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에너지의 확보 문제와 온실가스 감축 문제 해결방안이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 문제(에너지안보)와 온실가스의 감축 문제(기후변화대응)는 전 인류 공통의 과제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21세가 초엽부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을 발견하고 이행에 노력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일본 EU 등은 모두 2001~2003년에 중장기적인 국가에너지정책을 내어놓으며 에너지안보와 온실가스감축이라는 2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유럽은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북해유전과 프랑스의 원자력에 더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약기술 개발로 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 진출, 자원개발 등 공급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다가 에너지기업들이 자국내에서 셰일가스를 값싸게 생산하는 바람에 역시 두 문제를 해결했다.
사실 우리나라도 좋은 계획을 만들었다. 바로 ‘저탄소녹색성장’이다. 그런데 이 슬로건이 특히 젊은 층에게 공허한 메아리가 된 듯하다. 저탄소녹색성장은 구호와 정책입안 수준에서 그쳐 취업 등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 해 그나마 있던 신재생에너지 등 이른바 신에너지산업의 붕괴로 오히려 좋지 않은 이미지만 남기고 있다.
지난해 9월 4일, 정부는 에너지신산업 토론회를 열고 새로 육성되는 에너지신산업을 통해 두 가지 문제, 즉 에너지안보와 온실가스감축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내놓았다. 태양광 대여, 에너지저장시스템, 친환경에너지타운, 제로에너지빌딩, 에너지자립섬, 수요자원거래시장 등으로, 모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인프라를 에너지 분야에 활용한 새로운 산업들이다. 중요한 특징은 이번엔 기존의 슬로건 형 정책이 아닌, 실제로 현장에 적용되고 또한 혁신적인 에너지절약 효과가 기대되는 문제 해결형 정책이라는 것이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 3국은 원자력 중심의 정책으로 두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후쿠시마 사태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특히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에너지안보나 온실가스감축 문제에 대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 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런데 이번 계획은 에너지자립도를 높이고 동시에 기후변화대응역량도 강화할 수 있어서 기존의 대결구도인 에너지-환경 패러다임을 협력형 구도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도 ‘시장으로, 미래로, 세계로’라는 구호로 여기에 답하였는데, 이는 에너지산업의 미래화와 수출산업화에 정책의 방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에너지산업은 환경산업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 산업들은 ICT 및 과학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수행하기에 적합해 많은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과 청년층이 에너지신산업 관련 분야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원가 이하로 유지되고 있는 낮은 전력요금은 경제성을 낮게 만드는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이고, 공기업이 각종 규제와 제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팔릴 수 있는 시장이 커지는 것을 막고 있다.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이 지정학 중심에서 기술경쟁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 때가 절호의 기회이다. 유럽과 미국이 성공한 이유도 바로 기술개발이다. 이들이 셰일가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약기술 등 21세기 대표적인 에너지기술의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에너지-환경 신산업은 미래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으로 최고의 선택이다.
특히 에너지신산업은 중소기업과 젊은이들에게 에너지 분야에서의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획이다. 전력요금 인상과 규제 개혁으로 진정한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정책초점이 맞추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