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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7월호 권두언] 한미 군사동맹 이렇게 관리해야 한다

2017.07.18 Views 1854 관리자

한미 군사동맹 이렇게 관리해야 한다

예비역 대장 정 승 조 

금년 초 미국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대한민국에도 새 정부가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미국 제일주의를 내걸고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킬 것을 천명하면서, 동맹국들에게도 보다 많은 부담을 지우겠다고 하는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물론 한미 양국 정부가 앞으로의 노력을 통해 양국의 국익을 증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많은 분야에서 갈등이 노정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일만에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 그들 방식의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현명한 전략과 정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 나라의 안보능력은 그 나라의 군사력, 외교력, 정보력, 경제력 등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들어 국가안보의 개념이 전쟁으로부터의 안전에 국한되지 않고, 비군사적 위협은 물론 자연재해로부터의 안전에 이르기까지 확대되면서 군사력 이외 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북한의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역시 군사력이 국가안보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어 전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우리의 위상을 제고하는데도 잘 활용해왔다.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은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처음에는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구한말 제너럴셔먼호 사건에 이은 신미양요는 양국 간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20세기 초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나 애치슨 선언 등은 한반도가 미국의 국익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당시 미국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다행히 트루먼 대통령이 매우 신속하게 개입을 결정하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전쟁 이후에도 미국은 우리나라의 재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 중심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상당 부분 미국의 경제지원과 군사지원의 덕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도 우리는 한미동맹이라는 보호장치를 계속해서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동맹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대한민국이 미국의 국가이익에 중요한 나라로 남아 있다면 미국은 계속하여 우리와 동맹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 2의 애치슨라인이 그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미국과 포괄적 전략동맹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여전히 군사동맹이다. 한미 군사동맹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동맹체제가 구축된 이후 미국이 우리에게 많은 안보지원을 해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또한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미국이 수행한 전쟁에 동참함으로써 미국을 지원해 왔다. 앞으로 한미군사동맹을 관리하는 데는 많은 과제들이 있을 것이지만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생각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미동맹은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동맹임을 공감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어느 한 나라가 다른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관계가 아니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을 비롯한 안보지원을 받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을 좋은 시장으로 하고 있다. 미국 또한 60만이 넘는 군을 가지고 있고 세계 십 몇 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대한민국을 동맹으로 갖는 것은 그들의 동아시아 전략 구사에 매우 귀중한 자산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그러한 관점에 동의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마음이 있다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갈등은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미동맹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 의지를 가져야 하고, 수시로 표현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핵위협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더욱 단호한 의지를 더욱 자주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 계획이 보다 구체화되고 그 계획을 기초로 주기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핵위협에 대한 억제뿐 아니라 재래식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의 발전과 연습 등도 중요한 일들이다.

셋째, 다양한 계층 간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국의 군 주요 직위자들은 각각 상대방의 해당 직위자들과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양국 국방장관, 합참의장, 각군 총장들 간의 신뢰를 축적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고위 직위자 뿐 아니라 실무자들 간의 신뢰도 역시 중요하다. 현역들 뿐 아니라 예비역들 간의 소통과 교류도 대단히 중요하다. 예비역 중에서 적절한 인원을 선발하여 워싱턴에 상주하도록 하면서 의사소통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넷째,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은 슬기롭게 추진해야한다. 한미 양국은 조건에 기초하여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시기를 판단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문제는 감정적이거나 자존심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전시 작전권 전환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지만 자존심을 앞세워 성급한 판단을 하면 안 된다. 전시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더라도 단일 사령부에 의해 단일 작전계획을 시행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전환 이전에 우리 군의 능력을 보완하여 한국군 주도로 연합작전을 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미국과의 군사동맹 관계를 잘 지켜가는 것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국가이익인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느 나라든지 국가안보를 위하여 자국의 국방력을 강화하고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국가와 집단안보를 모색하면서 유리한 전략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 국가안보를 단독으로 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이라고 하는 세계 최강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것은 대단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이를 잘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그 잇점은 사라져버릴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안보자산을 지켜나가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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