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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그리스 위기의 한 축 ‘과잉 안보’
2015.07.27 Views 2091 관리자
정동칼럼]그리스 위기의 한 축 ‘과잉 안보’
그리스는 2001~2007년 세계 3위의 무기 수입국이었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중국 1위, 인도 2위, 아랍에미리트연합 4위, 한국 5위였다). 2001년은 그리스가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존에 가입한 해다. 2001~2007년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4.06%였다(OECD 통계). 2008년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상대적으로 제조업과 금융이 취약한, 유로존의 약한 고리인 그리스로 전파된 시점이다. 채무불이행의 위기에 직면했던 2008~2014년 그리스의 무기 수입은 세계 20위였다. 2008~2013년 그리스의 성장률은 평균 마이너스 4.9%였다(2014년은 0.70%였다). 마이너스 4.36%의 성장률을 기록한 2009년에도 그리스는 세계 6위의 무기 수입국이었다. 2001~2014년으로 시기를 확장하면 그리스는 세계 10위의 무기 수입국이었다. 같은 기간 그리스에 대한 주요 무기 수출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순이었다. 독일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은 그리스였다.
‘인구 1000만명 정도의 소국 그리스가 왜’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답의 일단은 무기수입 통계에서 풀린다. 그리스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소속되어 있는 동맹국이지만, 그리스와 군사적 긴장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터키의 2001~2014년 무기 수입은 세계 9위였다(독일산 무기의 2위 수입국은 터키였다). 그리스보다 한 계단 위다.
1974년 지중해의 섬 키프로스에 친그리스계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자 터키는 키프로스에 대한 무력개입을 시도했고 그 결과 키프로스는 친그리스계와 친터키계의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그 후 그리스는 전쟁국가를 방불하게 하는 군사비를 지출해왔다. 지중해의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두 국가의 갈등도 군비경쟁을 추동한 요인이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 비율은 1970년대 5.7%, 1980년대 6.2%, 1990년대 3.8%였다. 같은 기간 NATO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약 두 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2001년 4월 그리스는 법령으로 1974년부터 계속해온 전쟁 상태를 종료했다. 군비지출을 줄이기 시작했고, 터키도 호응했다. 2000년대 그리스는 GDP 대비 평균 3% 정도의 군비지출을 했지만, 그 수치도 NATO와 EU 회원국의 거의 두 배였다. NATO 회원국 가운데 미국만이 그리스보다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그리스의 GDP 대비 군사비 비율은 2010년 이후 2%대로 낮아졌다. 2009년 등장한 중도좌파 정부가 경제위기의 해결을 위해 군비 축소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시기 군사비의 실질 감소율은 거의 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급격한 감소는 그리스의 군사체계를 지속가능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과도한 군비투자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와 부패가 경제위기를 촉발한 한 원인이었고, 군사비가 실질적으로 줄어들게 되자 군비투자의 본래 목적에 역행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수치로만 본다면 그리스의 복지지출은 GDP의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그 비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유로존 국가들의 평균 이하였다. 그리스는 과잉 복지국가가 아니라 ‘과잉 안보국가’였다. 그러나 군사비를 삭감하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경제위기 때도 그리스가 과잉 안보국가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터키의 안보위협에 맞서 군사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국내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그리스의 군사비가 2014년보다 0.1%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정도다. 그리스 내부에서는 군사비 삭감에 반발하는 민족주의적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2015년 1월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우파 민족주의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그 정당의 대표를 국방장관에 임명한 바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논의될 때, 미국은 그리스가 러시아에 접근할 것을 우려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리스가 지정학과 국내 정치에 의해 비롯된 ‘과잉 안보국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발칸반도와 지중해의 평화과정이 제도화되어야 하고, 평화공존의 정치경제학을 지지하는 국내 정치적 전환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스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걸어야 하는 하나의 길이다.

‘인구 1000만명 정도의 소국 그리스가 왜’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답의 일단은 무기수입 통계에서 풀린다. 그리스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소속되어 있는 동맹국이지만, 그리스와 군사적 긴장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터키의 2001~2014년 무기 수입은 세계 9위였다(독일산 무기의 2위 수입국은 터키였다). 그리스보다 한 계단 위다.
1974년 지중해의 섬 키프로스에 친그리스계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자 터키는 키프로스에 대한 무력개입을 시도했고 그 결과 키프로스는 친그리스계와 친터키계의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그 후 그리스는 전쟁국가를 방불하게 하는 군사비를 지출해왔다. 지중해의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두 국가의 갈등도 군비경쟁을 추동한 요인이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 비율은 1970년대 5.7%, 1980년대 6.2%, 1990년대 3.8%였다. 같은 기간 NATO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약 두 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2001년 4월 그리스는 법령으로 1974년부터 계속해온 전쟁 상태를 종료했다. 군비지출을 줄이기 시작했고, 터키도 호응했다. 2000년대 그리스는 GDP 대비 평균 3% 정도의 군비지출을 했지만, 그 수치도 NATO와 EU 회원국의 거의 두 배였다. NATO 회원국 가운데 미국만이 그리스보다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그리스의 GDP 대비 군사비 비율은 2010년 이후 2%대로 낮아졌다. 2009년 등장한 중도좌파 정부가 경제위기의 해결을 위해 군비 축소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시기 군사비의 실질 감소율은 거의 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급격한 감소는 그리스의 군사체계를 지속가능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과도한 군비투자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와 부패가 경제위기를 촉발한 한 원인이었고, 군사비가 실질적으로 줄어들게 되자 군비투자의 본래 목적에 역행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수치로만 본다면 그리스의 복지지출은 GDP의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그 비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유로존 국가들의 평균 이하였다. 그리스는 과잉 복지국가가 아니라 ‘과잉 안보국가’였다. 그러나 군사비를 삭감하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경제위기 때도 그리스가 과잉 안보국가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터키의 안보위협에 맞서 군사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국내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그리스의 군사비가 2014년보다 0.1%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정도다. 그리스 내부에서는 군사비 삭감에 반발하는 민족주의적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2015년 1월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우파 민족주의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그 정당의 대표를 국방장관에 임명한 바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논의될 때, 미국은 그리스가 러시아에 접근할 것을 우려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리스가 지정학과 국내 정치에 의해 비롯된 ‘과잉 안보국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발칸반도와 지중해의 평화과정이 제도화되어야 하고, 평화공존의 정치경제학을 지지하는 국내 정치적 전환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스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걸어야 하는 하나의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