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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3월호 권두언] 독립운동정신 이어받아 안보의 어려움을 이겨내자

2017.03.03 Views 1779 관리자

독립운동정신 이어받아 안보의 어려움을 이겨내자
윤 주 경(독립기념관장)

희망과 기대로 정유년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북한의 핵위협과 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접하며 대한민국을 둘러싼 상황은 녹녹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한의 핵위협과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 그 어느 때보다 국가안보가 중요시되는 때에 60만 국군장병 여러분과 지면을 빌어 만나게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국군장병 여러분들의 투철한 안보의식과 강철 같은 국가수호의지에 달려있습니다.
그 어떤 최신의, 최고의 무기도 그 무기를 다루는 장병들의 나라를 지키겠다는 참된 국가수호의지가 없다면 단지 쇳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국난에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국가수호의 의지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기초로 자기나라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바탕이 될 때 더욱 확고해지고 결연해질 것입니다.
지금도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98회 3.1절을 맞이하며 한국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어나 민족독립을 갈구했던 3.1운동이야말로 우리국민의 영원한 등불입니다.
3.1운동을 통해 우리나라는 봉건전제(專制)국가에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건립하였고, 우리국민은 봉건신민(臣民)에서 근대국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3.1운동은 우리국민의 자유와 독립만을 갈구하지 않고, 온 인류의 자유와 평화도 함께 외쳤습니다. 그래서 세계도 우리국민의 독립운동에 대해 일찍부터 주목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한국독립운동을 도운 F. A. 맥켄지(Frederick Arthur Mackenzie)가 있습니다.
그는 러일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한국에 왔다가 고통 받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한국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일제침략의 부당함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의 글은 한국독립운동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해줍니다.
맥켄지는 1908년 󰡔대한제국의 비극(Tragedy of Korea)󰡕이란 저술을 통해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고발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3․1운동에 더욱 큰 감명을 받게되어 한국의 독립운동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해 1920년 또 하나의 저작인 󰡔자유를 위한 한국인의 투쟁(Korea`s Fight for Freedom)󰡕을 펴냈고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실어놓았습니다.
“나는 훈련도 받지 않은 한국의병이 일본군인과 싸우는 현장에서 한 의병에게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싸우다 죽겠지요. 그러나 좋습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독립정신의 정수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승패(勝敗) 여부를 초월해서 일본의 노예가 되느니 대한국민으로, 자유민으로 싸우다 죽겠다는 민족적 자존심과 자유를 향한 열망이 독립운동정신이고 바로 이 정신이 선열들을 독립운동에 나서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우리는 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청산리대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20년 10월 김좌진과 홍범도 등이 이끄는 독립군 연합부대가 청산리 백운평 등지에서 지형지물을 이용하면서 일본군 3개 사단에 맞서 3,300여 명을 사상케 하는 승전고를 울렸습니다.
이 결과 독립군들은 ‘우리도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이는 독립군 무장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한 정신적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수한 화력과 훈련된 군대를 앞세운 일제 침략군에 맞서 싸워 이겨낸 독립군의 대승리는 비단 독립군 지도자들의 능력만으로 이룩된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 무명 독립군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미처 이름도 전하지 못한 채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무명의 독립군들. 그들은 왜 가족들의 안위와 자신의 생명을 내놓은 채, 만주의 이름 모를 골짜기에서 언 손을 입김으로 녹여가며 싸워나가야 했을까요.
그것은 오직 조국의 미래는 결코 일제의 압제에 맡길 수 없다는 굳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작동 국립현충원에는 대한독립군 무명용사를 기리는 기념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대한독립군무명용사위령탑’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기념물은 항일구국의 일념으로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산화해 간 독립군 선열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자 만든 것입니다.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았고, 또 우리국민은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던진 폭탄의 굉음은 제국주의의 시대를 살던 전 세계인들의 양심을 요동치게 한 울림이었습니다.
윤봉길 의거 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중국 국민당정부는 임시정부의 지원에 미온적이었고, 만보산사건으로 한중 양민의 갈등도 깊던 까닭에 임시정부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이때 윤봉길 의사의 쾌거는 한중 양민의 오해를 일거에 해소시켰고, 장제스는 물심양면으로 임시정부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윤봉길 의사의 의기와 열정이 한중연대투쟁은 물론 한국독립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입니다.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남긴 말은 그가 전개한 독립운동의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합니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 이 같은 살신성인의 정신과 의지로 독립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독립운동 선열들은 자신들은 망국노로서 비장한 삶을 살지만, 후손들은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기를 바랐고 그런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헌신한 것입니다.
1943년 7월 26일 장제스를 만난 김구는 장제스에게 국제공동관리의 신탁통치를 반대하고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원한다는 임시정부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했습니다.
장제스는 한중연대 항일투쟁의 동지인 임시정부의 요구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해 12월 1일 연합국 수뇌가 공동으로 발표한 카이로선언에서 일제 패망 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 “한국을 자유 독립 국가로 할 결의”를 명기하도록 했습니다. 우리의 독립은 이렇게 각고의 노력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자유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대한민국도 독립운동 선열의 피땀 위에서 건립되었고 발전하여 왔습니다. 사실 우리 국군의 원류도 독립운동시기 의병과 독립군과 광복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듯이 국내외 각지에서 조국광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독립운동 선열의 나라사랑 정신이 오늘날 국군의 호국정신의 원류가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940년 중경에 창설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에서 활동하고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으로 사셨던 어느 독립운동가는 손자에게 “ 대한민국 국군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격스러워 6.25 한국전쟁에 참전하면서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지키고 가꾸어야할 조국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해보도록 하는 말씀입니다. 독립운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러 대답이 있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당하게 권리를 누리기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한 위대한 여정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의병으로, 독립군으로, 또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하신 선열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독립운동정신을 되새기고 이어받은 길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 권리를 주장하기위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데 소홀함이 없는 것이겠지요? 오늘도 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군장병 여러분이야말로 선열들의 독립운동정신을 이어받아 실천하는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독립운동정신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뛰어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를 통해 이어져 미래의 더 나은 대한민국을 열어나가는 도약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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