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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칼럼] 국회 국방위가 방산비리 못막은 이유

2015.12.01 Views 1912 관리자

레이더P][복면칼럼] 국회 국방위가 방산비리 못막은 이유

전문성 부족+안보란 변명+온정주의

 
※내부자는 많은 것을 안다. 몸 담은 조직의 강점은 물론 문제점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이기 때문에 공론화할 가치가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을 솔직히 밝히기 어렵다. 레이더P는 의원들과 함께 국회를 이끌고 있는 선임급 보좌관들의 시각과 생각을 익명으로 전달하는 `복면칼럼`을 연재한다. 여야 한 명씩 매주 정치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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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국회 국방위원회(국방위)가 개최한 한국형 전투기(KF-X) 관련 공청회가 17일 오전 국방위 전체회의장에서 열렸다. [사진 = 연합뉴스]
익숙한 얼굴이 검찰 청사 현관에 굳게 입을 다문 채 서 있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군 서열 1위였던 이다. 연평도 포격도발 같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면 국민은 오롯이 그의 판단과 결단을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다닌 사관학교 교정에 걸린 `명예는 생명이다`라는 글귀가 한순간에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1993년 율곡사업 비리 이래로 방산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기가 안 통하는 땀복 전투복, 총알에 뚫리는 구멍 방탄복 등 군인 개인용품 비리 때는 그저 헛웃음이 나오더니 실제 전투에 사용될 공격 헬기, 군함 비리에 이르러서는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방산비리를 단지 군 최고책임자 몇 명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개인비리로만 치부해 버리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분명 방산관리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방산비리를 보며 국방을 관할하는 국회 국방위원회는 왜 방산비리에 대한 `게이트키퍼(gatekeeper)` 역할을 못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떠오르는 것이 국방위원들의 전문성 부족이다. 17명의 국방위원 가운데 군인 출신은 6명. 하사관 출신의 여성의원을 빼곤 모두 4성 장군 출신이다. 무기체계 등 군내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이니만큼 매서운 시어머니 노릇을 하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친정집에 해당하는 국방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측면도 강하다. 얼마 전 군내 성추행 사건을 외박 탓으로 돌리며 군을 감싼 것이 그런 경우다.

나머지 11명 민간인 국방위원 중 딱히 국방 안보전문가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나마 18대 국회 때부터 줄곧 국방위 여당 간사와 국방위원장을 맡았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장관이나 3군 장성들이 두려워하는 정도다.

그는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고고도미사일(사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무기체계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보여주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안규백 의원만이 야당 간사를 맡는 등 8년째 `열공` 중인 정도다.

다른 하나는 `정보 접근 및 취득의 제한`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의원의 자료 요구에 대해 `안보상의 이유`를 들며 부실한 자료를 툭 던져주거나 `국가기밀`이라며 아예 대놓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사병 월급 인상이나 군인생활관 개선 같은 비전투 관련 자료는 과잉 친절하면서도 군함, 헬기 등 전투 분야는 찔끔찔금 자료를 내놓는 `새모이 자료`로 뻗대기를 한다. 면전에서는 깍듯하게 `국방(國防)위원님`이라고 대접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마지막은 온정주의도 있다. 수많은 기밀 자료를 다루는 곳이다보니 국정감사 때 `한방`이 필요한 국회의원들이 국방부 자료를 요긴하게 쓰곤 한다. 또 지금은 사라졌다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병역 관련 `민원`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다. 한마디로 국회의원들이 아쉬운 경우가 많다.

또 계룡대 국정감사 때 현관에 도열한 수많은 별들의 우렁찬 경례를 우쭐해 즐기고, 야전복 차려입고 최전방 안보시찰이나 다니며 생색을 낼 수 있는 위원회가 바로 국방위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인 것이다.

정부 분야를 감시하는 다른 국회 상임위원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떤 분야보다 중요하고 심각한 국방 분야에서는 국회의 통제권을 지금보다는 다르게 손질해야 한다. 손질해야 하는 이유로, 숫한 방산비리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국방부에서 들먹이는 국가안보상 기밀이라는 것이 방산비리로 위협받는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수룩한 국방`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불안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진실 공방 중인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KF-X)은 핵심기술이 쏙 빠진 `아날로그 전투기 사업`으로 둔갑하지 않을까. 1970년대 어군탐지기를 장착해 깜깜이 구축함이 돼버린 통영함은 또 어쩌나.

19대 국방위원들의 `마지막 파이팅`을 애써 기대해본다.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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