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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러 무산, 안보 당국은 내막 잘 살피고 있나
2015.05.04 Views 3733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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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방러 무산, 안보 당국은 내막 잘 살피고 있나
관련이슈 : 사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러시아 크레믈궁이 그제 공식 발표했다. 크레믈궁은 “이는 북한 내부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했다.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사후에 권력을 승계한 뒤 한 번도 외국 정상을 만난 적이 없다. 외국 방문을 한 적도 없다. 이번 기념식이 숨통을 트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실제로 김 제1위원장은 다자외교 무대 데뷔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러시아에도 호재였다. 흥행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실은 없었다. 다 차려진 밥상이 뒤집힌 결과다. 이상기류다. 동북아 지정학의 시계(視界)마저 어두워진 감이 없지 않다.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중국을 의식했다고도 하고, 의전 혹은 경제협력 협상에서 차질이 생겼다고도 한다. 통치 기반의 불안정성을 암시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과잉 홍보를 해 온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정확한 진상은 두고볼 일이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적어도 안보당국은 깊은 내막을 꿰뚫어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게 미덥지 않다. 국가정보원은 크레믈궁의 발표 전날 국회 정보위에 “(김정은 방러 관련) 준비 동향은 일부 파악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발 물러서서 “방러 여부는 확정적이지 못하다”고도 했다. 오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정답을 내놓았다고도 할 수 없다. ‘갈지 말지 아직 모른다’고 보고한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정상외교를 둘러싼 타국의 줄다리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일은 난제 중의 난제다. 우리 당국이 설혹 손금 보듯이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해도 대놓고 떠들 수 없다는 구조적 제약도 있다. 하지만 최종 확정 전야까지도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해 허둥지둥해하는 인상을 준 것은 아쉬운 일이다. 국민 찬사를 받기도 어렵다.
통일부는 어제 ‘민간교류 추진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면서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폭넓게 손을 내밀겠다고 한 것이다. 남북관계의 통로를 뚫겠다는 정부 의지는 높이 사지만 북한 내부를 통찰력 있게 살필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채로 접촉 면만 넓히다가는 상대 술수에 놀아나게 될 수 있다. 국정원도, 통일부도 최우선적으로 ‘지피지기’ 덕목을 되새기기 바란다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사후에 권력을 승계한 뒤 한 번도 외국 정상을 만난 적이 없다. 외국 방문을 한 적도 없다. 이번 기념식이 숨통을 트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실제로 김 제1위원장은 다자외교 무대 데뷔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러시아에도 호재였다. 흥행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실은 없었다. 다 차려진 밥상이 뒤집힌 결과다. 이상기류다. 동북아 지정학의 시계(視界)마저 어두워진 감이 없지 않다.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중국을 의식했다고도 하고, 의전 혹은 경제협력 협상에서 차질이 생겼다고도 한다. 통치 기반의 불안정성을 암시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과잉 홍보를 해 온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정확한 진상은 두고볼 일이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적어도 안보당국은 깊은 내막을 꿰뚫어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게 미덥지 않다. 국가정보원은 크레믈궁의 발표 전날 국회 정보위에 “(김정은 방러 관련) 준비 동향은 일부 파악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발 물러서서 “방러 여부는 확정적이지 못하다”고도 했다. 오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정답을 내놓았다고도 할 수 없다. ‘갈지 말지 아직 모른다’고 보고한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정상외교를 둘러싼 타국의 줄다리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일은 난제 중의 난제다. 우리 당국이 설혹 손금 보듯이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해도 대놓고 떠들 수 없다는 구조적 제약도 있다. 하지만 최종 확정 전야까지도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해 허둥지둥해하는 인상을 준 것은 아쉬운 일이다. 국민 찬사를 받기도 어렵다.
통일부는 어제 ‘민간교류 추진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면서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폭넓게 손을 내밀겠다고 한 것이다. 남북관계의 통로를 뚫겠다는 정부 의지는 높이 사지만 북한 내부를 통찰력 있게 살필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채로 접촉 면만 넓히다가는 상대 술수에 놀아나게 될 수 있다. 국정원도, 통일부도 최우선적으로 ‘지피지기’ 덕목을 되새기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