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GS에너지가 국내기업의 해외자원 개발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8억 배럴을 확보했다.
GS에너지는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의 조광권 지분 3%를 취득하고 지분에 대한 권리를 40년간 보장 받았다. 투자금액은 7400억 원으로 국내 유전개발 사상 단일사업 기준 최대 규모인 하루 5만 배럴, 40년간 약8억 배럴의 원유생산량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원유 도입물량은 9억2000만 배럴이었다.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는 이미 원유가 생산 중인 생산광구로 탐사 및 개발에 대한 리스크도 없다.
GS에너지측은 이번 지분 확보로 40년간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 올 7월부터 전량이 국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국가 에너지 안보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의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웠던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원유개발 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 이유는 2011년 이명박 정부와 맺은 지속적인 외교관계가 큰 역할을 했다. GS에너지측도 전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지난해부터 MB정부의 자원외교가 국정감사 대상이 됐을 때도 UAE유전은 대표적인 성과 과장 사례로 꼽혔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원유와 원자재 가격 폭락이라는 돌발 변수가 오늘의 자원외교 부실로 돌변한 것이다. 이번 GS에너지의 성과는 민간기업이 터뜨린 잭팟이자 한국 해외자원 개발의 역사적 이정표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밖의 시장은 자원확보 전쟁 중이다. 작년 봄 해저광구개발이 외국계 자본에 개방되면서 선진국의 에너지 대기업들이 미얀마 자원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아시아의 마지막 프런티어 마켓으로 손꼽히는 미얀마에 외국계 자금의 자원개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3월 20개 해저 광구의 개발권을 국제입찰을 실시해 영국 로열더치셸과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ENI, 미국 셰브론 등 13개 기업 컨소시엄에 개발권을 부여했다.
각 사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가 현재까지 8개 기업 컨소시엄이 16개 광구에서 미얀마 석유가스공사와 상업생산을 위한 생산배분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 생산한 자원을 국내에 도입하는 데는 생산국의 정치적 변수와 수송 상의 장애등 여러 요인들이 있다.
이때 우리 기업이 생산국과의 협상 능력이나 광산의 탐사와 개발, 생산기술, 트레이딩 역량이 높다면 국제 자원시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불안 요소에 대한 대응력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이 정치적 논리에 휩싸이면서 표류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자원 특별회계 중 해외자원 개발사업 예산을 보면 2014년 6391억 원에서 올해 3594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석유공사에 대한 유전 개발사업 출자는 같은 기간 1700억 원에서 570억 원으로 66% 줄었다. 셰일가스 신규 사업 예산은 아예 전액 삭감시켜버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출자예산 338억 원도 깎았다. 해외자원개발은 장기적 전략을 갖고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공기업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이 대표적인 자원개발 공기업인데 이들은 정부의 공기업 부채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이라는 바람 속에 신규자원 개발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가 해외자원 개발을 정책 우선순위에서 내려놓은 것은 지난 정부와의 차별화라는 정치논리 외에도 현재의 석유 가격 하락에 따른 광물가격의 안정세가 한몫 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 상황 판단이다. 자원 확보는 단순 자원수입과 개발참여 등 단기, 장기적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
또 석유와 광물가격 안정세가 지속될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가 투자의 최적 시기이다. 최소 5년 이상 투자가 계속돼야 하는 자원개발 특성을 고려할 때 더 늦기 전에 해외자원 개발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