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안

자료실

호국영령 앞에 돌아보는 대한민국 안보현실

2015.06.05 Views 2112 관리자

사설] 호국영령 앞에 돌아보는 대한민국 안보현실
 
현충일을 앞두고 어제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가슴 시린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1951년 자원입대해 강원도 노전평전투에서 전사한 강영만 하사였다. 그의 유해는 먼저 묻힌 동생 강영안 이등상사 옆에 나란히 안장됐다. 형제가 서로 헤어진 지 65년 만에 유골로 상봉한 것이다. 어제 안장식에선 다른 6·25 전사자 유해 2위도 함께 묻혔다.

형의 유해는 지난해 여름 인제에서 이름과 군번이 선명하게 새겨진 인식표와 함께 발굴됐다. 25살 청년은 1951년 8월 북한군과 맞서 고지전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먼저 입대한 동생은 인천상륙작전과 옹진반도 전투에서 활약하다 1년 뒤에 형의 뒤를 따랐다. 두 형제가 나라를 위해 장렬히 전사한 것이다.

6·25전쟁에서 산화한 영령은 실종자를 포함해 16만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아직 유해조차 찾지 못한 선열이 12만4000위에 이른다. 간신히 유해를 찾은 8476위 중에서도 가족 품으로 돌아간 것은 107위에 그친다. 호국영령의 80% 이상이 영혼의 안식처조차 찾지 못한 실정이다. 우리의 무심함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돌아볼 곳은 또 있다. 바로 비리와 추문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안보 현주소다.

작금의 안보현실은 순국선열 앞에 차마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운 지경이다. 해군 군수사령관이 최신형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과정에서 시험평가서 조작에 관여했다가 그제 쇠고랑을 찼다. 얼마 전에는 전직 해군참모총장 둘이 통영함 납품비리로 구속되고, 공군참모차장을 지낸 인사는 전투기 부품을 빼먹다 들통이 났다. 도둑을 잡아야 하는 국군기무사 직원은 군사기밀을 건당 7만원에 팔아먹다 꼬리가 잡혔다. 이러고도 나라의 안보가 온전하기를 바랄 수 있는가.

내일은 60번째로 맞는 현충일이다. 나라에 목숨을 바친 영령을 기억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현충일이 조기를 게양하고 묵념을 올리는 단 하루의 의례로 그쳐선 안 된다. 무너진 안보현실을 돌아보고 바로잡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선열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드는 일은 산 자의 책무다.

댓글 0개

비밀번호 확인
작성 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