억 원 △112억 원 △3억 원 +2.8% - 병무행정 부문 5,178억 원 5,249억 원 +71억 원 +1.4% 0.7% 2. 방위력개선비 구조 분석: 질적 전력 고도화와 전략적 자산 확보 방위력개선 부문 예산은 군사력 증강을 위한 무기체계 양산, 기술 도입, 연구개발(R&D)을 관장하는 자본 형성적 재원으로, 2026년 19조 9,544억 원에서 2027년 22조 7,112억 원으로 13.8%(약 2조 7,568억 원) 급증하였다. 이는 국방 총지출 증가율(8.2%)과 전력운영비 증가율(5.9%)을 현격히 상회하며, 역대 최대 증액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방 총지출 내 방위력개선비 비중은 2026년 29.5%에서 2027년 31.0%로 1.5%p 상승하여 병력 유지 중심의 경상비 지출 구조에서 첨단 전력 증강 중심의 투자 구조로 중심축이 전환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사업 분야 (일반회계 기준) 2026년 예산 2027년 정부안 증감액 증감률 (%) 방위력개선비 일반회계 합계 19조 9,653억 원 22조 7,224억 원 +2조 7,571억 원 +13.8% 무기체계 사업 계 15조 4,467억 원 17조 7,987억 원 +2조 3,520억 원 +15.2% - 항공기사업 4조 7,948억 원 6조 5,662억 원 +1조 7,714억 원 +36.9% - 지휘정찰사업 1조 8,926억 원 2조 4,393억 원 +5,467억 원 +28.9% - 유도무기사업 2조 9,314억 원 3조 1,689억 원 +2,375억 원 +8.1% - 기동화력사업 3조 6,208억 원 3조 4,703억 원 △1,505억 원 △4.2% - 함정사업 2조 2,071억 원 2조 1,540억 원 △531억 원 △2.4% 방위사업정책지원 (국방 R&D 등) 4조 2,739억 원 4조 6,230억 원 +3,491억 원 +8.2% 방위사업행정지원 및 내부거래 2,447억 원 3,007억 원 +560억 원 +22.9%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전력화 2027년 방위력개선비의 최우선 순위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을 자력으로 충족하고, 북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억제·무력화할 수 있는 독자적 연합방위 주도 전력을 완성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전작권 전환 및 자주국방 확충 관련 전략 사업 예산은 2026년 9조 222억 원에서 2027년 12조 1,744억 원으로 34.9% 대폭 증액 편성되었다. 공중 전력 분야에서는 한국형 4.5세대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보라매'의 최초 양산 공정 확대와 함께 2027년부터 후속 양산(약 1,500억 원) 체계가 동시 가동됨에 따라 단일 무기체계에만 총 3조 3,000억 원의 재원이 배정되었다. 이로 인해 항공기사업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36.9% 급증하며 방위력개선 세부 사업 중 가장 큰 증가액을 기록했다. 지휘정찰 및 타격 체계에서는 킬체인과 다층 미사일 방어 체계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배치를 원 계획 대비 약 1년 앞당기도록 조기 전력화 예산이 반영되었다. 지휘정찰 부문 예산이 28.9% 증가한 2조 4,393억 원으로 확대 편성된 것은 군 정찰위성(425사업)과 항공통제기 등 감시자산 확충을 통한 정보 우세 확보 의지를 반영한다. 해상 및 전략 전력 분야에서는 대한민국 국방 재정 역사상 최초로 '핵추진잠수함' 관련 착수비 1,000억 원이 공식 계상되었다. 이는 원자로 기본 설계와 잠수함 선체 통합 연구, 그리고 기술적·제도적 안전성 검토에 필요한 초기 소요를 담보한 것으로, 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전력을 수중에서 무제한 추적·봉쇄할 수 있는 비대칭 전략 억제 수단을 제도화했다는 전략적 상징성을 지닌다. 첨단 방위 R&D 및 기술주권 투자 글로벌 안보 공급망의 블록화와 지정학적 기술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무기체계의 원천 기술을 자립화하는 국방 R&D 투자가 다각화되었다. 첨단 무기체계의 연산 처리 및 센서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성을 탈피하기 위해 국방반도체 전용 연구개발 트랙이 신설되어 565억 원이 신규 투입되었다. 이는 향후 제정·시행될 국방반도체 육성 법률과 연계하여 국방 전용 파운드리 및 설계 자립 기반을 확보하려는 장기 포석이다. 무인전투기 및 유·무인 복합편대기 운용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형 첨단항공추진체계 기술 개발에는 신규 90억 원(무인전투기 엔진 개발 20억 원 포함)이 반영되었으며, 16,000lbf급 코어 엔진 원천 기술 확보를 목표로 설정하였다. 또한 북한의 소형 무인기 침투와 저가형 자폭 드론의 포화 공격에 대응하고자 유도탄 대비 발당 운용 비용이 극히 저렴한 고출력 레이저 하드킬 기술 확보에 121억 원이 신규 배정되었으며, 기존 고정형 레이저대공무기 블록-I을 넘어 차륜형 플랫폼에 탑재되는 이동형 레이저대공무기 블록-II 연구개발도 공식 착수되었다. 한편,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는 K-방산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예산이 54억 원에서 124억 원으로 129.6% 증액되었고, 중소벤처기업 기술의 군 실증시험 지원 예산 역시 70억 원에서 170억 원으로 142.9% 확대되어 혁신 민간 기술의 신속한 군 전력화 연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였다.   3. 전력운영비 구조 분석: 군 구조 효율화 및 복무 여건의 구조적 재편 2027년 전력운영 부문 예산은 2026년 47조 2,318억 원 대비 5.9%(2조 8,098억 원) 증가한 50조 416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일반회계 기준(49조 614억 원)으로 세부 항목을 분석하면, 인건비 성격이 강한 '병력운영비'는 전년 대비 3.5%(9,302억 원) 증액된 27조 2,550억 원에 머문 반면, 군수 정비·유지·보수 및 교육훈련이 포함된 '전력유지비'는 전년 대비 11.4%(2조 2,323억 원) 급증한 21조 8,064억 원을 기록하였2. 이러한 지출 증가율의 격차는 병력의 양적 확대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대신, 보유 중인 기계화·첨단 무기체계의 가동률 극대화와 첨단 교육훈련 여건 확충에 가용 재원을 우선 배분했음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세부 구분 (일반회계 기준) 2026년 예산 2027년 정부안 증감액 증감률 (%) 전력운영비 일반회계 합계 45조 8,989억 원 49조 614억 원 +3조 1,625억 원 +6.9% 1. 병력운영비 소계 26조 3,248억 원 27조 2,550억 원 +9,302억 원 +3.5% - 급여정책 19조 2,347억 원 19조 7,235억 원 +4,888억 원 +2.5% - 군인연금기금 일반회계 전출금 4조 4,518억 원 4조 8,649억 원 +4,131억 원 +9.3% - 급식 및 피복 2조 6,382억 원 2조 6,666억 원 +284억 원 +1.1% 2. 전력유지비 소계 19조 5,741억 원 21조 8,064억 원 +2조 2,323억 원 +11.4% - 군수지원 및 협력 7조 449억 원 8조 174억 원 +9,725억 원 +13.8% - 군사시설 건설 2조 9,892억 원 3조 3,155억 원 +3,263억 원 +10.9% - 군사시설 운영 2조 4,737억 원 2조 6,327억 원 +1,590억 원 +6.4% - 장병보건 및 복지향상 2조 1,366억 원 2조 3,798억 원 +2,432억 원 +11.4% - 정책기획 및 국제협력 1조 6,659억 원 1조 7,250억 원 +591억 원 +3.5% - 군인사 및 교육훈련 9,397억 원 1조 1,338억 원 +1,941억 원 +20.6% - 국방행정지원 7,824억 원 8,462억 원 +638억 원 +8.1% - 국방인공지능 (신설 개편) 1,600억 원 3,610억 원 +2,010억 원 +125.6% - 국방정보화 (기존 분장 잔여) 8,081억 원 7,776억 원 △305억 원 △3.8% - 예비전력관리 2,597억 원 2,981억 원 +384억 원 +14.8% - 복지기금 전출금 및 기타 3,139억 원 3,193억 원 +54억 원 +1.7% 인구절벽 대응 병력 구조 개편 및 비전투 분야 민간 아웃소싱 저출산에 따른 현역 입영 자원 급감에 직면하여 군 인력 운용의 패러다임이 전면 개편되었다. 상비사단의 감축 및 편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평시 소집되어 전투 및 작전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상비예비군(비상근 예비군) 정원을 2026년 3,700명에서 2027년 7,000명으로 약 89.2% 대폭 확대 편성하였다. 예비전력의 정예화를 촉진하기 위해 예비군훈련 보상비 총액을 688억 원에서 903억 원으로 증액하였으며, 2박 3일간 입영하는 동원훈련Ⅰ형 보상비는 기존 9만 5,000원에서 13만 원으로, 동원훈련Ⅱ형은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각각 인상하여 훈련 참여에 따른 기회비용을 실질화했다. 현역 장병이 전투 및 작전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비전투 및 경계 영역에 민간 전문인력을 도입하는 시범사업(30억 원)도 최초로 시행된다. 육군 전방 1개 부대의 GOP 대대 주둔지 시설 종합관리, 민간인통제선 내 비전투 통제초소 6개소의 출입 통제 및 운영, 후방 교육기관 2개소의 주둔지 경비 업무를 민간 전문용역으로 전환함으로써, 유사시 현역 병력이 상황 조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전투 중심 인력 구조로 개편을 도모하였다.   초급간부 획득력 제고 및 장병 복무 환경 현대화 병사 봉급의 단계적 인상(병장 기준 지원금 포함 월 205만 원 수준 도달)에 따라 장교 및 부사관 직역에서 발생한 심각한 지원율 급감과 중도 유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간부 처우 개선에 대규모 재정이 배분되었다. 중·소위 및 하사·중사의 기본급 처우개선율을 5.9% 반영하여 하사 1호봉 기준 총보수를 연 3,600만 원(월평균 300만 원)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하였다. 우수 초급부사관의 유입 및 복무 유인을 강화하기 위해 단기복무장려금을 기존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인상하고 수혜 대상을 5,315명에서 9,600명으로 확대하였다. 아울러 단기복무로 임관한 부사관이 3년 만기 적금에 가입할 경우 정부가 월 최대 30만 원을 1:1 매칭 지원하여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2,310만 원 상당의 목돈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단기복무부사관 매칭적금' 제도를 전격 신설하였다. 주거 복지 측면에서는 간부 전세자금 지원 상한액을 관사 기준 2억 1,100만 원에서 2억 2,400만 원으로 현실화하고, 그동안 지원에서 배제되었던 간부숙소 미입주자 1,054명을 신규 대상에 포함하여 주거 사각지대를 해소하였다.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업비로 묶여 동결되었던 영외 거주 간부 급식비 역시 일반직 공무원 수준에 맞춰 월 13만 7,000원에서 16만 원으로 인상되었다. 병사 복무 분야에서는 2027년 하반기부터 민간 보험사와 연계한 '병 단체 상해보험'(69억 원)이 최초로 도입된다. 이를 통해 복무 기간 중 발생하는 각종 상해 및 질병 위험에 대해 국가가 단체보험료를 납부함으로써 사망 시 최대 5,000만 원, 영외 교통사고 사망 시 최대 2억 원에 이르는 실질적 보상 안전망을 구축하였다.   교육훈련 첨단화와 국방 AI·드론 작전 체계 내재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전력운영비 내 기술 기반 프로그램의 편성이 대폭 개편되었다. 기존의 분산된 IT 예산과 정보화 예산 중 지능형 기술 소요를 집약하여 '국방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단독 신설하였으며, 해당 예산은 2026년 1,600억 원에서 2027년 3,610억 원으로 125.6% 급팽창하였다. 특히 주둔지 경계와 위험물 취급 및 수송 업무에 투입할 다족보행로봇 200대, 무인지상차량(UGV) 4대, 휴머노이드 2대를 조기 도입하여 전장 데이터를 수집·학습시키는 피지컬 AI 실증 사업(430억 원)이 신설되었다5. 군 고유의 보안 데이터를 처리할 국방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에는 1,872억 원이 투입되며 2028년까지 1,137장의 고성능 엔터프라이즈 GPU 확보를 추진한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입증된 소모성 무인기전의 교훈을 반영하여 '50만 드론전사 양성' 사업의 교육훈련 예산이 296억 원에서 771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액되었다. 교육용 국산 상용드론 도입 규모는 1만 1,377대에서 1만 7,320대(500억 원)로 대폭 늘어났으며, 지원 대상 부대 또한 육군 및 해병대 위주에서 해·공군을 포함한 전군으로 확대 적용되었다. 이와 결부된 드론·대드론 전력 구축 전체 예산은 2026년 6,788억 원에서 2027년 8,061억 원으로 18.8% 증가하였으며, 군집드론 연구개발과 접적지역 대드론 통합 방호 시설 구축(신규 291억 원)이 병행 편성되었다.   4. 2027년 예산안 주요 신규 및 감액·조정 사업 비교 2027년 국방예산안은 한정된 국가 재정을 안보 효과성이 극대화되는 분야로 집중하기 위해 기계화·재래식 전력의 일부 사업 속도를 조절하고 불요불급한 지출을 삭감하여 미래 비대칭 기술 및 장병 인적 자본에 재투자하는 과감한 지출 재구조화를 단행하였다. 구분 주요 사업명 소관 부문 2027년 예산 규모 및 편성 특징 주요 신규 사업 핵추진잠수함 사업 착수 방위력개선비 1,000억 원 신규 반영, 기본 선체 개념설계, 원자력 안전성 및 인프라 검토 착수1   국방반도체 기술개발 방위력개선비 565억 원 신규 반영, 핵심 프로세서 및 소자 자립화 전용 트랙 개설5   피지컬 AI 실증 사업 전력운영비 430억 원 신규 반영, 다족로봇(200대)·UGV(4대) 등 시범 배치 및 실증5   대드론 시설 지원체계 전력운영비 291억 원 신규 반영, 전방 주둔지 및 핵심 군사시설 방호 안티드론 인프라 구축7   고출력 레이저 하드킬 기술개발 방위력개선비 121억 원 신규 반영, 소형 드론 요격용 고출력 지향성 에너지 원천 기술 확보5   첨단항공추진체계 기술개발 방위력개선비 90억 원 신규 반영, 유·무인 복합기용 코어 엔진(무인기용 20억 원 포함) 독자 개발5   병 단체 상해보험 도입 전력운영비 69억 원 신규 반영, 현역병 상해 및 사망 민간보험 가입 전액 국비 지원4   국방 공통운영플랫폼(소버린 AI) R&D / 전력운영 60억 원 신규 반영, 외부 의존 없는 폐쇄형 군사 데이터 AI 플랫폼 설계2   비전투분야 민간위탁 시범사업 전력운영비 30억 원 신규 반영, GOP 시설·민통초소 6개소·학교부대 주둔지 민간 경비5 감액 및 축소 사업 기동화력사업 방위력개선비 3조 4,703억 원 (전년 대비 △1,505억 원, △4.2%), 일부 기계화 장비 인도 일정 종료 반영2   함정사업 방위력개선비 2조 1,540억 원 (전년 대비 △531억 원, △2.4%), 주요 함정 건조 주기 및 단계별 집행 시기 분산2   주한미군기지이전 특별회계 전력운영비(특회) 1,594억 원 (전년 대비 △1,989억 원, △55.5%), 평택 기지 조성 사업 완료에 따른 자연 감액2   국방정보화 (기존 IT 계정) 전력운영비 7,776억 원 (전년 대비 △305억 원, △3.8%), 지능화 사업의 국방AI 프로그램 이관2   병역자원선발 사업 병무행정비 186억 원 (전년 대비 △18억 원, △8.8%), 병역판정검사 대상 징집 인원 자연 감소 반영7   5. 분석 및 전략적 시사점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병력 감축이라는 인구학적 충격을 자본과 고도 기술의 투입으로 정면 돌파하려는 군사력 구조 혁신의 결정체로 평가된다. 총지출 73.2조 원, 증가율 8.2%라는 역대급 재정 확장의 본질은 노동 집약적 군대를 기술 집약적 첨단 강군으로 치환하는 자본적 지출(CAPEX) 중심의 재편에 있다. 경상비 성격의 병력운영비를 3.5% 수준으로 엄격히 통제하는 대신, 장비의 가동률과 수명주기 효율을 좌우하는 군수 전력유지비(11.4%)와 미래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방위력개선비(13.8%)에 재원을 집중한 점은 전력 구조의 질적 고도화 의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상비예비군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비전투 영역에 민간 위탁을 과감히 시범 적용한 조치는 최소한의 현역 정예 병력을 핵심 전투 임무에만 결집시키려는 합리적 구조조정의 산물이다. 동시에 이번 예산안은 전시작전통제권의 성공적 조기 환수와 한반도 방위의 한국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리적 담보를 확고히 구축했다. KF-21의 3조 3,000억 원 양산 예산 배정과 MUAV 및 L-SAM의 전력화 시기 1년 단축, 그리고 사상 최초의 핵추진잠수함 1,000억 원 착수비 편성은 북한의 비대칭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3축 체계의 다층 방어망과 억제 타격력을 획기적으로 격상시킨다. 이는 향후 연합방위체제 하에서 한국군의 작전 기획 및 지휘 역량을 완벽히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전략 자산의 조기 구비로 직결된다. 나아가 국방반도체 전용 R&D 신설, 첨단 항공 엔진 및 고출력 레이저 기술 개발, 독자적 소버린 AI 인프라 확충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환경 속에서 방위 기술주권(Tech-Sovereignty)을 수호하려는 선제적 결단이다. 민간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군 실증 지원 확대를 통해 내수 군수 조달이 자주국방 전력화와 민간 첨단산업 성장을 동시에 촉진하는 상생의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다만 2027년 국방예산안의 전략적 목표가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향후 국회 심의 및 집행 과정에서 몇 가지 실질적 쟁점을 검증하고 관리해야 한다. 첫째,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경우 선체 설계와 착수비 집행에 앞서 원자로 농축 연료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의 전략적 조율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체계와의 외교적 정합성 확보가 사업 추진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둘째, KF-21의 후속 양산과 L-SAM의 1년 조기 전력화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내 방산 공급망의 정밀 생산 역량과 품질 관리 시스템이 뒷받침되는지 철저한 진단이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 초급간부 기본급 인상과 매칭적금 등 보상 체계의 개선이 단기적 처우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군 복무의 직업적 안정성과 자긍심을 제고하는 제도적 혁신으로 연계되어야만 지속 가능한 국방 재정의 투자 효율성을 최종적으로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기고] 위국충정 담은 예비역 장성들의 청원, 사관학교 통합 재검토를

2026.08.10 조회수 179

[조선일보 기고] 위국충정 담은 예비역 장성들의 청원, 사관학교 통합 재검토를   박인용 대한민국성우회장·예비역 해군 대장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예비역 장성들의 간절한 위국충정(爲國忠情)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구상은 국가 안보의 대들보를 흔들고 각 군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입니다. 정부가 제시하는 명분은 행정 및 예산의 효율성, 초임 장교 단계에서 합동성 강화로 요약됩니다. 이러한 명분은 국가 안보의 특수성을 깊이 있게 반영하지 못한 접근입니다.         사관학교는 단순한 고등교육 기관이 아닙니다. 지난 80여 년간 숱한 위기 속에서 조국의 산하를 지켜낸 호국간성의 요람이며, 각 사관학교의 학풍과 전통은 사관생도들에게 자부심과 군인 정신을 심어주는 자산입니다. 인위적인 사관학교 통합은 역사와 전통, 정체성과 사기를 훼손하게 될 것입니다. 통합안이 가져올 부작용과 국방 전력 약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첫째, 안보와 국방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정책은 국가의 자원을 어디에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 판단의 산물입니다. 군의 핵심 리더를 양성하는 사관학교 교육을 행정 및 예산의 효율성 논리로 접근해 통합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국방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부차적 가치에 놓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합동성의 본질과 동질화라는 착오에 함몰되어선 안 됩니다.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이 각 군 간의 장벽을 허물고 합동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군사학이 정의하는 합동성 개념을 근본적으로 오해한 결과입니다. 합동성은 지상·해양·공중이라는 전장 환경에 맞추어 모든 영역의 전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효율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달성됩니다. 미래 다영역 작전에서는 단순한 네트워크의 연결성이나 협력을 넘어, 전 영역 전력의 상호의존성과 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각 군의 고유 영역의 중요성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전문화된 고유 영역을 바탕으로 새로운 차원의 합동성으로 재편되는 것입니다.         셋째, 사관학교 교육의 본질적 가치와 정체성 형성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사관학교는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거나 학문을 탐구하는 일반 대학이 아닙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전장으로 향하는 위대한 사명을 몸으로 체득하는 교육 현장입니다. 여기서 지식과 경험, 사색이 버무려져 지상·해양·공중이라는 전장 환경의 정체성이 형성됩니다. 사관학교에서 각 군의 정체성을 체득하고, 임관 이후 각 군에서 전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그 체계를 갖추는 것이 군사교육학의 정론입니다.         드론과 AI가 전장을 누비는 시대가 되어도, 결국 그 방아쇠를 당기거나 멈추게 하는 것은 명예의 가치로 무장된 군인의 사기입니다. 대한민국 국군이 강군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예비역 장성들의 절박한 목소리와 진심 어린 충정의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이 정중히 청원합니다.       첫째, 사관학교 통합 추진 구상을 전면 재검토해 주십시오. 둘째, 사관학교 교육의 본질인 각 군별 전문성과 정체성 강화에 자원을 우선 배분해 주십시오. 셋째, 합동성 강화를 위해 사관학교 통합이 아닌, 임관 후 각 군 전문화 교육 및 합동 교육체계 개혁에 집중해 주십시오. 사관학교 교육이 각 군의 전문성이라는 깊은 뿌리와 합동성이라는 풍성한 가지를 동시에 담아낼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는 숙론(熟論)을 거쳐 대승적 결단을 해줄 것을 청원합니다.  

2026년 이재명 대통령 미국 및 중남미 해외순방 성과 분석 및 시사점

2026.08.04 조회수 135

2026년 이재명 대통령의 미·중남미 해외순방 성과 분석 1. 순방 개요 2026년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7박 11일간 추진된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중남미 3개국(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독일 순방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외교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미·중 갈등의 지속적 구조화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속에서 한국 경제는 첨단 기술 생태계 선점과 원자재 공급망의 다변화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번 순방은 북미 첨단 AI·반도체 기업과의 기술 동맹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핵심 거점이자 자원 부국인 중남미 주요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최장 기간 순방을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브라질 브라질리아 및 상파울루, 칠레 산티아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잇는 대장정을 소화하였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외교적 친선 방문을 넘어 기술 패권 전략, 자원 안보 확보, 무역 협정 재개 등 다층적인 경제 안보 성과를 도출하는 정교한 전략적 구도 아래 설계되었다.   2. 국가별 주요 외교 성과 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동맹 및 미래 첨단기술 생태계 선점 첫 방문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이 대통령은 세계 AI 산업을 견인하는 주요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한국의 입지를 다졌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오픈AI의 샘 올트먼, 브로드컴의 훅 탄 등 핵심 인사들과의 연쇄 면담을 통해 반도체 및 첨단산업 분야의 대규모 투자 및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은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생산기지이자 혁신 중심국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주체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피지컬 AI 및 'AI 풀스택(Full-Stack)' 투자 협력을 통해 소외 계층 없는 'AI 기본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 포함되었다. 정부는 이 선언을 계기로 한미 기업 간 향후 5년 동안 약 9,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수출 및 AI 장비·GPU 수입 관련 사업적 협력 체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나. 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과 첨단·방산·민항기 협력 브라질 국빈 방문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22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4개년 행동계획'을 공식 채택하였다. 이는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과의 협업 구조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통상적 의미를 지닌다. 양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전략광물 공급망 공동성명을 채택하여 자원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엠브라에르 협력) 및 C-390 수송기 도입과 연계된 방산공동위원회 하반기 출범에 합의하였다. 또한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해 한국의 정책실장과 브라질의 부통령을 전담 채널로 지정하고 2년 내 교역액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하였다. 어린 시절 소년공 및 노동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정상은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본부를 함께 방문하는 등 강한 인적 유대감을 과시하며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였다.   다. 칠레: 핵심광물 전주기 공급망 및 FTA 현대화 칠레 산티아고에서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에 합의하였다. 칠레는 세계 1위의 구리 생산국이자 리튬 매장국으로, 한국의 배터리·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 거점이다. 회담을 통해 체결된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는 기존 협의체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장급 실무 채널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광물의 채굴, 가공, 제조에 이르는 전(全) 주기 협력을 강화하여 연간 21억 달러 규모의 대(對)칠레 광물 수급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2004년 발효되어 20년이 지난 한-칠레 FTA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하였다. 이는 디지털 무역, AI, 청정기술, 탄소중립 등 최신 통상 환경을 반영한 협정 개정 작업의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라. 아르헨티나: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및 세제·투자 제도 정비 남미 순방의 마지막 국가인 아르헨티나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22년 만에 이뤄진 공식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에너지 및 핵심광물 분야의 호혜적 협력을 논의하였다. 이번 회담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 중 하나는 아르헨티나산 원유의 수입 추진이다. 2026년 시범 도입을 거쳐 2027년부터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본격 수입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중동에 편중된 에너지 공급선을 남미 대륙으로 다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와 함께 양국 기업의 리튬 탐사·채굴 공동 투자를 위한 핵심광물 협력 MOU를 체결하고, 오래된 숙원이었던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최종 타결하여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세제 부담을 대폭 완화하였다.   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 경제 네트워크 및 재외동포 소통 중남미 순방을 마친 후 귀국길에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여 현지 동포 및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8. 유럽 재외동포 사회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지 교민들의 안정적 정착과 경제 활동 지원을 위한 정부 차원의 의지를 강조하며 순방 일정을 최종 마무리하였다. 순방국 / 지역 주요 회동 정상 및 인사 핵심 성과 및 체결 협정 전략적 파급효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젠슨 황(NVIDIA),  샘 올트먼(OpenAI),  훅 탄(Broadcom) · '샌프란시스코 AI 선언' 발표 · 5년간 $9,500B 규모 AI·반도체 협력 구상 · 글로벌 AI 공급망 핵심국 지위 확보 · 메모리 반도체 및 피지컬 AI 생태계 결합 브라질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및 4개년 행동계획 · 희토류 MOU, 민항기 공동개발, 방산공동위 출범 · 한-메르코수르 TA 협상 재개 합의 · 중남미 최대 시장 내 한국 기업 진출 기반 확대 · 전략광물 공급망 고도화 및 항공·방산 외교 지평 확대 칠레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 · 광물자원 파트너십 MOU (장관급 격상) ·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 10년 만에 재가동 · 리튬·구리 자원 채굴-가공 전주기 안정적 수급 · 통상 환경 변화(디지털, AI, 탄소중립)에 맞춘 FTA 현대화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 2027년 아르헨티나산 원유 본격 수입 합의 · 이중과세방지협정 최종 타결 및 리튬 MOU ·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 현지 진출 기업의 세금 부담 완화 및 리튬 투자 활성화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 지역  동포 대표단 · 유럽 동포 간담회 개최 및 애로사항 청취 · 재외동포 네트워크 강화 및 현지 진출 민간 격려 3. 구조적 파급효과 및 다차원적 시사점 가. 핵심 공급망 분산 및 첨단 기술 생태계 결합 효과 이번 순방 성과는 단순한 양자 외교를 넘어 글로벌 통상 구조와 자원 안보 측면에서 복합적인 파급효과를 창출한다. 이차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과 구리, 희토류 공급망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걸쳐 다각화함으로써 대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유의미하게 분산시키는 구조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중동에 편중되어 있던 에너지 수입을 아르헨티나산 원유로 다변화하는 실질적 물꼬를 틂으로써 국내 제조업의 원가 안정성 및 에너지 안보 기틀을 다졌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미국 빅테크와의 결합을 통해 국내 반도체 제조업이 단순 메모리 공급자나 위탁 생산 구도를 넘어 AI 소프트웨어 및 피지컬 AI 인프라 플랫폼과 직접 연계되는 고부가가치 생태계로 진화할 가능성을 확보하였다.   나. 실용주의 글로벌 사우스 외교와 국내 정국의 이격 과제 외교 정책의 전략적 측면에서는 이념적 스펙트럼을 뛰어넘은 실용 외교의 유연성이 확인되었다. 브라질의 좌파 룰라 대통령, 칠레의 우파 카스트 대통령, 아르헨티나의 극우 자유비판주의 성향 밀레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정부들과 연속 정상회담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안보 성과를 이끌어낸 점은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확장성을 입증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교적 성과가 거시적 비전에 치중된 반면, 국내 민생 경제와의 시차로 인해 체감 온도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9,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AI 협력 선언이 비전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순방 기간 중 발생한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및 부동산 시장 불안, 검찰 개혁 법안 처리 관련 정국 경색 등은 순방 외교 성과의 대민 체감도를 상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결국 양해각서(MOU) 단계에 머물러 있는 다수의 협의를 실제 투자와 구체적 수주 계약으로 연결하는 이행 관리 역량이 향후 국정 동력 확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4. 종합 평가 및 주요 쟁점 이번 순방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 매체에서는 성과의 실효성과 순방 일정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대립되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권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AI 동맹 구축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남미 3국과의 자원 연동을 통해 국가 공급망 지도를 성공적으로 재편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22년 만에 성사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공식 방문을 통해 한국의 외교적 지평을 중남미 대륙 전체로 크게 넓혔음을 성과로 제시한다. 반면 야당과 비판적 언론 시각에서는 대통령이 최근 두 달 사이 26일 동안 국외에 체류하며 국내 현안 대응 공백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국내 증시 폭락과 부동산 불안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 대형 외교 일정이 겹치면서 국정의 경중 조율이 미흡했다는 비판과 함께, 발표된 협력 규모가 대기업들의 기존 사업 구상과 중복되거나 선언적 수치에 불과하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이러한 정국 분위기를 의식한 이 대통령은 귀국 당일인 8월 3일 오전 청와대로 출근하여 7시간 반 동안 긴급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속도전을 지시하며 민생 현안 수습에 들어갔다. 연이어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외교부, 법무부 등 27개 부·처·청·위원회를 대상으로 정부 업무보고를 재개함으로써 해외 순방 성과를 속도감 있게 국정 행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5. 결론 및 정책적 과제 2026년 미·중남미 해외순방은 AI 패권 시대의 기술 동맹 공고화와 자원 안보 다변화라는 명확한 국익 중심의 가치 아래 추진된 외교적 행보였다. 샌프란시스코 AI 선언, 브라질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칠레 핵심광물 전주기 MOU 및 FTA 현대화, 아르헨티나산 원유 수입 합의는 한국 경제의 미래 통상 지도를 확장하는 중요한 제도적 자산이다. 이번 해외 순방 성과가 단순한 외교적 수식어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의 실질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우선 순방 기간 체결된 수많은 MOU와 협력 합의들을 실질적인 상업적 계약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민관 합동 통상 이행점검단'을 구성하고 정례화해야 한다. 브라질과의 고위급 전담 채널(김용범-아우키민)을 조속히 가동하여 민항기 개발 및 방산 수주를 가시화하고,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리튬 및 구리 채굴·가공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 금융과 세제 지원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10년 만에 재가동된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와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재개 협상에 속도를 내어 디지털 무역, AI, 탄소중립 등 최신 규범을 반영한 통상 기반을 선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교 성과를 국내 AI 인프라 구축, 스타트업 육성, 에너지가 안정화 정책과 긴밀히 연계시킴으로써, 거시적 외교 성과가 국민 민생 경제의 안정으로 직접 환원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2026년 일본 방위백서 분석 및 시사점

2026.08.04 조회수 115

2026년 일본 방위백서 분석 및 시사점 2026년 8월 4일,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약 600쪽 분량의 2026년판 방위백서(日本の防衛 2026)를 공식 의결하고 발표하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간된 이번 방위백서는 단순한 연례 안보 보고서의 수준을 넘어, 전후 일본의 안보 정책을 규정해 온 '전수방위(專守防衛)'의 외형적 틀을 사실상 재해석하고 국가 전체의 무력 행사 및 전쟁 수행 능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을 담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서문을 통해 공식화한 이번 백서의 핵심 기조는 단순한 '방위력 증강'을 초월한 '방위력 변혁(Defense Capability Transformation)'이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서 드러난 첨단 현대전의 양상을 깊이 분석하여, 단기 적대 행위 억지를 넘어 대규모 장기 지속전(Prolonged Warfare)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총력전 체제로의 이행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2년 수립된 '안보 3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를 연내에 전격 조기 개정할 것임을 명시하였으며, 방위비를 방위성 소관 예산 기준 9조 엔 돌파 및 방위 관계비 포함 GDP 대비 2% 목표를 조기 달성하였음을 공식 명기하였다. 동시에 방위백서는 방위산업과 기술 기반을 방위력의 핵심 축으로 격상하고, 무기 수출 규제 완화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AI)과 무인체계를 결합한 전략적 군사력 확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안보 협력의 실리를 도모하기 위해 과거 갈등의 흔적을 지우는 실용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22년째 반복함으로써 도발과 협력이 병존하는 한일 관계의 구조적 이중성을 다시금 드러냈다.   1. 개요 및 핵심 전략 기조 2026년 일본 방위백서는 기존의 방위력 강화 노선이 양적 확충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자위대의 작전 수행 구조와 국가 전반의 산업·기술 역량을 질적으로 재편하는 '방위력 변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방위성 내에 '방위력변혁추진본부'를 설치했음을 밝히며, 안보 환경의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전면적인 군사 체계 개편을 지휘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구 분 2022년~2025년 방위백서 기조 2026년 방위백서 핵심 변화 전략적 의미 및 지향점 전략 목표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및  반격능력 보유 명시 방위력 변혁(Transformation) 및  국가 총력전 체제 구축 단기 억지력 확보에서  대규모 장기 지속전 수행 능력 확보로 전환 안보 문서 2022년 개정  '안보 3문서' 이행 성과 점검 '안보 3문서' 연내 조기 재개정  추진 공식화 방위력 정비 목표 수치 상향 및  첨단 신영역 작전 개념 반영 방위 예산 GDP 2% 달성을 위한  단계적 증액 추진 GDP 2% 목표 조기 달성 및  9조 엔 돌파 명시 재정적 제약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대규모 군비 확장 구조 안착 방위 산업 안보 정책의 하위 지원 분야  (단일 장 편성) '방위생산·기술기반'  독립 Part(부)로 격상 방위산업을 '방위력 그 자체'로 정의하고  민군겸용 기술 생태계 결합 전투 개념 융합 영역(우주·사이버·전자전)  전력 강화 '새로운 전쟁 방식'  단독 장 신설 (드론·AI) 저비용 무인 자산과  고성능 미사일의 복합 운용 체계로 전환 방위백서에 명시된 '안보 3문서 연내 재개정' 방침은 다카이치 내각의 강경 보수적 안보 노선과 직결되어 있다. 2022년 안보 3문서 개정이 '적 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의 보유를 법제화하고 억지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1단계였다면, 2026년 재개정은 반격 능력을 실제로 운용할 장거리 타격 수단의 대량 실전 배치,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와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 간 지휘통제 체계 연동, 전시 군수 생산 및 비축 체계 완비 등 실전 집행력을 극대화하는 2단계 전략에 해당한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의 배후에는 대폭 증액된 방위 예산이 자리 잡고 있다. 2026년도 방위 관련 예산은 주일미군 재편 관련 경비를 포함해 최초로 9조 엔을 돌파하였다. 백서는 이를 바탕으로 서방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 목표(NATO 3.5%, 한국 3.5%, 호주 3.0% 등)에 발맞추어 일본 역시 방위비의 구조적 확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또한 대국민 설득을 위해 이화학연구소 출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카리야 히토미(刈谷仁美)의 미래지향적 만화 풍 표지를 채택하고 다국어 영상 콘텐츠 링크를 수록하는 등 공공 외교와 대국민 홍보에도 세심한 공을 들였다.   2. 안보 환경 인식 및 주요 위협 평가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를 통해 자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엄중하고 복잡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과 북한, 러시아 3국의 군사적 동향 및 밀착 행태를 핵심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였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는 종전의 평가를 유지하면서, 군사비의 투명성 결여, 핵 및 미사일 전력의 급격한 증강, 그리고 대만 주변과 태평양 진출을 가속화하는 해·공군 활동을 상세히 수록하였다. 특히 2025년 12월 중국 전투기가 항공자위대 자위기 편대를 향해 약 30분간 간헐적으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lock-on)했던 우발적 충돌 위험 사례를 백서에 최초로 명기함으로써 중국의 군사적 도발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안보 평가 역시 "종전보다 더욱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으로 규정되었다. 백서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기술 고도화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고 무기를 지원함으로써 실전 경험과 군사 기술을 상호 거래하는 북·러 군사 밀착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는 동아시아 안보 지형이 유럽-아틀란틱 안보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삼중 위협에 대응하여 일본은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 구조를 고도화하는 한편,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미·일·호주, 미·일·호주·필리핀 소다자 협력, Quad, 그리고 NATO와 인태 지역 4개국(IP4: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간의 연계를 연달아 강화하는 다층적 안보 네트워크 전략을 제시하였다. 동맹 및 우호국 간 부대 운영과 방산 기술의 상호 연결성을 대폭 상향시킴으로써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억지력을 동시 다발적으로 작동시키겠다는 복안이다.   3. 현대전 양상 변화와 미래 군사력 건설 2026년 방위백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구조적 변화는 '새로운 전쟁 방식(New Ways of Warfare)'을 설명하는 단독 장을 신설하여,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서 도출된 교훈을 자위대의 전력 건설 지침으로 공식 체계화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입증된 저비용 무인 자산과 정밀 미사일의 복합 운용에 주목하여, 일본 방위성은 무인기(UAV),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등 다양한 무인 체계의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방위성 장비청(ATLA)은 38개 민간 응모 기업 중 4개 드론 제조사를 신속 개발 프로그램 대상 업체로 최종 선정하였으며, 2026년 8월 초 해상자위대 부대 시험을 거쳐 해안 방어용 전투 드론을 신속히 전력화할 방침이다. 도시바(Toshiba)와 프로드론(Pro Drone)의 공동 개발 사례처럼 민간 기술과 방산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저출생 및 인구 감소로 인한 자위대의 인력 부족 문제를 무인 자산으로 극복하려는 전략이 반영되어 있다. 원거리 타격 수단(Stand-off Missile)의 배치는 이미 실전화 단계에 진입했다. 백서는 2026년 3월 구마모토현에 사거리가 1,000km로 연장·개량된 'Type 25 지대함 미사일'을 최초로 배치했음을 밝혔다. 이는 일본의 자위권 행사가 국경선 인근 방어를 넘어 적의 기지 및 타격 수단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반격 능력' 배비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방위성은 향후 Type 25 미사일의 함정 발사형 및 공중 발사형 변형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극초음속 유도탄(HGKV) 연구와 외산 스탠드오프 미사일 도입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백서는 현대전의 결정적 승패 요인으로 '장기 지속전(Sustained Warfare) 수행 능력'을 꼽았다. 평시 탄약 및 부품 비축 확대, 전시 생산 능력 전환 체계 구축, 동맹국과의 군수지원협정(ACSA) 고도화 등을 차례로 제시하며, 단기 억지를 넘어 실제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총력전 체질로의 체질 개선을 명시했다.   4. 방위산업의 전략적 격상과 무기 수출 이번 방위백서는 기존 백서에서 단일 장(Chapter)에 불과했던 방위생산 및 기술 기반에 관한 내용을 'Part IV(제4부)'라는 독립된 대단원으로 격상시켰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방위 생산·기술 기반은 방위력 그 자체"라고 선언한 바와 같이, 방위산업을 안보 정책의 하위 지원 분야가 아닌 국가 전력의 핵심 요소로 재정의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방위산업 강화를 안보적 필요성을 넘어서는 국부 창출 및 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포장하고 있다3. 방위 첨단 기술 및 민군겸용(Dual-use) 기술에 대한 투자가 양질의 기술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며, 민간 산업으로 기술이 파급(Spin-off)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논리다. 구분 방위산업 지정 승인 기업 수 주요 성과 및 대표적 무기 수출·공동 개발 사례 FY2023 총 36개사 (중소기업 13개사 포함) 방위산업 육성 제도 초기 시행 단계 FY2024 총 121개사 (중소기업 75개사 포함) 방산 투자 확대 및 민간 기업 참여 본격화 FY2025 총 164개사 (중소기업 124개사 포함) 중소기업 참여 폭발적 증가 및 방산 생태계 확장 글로벌 수출 호주: 개량형 모가미급 호위함 11척 필리핀: 퇴역 구축함 매각 및 인도 영·이·일: 차세대 전투기(GCAP) 공동 개발 살상 무기 수출 제한 완화(2026년 4월) 이후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 및  인태 우호국과의 방산 네트워크 형성 2026년 4월 살상 무기 수출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방위장비이전 3원칙 개정 이후, 일본은 호주 해군과 11척의 개량형 모가미(Mogami)급 호위함 공동 개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대형 성과를 올렸다. 또한 필리핀에 퇴역 구축함을 매각하고 뉴질랜드와 유사한 방산 이전을 협의하는 등, 방산 수출을 동맹국 및 우호국과의 정치·군사적 결속을 강화하는 전략적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5. 대한(對韓) 정책 및 한일 관계 2026년 방위백서에 나타난 한국 관련 기술은 안보 협력의 실질적 복원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독도 영유권 주장이라는 근본적 영토 도발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이중 구조를 명확히 보여준다. 평가 분야 2026년 방위백서 세부 기술 내용 분석 및 안보적 시사점 한국의 위상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함께 대응해야 할  파트너이자 중요한 이웃 나라" 표기 유지 3년 연속 동일 표현 사용.  북중러 위협 대응을 위한 한국과의 안보 협력 필요성 강조 갈등 요인 삭제 2018년 한일 '레이더 갈등' 관련 기술 완전 삭제 [cite: 12] 과거 2025년판의 "재발 방지" 언급마저 지우고,  안보 협력 걸림돌을 제거하여 실리적 방위 협력 부각 안보 협력 성과 9년 만에 재개된 한일 수색·구조 공동훈련(SAREX) 및  한미일 다영역 훈련(프리덤 엣지) 성과 수록 국방장관 회담 연례화 및 AI·무인체계 등  첨단 기술 분야로 협력 지평 확대 명시 독도 영유권 도발 "일본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 영토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존재" 억지 주장 적시 2005년 이후 22년 연속 부당 영유권 고수.  지도상 자국 영해(파란 실선) 및 ADIZ 내부 포함 표기 이번 백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018년 발생했던 한국 해군 함정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간의 '레이더 조사 갈등'에 대한 언급이 완전히 삭제되었다는 점이다. 2025년판 백서까지 포함되어 있던 "재발 방지 및 부대 안전 확보" 문구를 지움으로써 양국 간 정치적·군사적 대립 구도를 백서상에서 소거하고, 2026년 6월 9년 만에 재개된 한일 수색·구조 공동훈련(SAREX)과 한미일 다영역 훈련을 핵심 성과로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다카이치 내각이 안보 협력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명분상 불필요한 마찰 요소를 줄이려는 실용주의적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안보 협력 복원 흐름과 별개로, 일본 정부는 독도가 자국의 고유 영토라는 부당한 주장을 2005년 이후 22년 연속으로 되풀이하였다. 백서 본문은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며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백서 내 '주변 해·공역 경계 감시 지도'에서 독도 주변에 파란색 실선을 그려 자국 영해로 표기하고, 방공식별구역(ADIZ) 지도에서도 독도를 일본 영역 내에 배치하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백서 발표 직후 즉각 강력히 항의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시작으로 외교부는 추조 가즈오(中条一夫)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하여 엄중 항의했고, 국방부 역시 김학조 국제정책관이 나가요시 타케시(長吉健) 방위주재관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초치하여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경고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6. 종합 평가 및 정책적 시사점 2026년 일본 방위백서는 단순한 현황 보고서가 아니라, 일본이 평화헌법 체제의 제약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장기전 수행이 가능한 정상 국가 형태의 총력전 체제로 전환했음을 입증하는 이정표적 문서이다. 일본의 군사적 전환은 단기적으로 방위비 증액과 반격 미사일 배치를 가져오고 있으나, 구조적으로는 방위산업, 민간 기술, 그리고 첨단 스타트업 생태계를 국가 방위력에 통합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군사적 팽창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 나아가 동아시아 지형 내부에서 미일 동맹의 작전 지휘권을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호주 및 필리핀 등과의 무기 이전 네트워크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주도적 안보 공급자로 부상하려는 전략적 포석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 전략 측면에서는 일본과의 실용적 안보 협력과 독도 주권 수호를 엄격히 분리하는 단호한 전략적 태도가 요구된다. 북중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 공조 및 해상 수색·구조 등 실리적 협력은 지속하되, 백서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독도 영유권 도발과 영해 표기 시도에 대해서는 철저한 외교적·군사적 대비책을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일본이 AI, 무인 체계, 스탠드오프 미사일을 중심으로 자위대 전력을 신속히 변혁하고 있는 만큼, 한국군 역시 국방개혁을 가속화하여 무인 복합 전투 체계의 실전 배치를 조기에 완료하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경쟁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종합적인 국방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2026년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대북 보고서 분석 및 시사점

2026.07.30 조회수 181

2026년 미 의회조사국(CRS) 대북 보고서 분석 및 시사점 1. CRS 대북 보고서 진단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이 2026년 발간 및 개정한 대북 관련 보고서들(보고서 번호: IF10246 'U.S.-North Korea Relations', IF10472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nd Missile Programs' 등)은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고도화, 러시아와의 밀착, 그리고 이에 따른 미·북 관계 및 한반도 안보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CRS의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 온 핵무력 강화 정책을 통해 단순한 동아시아 지역 내 위협을 넘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가시적인 전략 위협으로 부상하였다. 북한 지도부는 국제 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전면 거부하는 한편, 핵보유국 지위를 국법과 헌법에 명시하고 이를 영구화하는 단계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6년 2월 개최된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 관련 정부 보고서에서 북한은 '불가역적이고 영구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재확인하였으며, 이는 기존의 외교적 협상을 통한 단계적 비핵화 접근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비핵화 협상이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전략적 지원 속에 정체된 사이, 북한은 핵 투사 수단의 다층화와 신랑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력 고도화는 단순한 무기 체계의 수적 증강에 그치지 않고, 핵 운용 교리의 침투성과 가용성을 대폭 낮추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2022년 제정된 '핵무력 정책법'에 이어 선제 타격 요건을 완화하고 지휘통제부 위협 시 자동적 핵 반격을 규정한 법적·제도적 장치는 한반도 내 재래식 충돌이 우발적 핵 충돌로 급격히 승격될 수 있는 안보적 취약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2. 핵물질 생산 능력 및 미사일 전력의 기술적 다층화 북한은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MW) 원자로와 강선 단지의 가스체심분리기 시설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며 핵탄두 제조에 필수적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2026년 3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및 2026년 4월 미 국방정보국(DIA)의 미 의회 증언에 따르면, 영변 단지 내에는 강선 시설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신규 우라늄 농축 시설이 추가 건설되어 가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민간 전문가 및 정보기관의 종합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최대 90기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로 조립을 완료하여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른 핵탄두는 약 50기 수준으로 추정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2018년 비핵화 의지의 표명으로 일부 갱도를 폭파했으나, 2022년 3월부터 복구 작업을 시작하여 현재는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언제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7차 핵실험이 감행될 경우 전술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 및 다탄두 재진입 기술의 최종 검증에 목적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사일 범주 주요 운용 및 시험 모델 연료 및 추진 방식 기술적 특성 및 안보적 함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4, 15, 17 화성-18, 19, 20 액체연료 (화성-14/15/17) 고체연료 (화성-18/19/20) 미 본토 전역(사거리 15,000km 이상) 타격 가능.  화성-20은 2025년 10월 공개되어 다탄두(MIRV) 탑재 및 기습 발사 능력 강화를 목표로 개발 중. 중변위탄도미사일 (IRBM) 화성-12 화성-16/16B 액체연료 (화성-12) 고체연료 (화성-16) 괌 및 오키나와 등 아시아·태평양 미군 기지 타격 목적.  화성-16B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탄두를 탑재하여 요격 회피 시험 수행. 단거리탄도미사일 (SRBM) 화성-11A (KN-23) KN-25 (대구경 조종방사포) 고체연료 한반도 전역 타격. 회피 기동(풀업 기동)을 수행하며,  '화산-31'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설계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북극성-3, 4, 5, 6 고체연료 은밀 타격(Second-strike) 능력 다변화 시도.  플랫폼인 잠수함 건조 기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발사 체계 지속 고도화. 북한은 미사일 전력의 사거리 연장뿐만 아니라 요격 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한 첨단 기술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과 2026년 사이 북한은 고체연료 로켓 모터의 지상 분사 시험을 거쳐 화성-20 ICBM 및 화성-16B IRBM의 성능을 개선하였으며,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극초음속 활공체(HGV) 및 다탄두 재진입 가동 기술(MIRV)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6년 4월에는 자중탄(집중탄)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여 재래식 전력과의 결합을 통한 타격 유연성을 입증하였다.   3. 러·북 전략적 밀착과 국제 제재 체제의 기능적 와해 2026년 CRS 보고서가 지목한 가장 심각한 구조적 변수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밀착 강화와 이에 따른 대북 제재 체제의 사멸이다.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이후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대량의 포탄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하였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는 북한에 우주 위성, 핵 및 미사일 관련 응용 기술, 노하우, 원자재를 대거 이전하고 있음이 2025년과 2026년 미 군사 당국의 의회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은 북한 미사일의 유도 정밀도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의 결함을 조기에 보완해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전 환경에서 북한 무기 체계가 사용됨으로써 확보된 정밀 데이터는 북한 전력의 신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러한 대가성 기술 교류는 미·성 제재와 국제 사회의 압박만으로 북한의 무기 개발을 억제하던 기존의 정책 틀을 근본적으로 무력화하고 있다. 동시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보호막으로 인해 국제 대북 제재망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유엔 안보리 1718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이 무산된 이후, 대북 제재 위반 행위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 체제는 사실상 해체되었다.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 해상에서의 정제유 및 석탄 불법 해상 전적(ship-to-ship transfer)을 통해 경제적 숨통을 트고 있으며, 국가 주도의 사이버 범죄를 통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하여 무기 개발 자금을 지속 조달하고 있다.   4. 미·북 외교 패러다임의 혼선과 미 의회의 입법·정책 수단 2026년 제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모색하며 다각적인 외교적 신호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 2026년 초 미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인도적 지원 단체의 대북 물품 반입 제재 면제를 승인하는 등 정책적 유연성을 전향적으로 발휘하였다. 또한, 한국의 이재명 정부 역시 미·북 간 외교적 트랙 재개를 지지하며 한·미 협력을 바탕으로 한 대화 여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한 양국의 외교적 시도는 북한의 냉담한 반응과 강경한 국방 강화 기조에 봉착해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비핵화에 대한 병리적 집착"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남북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교전 중인 두 개 적대국 관계'로 재정의하고, 전쟁 발생 시 대한민국을 완전히 영토적으로 점령하겠다는 법적·이념적 교리를 완성하여 한반도 내 남북 대화 트랙을 차단하였다. 이러한 정책적 경색 속에서 미 의회는 행정부의 유연한 접근법을 견제하는 동시에 북한 내부로의 정보 유입과 인권 개선을 위한 입법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입법 및 정책 수단 주요 내용 및 규정 정책적 목적 및 기대 효과 오토 웜비어 대북 검열 대응법 (P.L. 117-263, Subtitle F) FY2027까지 연간 1,000만 달러 예산 승인. 북한 내 불법 정보 유입 및 방송 매체 지원.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 무력화. 주민 대상 외부 정보 제공을 통한 정보 환경 개선. 국제 방송 재정 지원 복원 (USAGM 예산 정상화) 2025년 차단되었던 VOA 및 RFA의 대북 방송 예산 및  인력을 2026년 복원 및 가동. 북한 내부로의 대북 단파 방송 및  정규 뉴스 유입 재개. 북한인권법 재의결 추진 대북인권대사 임명 의무화 및  대북 민주화 지원 프로그램 예산 연장. 북한 수용소 내 인권 탄압 공론화 및  인도적 거버넌스 압박. 인도적 물자 허가 절차 완화 재무부·국무부·상무부 공동으로 농산물 및  의료 기기 허가 절차 간소화. NGO의 대북 인도적 구호 지원 효율성 증대. 미 의회의 이 같은 입법 활동은 단순한 대북 압박을 넘어, 북한 내부의 정보 환경을 변화시켜 장기적인 체제 변화를 도모하려는 미시적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다만 2025년 미 정부 효율화 조치 등으로 인한 자금 집행의 일시적 차질이 2026년 상반기 들어 일부 해소되었으나, 북한의 엄격한 국경 봉쇄와 내부 처벌 강화로 인해 정보 유입의 실질적 파급력에 대해서는 의회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5.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2026년 미 의회조사국(CRS) 대북 보고서 분석이 제시하는 핵심 결론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이 이미 不可逆的인 수준에 도달했으며, 기존의 비핵화 외교 프레임워크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이다. 러시아와의 동맹 재건과 중국의 은밀한 지원은 북한에 강력한 외교·경제적 버팀목을 제공하였으며, 대북 제재를 통한 비핵화 유인책은 동력을 상실하였다. 이러한 안보 구조의 변화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다음과 같은 전략적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한·미 연합 억제 전력의 실질적 강화와 미사일 방어(MD) 체계의 재설정이 시급하다. 북한의 고체연료 ICBM, HGV, MIRV 기술 고도화는 미국 본토 방어 체계(GBI)의 요격 용량을 과부하할 위험이 있으므로, 한·미·일 3국 간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넘어 기동형 및 상층 요격 자산의 입체적 배치를 가속화해야 한다. 둘째, '위험 감소(Risk Reduction)' 및 '충돌 관리' 중심으로의 외교적 목표 수정이 필요하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적 목표를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전술핵 선제 사용 교리와 재래식 국지 도발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군사적 핫라인 복원 및 위기 관리 메커니즘을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셋째, 불법 자금 차단을 위한 신종 안보 위협 대응의 고도화이다. 유엔 제재망의 와해 속에서 북한의 핵심 자금줄로 자리 잡은 사이버 가상자산 탈취 및 불법 해상 전적을 차단하기 위해, 독자 제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민간 금융 및 보안 기관과의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북한의 기술 고도화 속도가 외교 및 제재의 속도를 압도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억제력 확보와 전략적 정밀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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