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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뜻 세우면 끝까지 ..`박 대통령 원칙`에 걸린 유승민
2015.06.29 Views 3694 관리자
한번 뜻 세우면 끝까지 ..`박 대통령 원칙`에 걸린 유승민
[이슈추적] 박 대통령 정면승부 스타일 중앙일보 신용호.강태화 입력 2015.06.29. 01:18 수정 2015.06.29. 06:592010년 6월 29일. 당시 ‘비주류’인 박근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맞섰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를 내걸고서다. 주변 사람들은 “세종시 수정안이 합리적”이라고 만류했지만 아무도 의지를 꺾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표결에 앞서 수정안 반대토론에도 직접 나섰다. 뒤늦게 그런 사실을 안 측근들이 “현직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할 때처럼 원고도 직접 썼다. 당시 상황을 주변에선 ‘박근혜식 정치의 결정판’이라고 했다.
![거부권 정국이 29일 분수령을 맞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새누리당도 경기도 평택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사태가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25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를 설명하고 있는 박 대통령. [청와대 사진기자단]](http://i2.media.daumcdn.net/svc/image/U03/news/201506/29/joongang/20150629020701996wbnu.jpg)
정확히 5년 후, 박 대통령의 정면 승부가 정치권을 다시 폭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번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다. 화살은 “배신의 정치”란 말과 함께 유승민 원내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당·청 갈등과 달리 이번엔 대통령이 여당을 공격한, 이례적인 경우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가 증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 등에서 자기 정치를 했고, 공무원연금 개혁안 협상 과정에서도 정부·여당의 과제를 자기 정치를 위해 실험하듯이 했다”며 “대통령으로선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 원내대표의 자세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앞세운 대통령 특유의 정면 승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을 잘 아는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정치를 마치 독립운동처럼 하는 스타일”이라며 “한번 옳다고 생각하고 뜻을 세우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유 원내대표가 그 논리에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를 생각해 보라”며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이런 게 박근혜식 스타일”이라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배신의 정치를 혐오하는 박 대통령으로선 유 원내대표가 독자 색깔을 자꾸 내세우는 게 자신을 배신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은 쓰러져 가는 당을 자신이 두 차례(2004·2012년 총선)나 살렸다고 생각하기에 당이 자신의 통제력 밖으로 벗어나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거나 설득할 인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당·청 갈등은 29일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날 새누리당은 경기도 평택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제2연평해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잡은 일정이다. 이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 문제가 논의되지 않으면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오후 별도의 최고위원회의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오전 청와대에선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도 열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지금의 사태가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대통령이 25일에 이어 또 발언할 가능성도 있다.
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연판장도 돌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의총 소집 요건인 16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29일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본 뒤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를 안 하면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집단으로 당무를 거부하는 등으로 김무성 대표를 압박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신용호·강태화 기자 nova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