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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자유지 권두언] 건군 67주년을 맞으며 우리 군을 생각한다

2015.10.15 Views 2096 관리자

건군 67주년을 맞으며 우리 군을 생각한다

  육군협회 회장 백 선 엽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을 축하하는 뜻 깊은 행사가 많았다. 또한 국군이 창설 된지 67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70년 동안 수많은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제 대한민국은 21세기 주요 선진국의 하나로 발돋움 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 국군이 걸어온 지난 67년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조국 수호의 소임을 다해 온 자랑스런 역사로, 제대로 된 무기 하나 없는 열악한 여건 속에 창군하여 6.25전쟁을 통해 한미동맹의 기초를 세우고 숱한 위기와 역경을 극복하며 불굴의 정신으로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왔다.

 

어느덧 본인도 노병의 한 사람으로서 이제 90세를 훌쩍 넘겼으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예강군으로 발전한 우리 을 보면서 국군 장병들과 함께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특히, 최근에 북한이 DMZ내 우리지역에서 자행한 지뢰도발로 인해 아군 부사관 2명이 큰 부상을 당했을 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장병들이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부상당한 전우들을 후송시키고, 강인한 정신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온 국민의 귀감이 되었음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같이 든든한 군인정신과 확고한 안보관으로 무장할 때 우리 은 더욱 강해질 수 있음을 확신하면서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 성우회 전우 여러분과 한 가지 생각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훌륭한 국군 장병들에 대한 국민적 칭송을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을 이끌고 있는 우리 국군의 장교단, 그리고 을 떠나 있는 예비역 우리 전우들은 국민들에게 지금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가를 돌아 본다. 결론적으로, 본인을 포함하여 모든 현역 및 선배 전우들은 무거운 책임을 인식하고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주지하다시피, 의 고급장교들, 예비역 장성들이 여러 가지 비리와 추문에 얽혀 우리 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다수의 현역 후배들과 우리 예비역 전우들은 자신의 본분을 잘 알고, 각자 처한 과 사회에서 맡은바 직무를 묵묵히 감당하며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하지만, 어느 집단이든 그 구성원이 지향하는 정신적 지표(moral indicator)가 각 사람의 마음에 선명하게 새겨지지 못할 때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일탈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군의 장교단, 그리고 군문을 떠난 우리 예비역 전우들이 평생 지향해 온 정신적 지표는 무엇이었던가?

많은 미사여구가 있겠지만, 본인 생각에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그것은, 멸사봉공 위국헌신(滅私奉公 爲國獻身)”- “자신을 버리고 공복으로서 나라를 위해 봉사.헌신하라는 것이다.

 

6.25전쟁이 지리한 고지전과 휴전회담으로 이어지던 1952년 여름, 본인이 갑자기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되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선의 작전도 중요했지만 총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산적한 현안 중 하나가 당시 장교들의 생계문제였다. 그래서, 부임 초 경무대로 이승만 대통령께 보고차 갔던 길에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꺼내 보았다.

 

각하, 한가지 어려운 말씀입니다만 현재 군인봉급이 너무 적습니다. 본인은 겨우 먹고 살 정도이나 가족을 부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선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그래, 어려운 것 알지. 허나, 군인이 돈 맛을 알면 어떡하나? 군인이 애전(愛錢)을 하면 나라가 망해. 군인은 벌룬티어(Volunteer.자원봉사자)이고 서비스하는 거야.”

이 대통령이 남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매우 엄격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더 이상 말을 꺼낼 수가 없어, 그냥 말없이 물러나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의 물질적 풍요 속에 사는 우리에게 60 여년 전의 잣대를 들이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군인으로서 그리 넉넉지는 못하였지만 가정을 꾸리고, 그래도 지금까지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아온 것, 그리고 그렇게 전후방 각지로 숱한 이사를 다니면서 가족을 뒤로하고 부대원들과 동고동락하며 희생을 감내해 온 이유가, 자신의 안일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봉사하리라는 공복(公僕)의 자세 때문이었다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가 일치된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대한민국에 감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虎死留皮 人死留名”-“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모두가 잘 아는 말이다.

예비역으로 세월이 흘러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저녁이 오더라도, 우리가 청년사관 시절에 외치고 다짐했던 지표-“멸사봉공 위국헌신(滅私奉公 爲國獻身)”-그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국군장교단이, 그리고 우리 예비역 전우들이 다시금 각자의 가슴에 새기는 건군 67주년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국군 만세!! 국군장교단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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