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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위기유발 유전자
2016.01.21 Views 2000 관리자
[데스크 칼럼]우리 안의 위기유발 유전자
입력시간 | 2016.01.21 06:00 | 오성철
새해부터 시끌벅적한 `위기론`
외부보다 내부적 요인이 더 심각
안이함 무책임 무원칙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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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도 어수선하다. 구직포기자 50만명이 상징하는 실업문제나 출구없는 내수침체,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가계부채, 그리고 고꾸라진 기업 실적까지 긍정적인 신호라곤 없다. 대화·협상이 단절된 여야관계나 ‘합의파기’를 외치는 노사관계까지 더하면 총체적 위기국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 상황”이라며 방점을 찍었다. 김무성 문재인 여야대표의 메시지도 ‘네탓’이라는 책임 소재에 차이만 있을 뿐 위기라는 인식은 똑같다. ‘위기의식’ ‘위기관리’를 강조하는 재계총수들의 신년사에는 단순한 수사(修辭)를 넘어 생존에 대한 우려로 넘쳐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글로벌 환경에서 위기의 도래는 필연적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불리는 적당한 물가와 안정적인 성장의 시대는 당분간 도래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문제는 위기를 가라앉히기는 커녕 증폭시키는 유전자가 우리 내부에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바로 안일한 문제인식과 부실한 대처, 무책임, 무원칙이다.
중국의 위기를 상징하는 ‘바오치(保七, 연7%성장)의 종말’은 예견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수출비중 25%에 취해 대중국 의존도는 심해졌고 조선 철강 석유화학 중심의 전통적 산업프레임도 버리지 못했다. ‘신3저’라는 호기가 도래했지만 가격과 기술에서 경쟁상대에 밀려,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신3저가 아니었다면 쓰러지는 기업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오히려 씁쓸할 따름이다.
정부엔 현실을 직시하는 냉정함이 부족해 보인다. 민간 연구기관의 ‘2%대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3% 성장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며 ‘괜찮다’는 신념에 가까운 낙관론만 고집한다. 대책이라고는 돈을 쏟아부어 단기간에 경기를 부양하는 식이 전부다.
북한 핵이슈나 위안부협상과 관련해 중국이나 일본의 반응이 우리의 기대에 턱없이 못미쳐도 속수무책인 것은 그들의 선의(善意)말고는 달리 기댈 게 없는 전략부재 탓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는 선거구 획정, 노동개혁법안, 국회선진화법 등의 처리를 놓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진흙탕싸움을 벌이다 총선국면에 접어들며 급기야 ‘작동’이 멈췄다. 보육대란도 결국 힘있는 자들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근사하게 공약만 내걸 줄 알았지 아무도 뒷처리를 하겠다고 나서지 않으니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가라 앉지 않는다.
정책을 뒷받침할 법적 장치가 마련되질 않고 약속과 합의를 헌신짝 버리듯 하니 돌파구가 보일 리 없다. 이렇게 나라꼴을 만들어 놓고도 너나없이 총선에 다시 나서겠단다. 그 뻔뻔함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지금 맞닥뜨린 위기를 외부요인이나 남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바뀌어야 한다. 책임의 주체가 돼야 하며 무원칙과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는 해결되지도 않을 뿐더러 끊임없이 우리 주위를 맴돌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