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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Mossad) 같은 경쟁력 있는 정보기관.’

2015.04.16 Views 1992 관리자

모사드(Mossad) 같은 경쟁력 있는 정보기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부임하기 전 문화일보 칼럼에서 밝혔던 국정원의 지향점이다. 특히 이 원장은 현 국정원의 수준에 대해 “정보 경쟁력이 모사드에 한참 뒤처진다”(문화일보 2014년 1월 12일자 참조)고 평가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에 포위된 지정학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있는 바탕에 정보기관 모사드의 정보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정보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얘기할 때 이처럼 종종 언급된다. 국가안보뿐 아니라 세계 경제전쟁을 감안해도 제대로 된 국정원의 정보력 강화는 필수다.

북한은 해마다 핵 능력을 고도화시켜 왔고, 군사 도발을 포함해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외교적 선택을 요구하는 미국과 중국의 압박, 일본의 과거사 도발, 북·러의 밀착 등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정세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산업스파이가 전년 대비 29% 증가해 사상 최다를 기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성장동력인 핵심기술은 주변국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정보기관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분야들은 이렇게 늘어만 가는데 불행하게도 국정원의 역량과 인식은 달라진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미스 매치’ 현상이 심각하다. 경쟁력 향상만 놓고 본다면 정보기관에 날개를 달아줘도 시원찮을 판이지만 스스로 자초한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국정원은 여전히 족쇄를 풀지 못하고 있다. 대선 개입 의혹사건, 간첩사건 조작 의혹 등의 전과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계적 정보기관들이 동원하는 다양한 정보수집 활동은 남의 얘기처럼 들리는 게 사실이다. 실제 국정원이 주장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특수공작 활동 및 국가 영상정보 개발관련 법적 근거 및 예산 확보 등은 정치권 반대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원장이 밝힌 대로 국정원의 철저한 정치적 중립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돼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는 과제들이다. 최근 국정원이 신뢰회복과 내실화를 기울이기 위해 정치개입 차단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소 이를 위한 출발선에 선 것 아니냐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내온 보고서 가운데 정치인의 동향이나 정치 현안을 담은 이른바 ‘정치 보고서’ 작성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 보고서는 ‘정치 개입’ ‘정치 사찰’ 의혹을 지울 수 없었던 핵심 근거 중 하나였다.

국정원에는 정보기관의 제1 자산이 돼야 할 ‘프로페셔널’ 정보인력도 많이 부족하다. 하루아침에 요원(Agent)이 양성되는 게 아닌데 오랫동안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를 등한시하다 보니 빚어진 일이다. 정보기관으로서의 근본이 끊임없이 흔들려 왔다는 의미다. 이는 국정원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다. 1961년 군사정부 최고 의결기구인 국가재건최고회의 소속으로 중앙정보부가 출범한 이후 수십 년을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를 위해 존재해 왔던 전력과 정권 교체에 따른 인사로 전문가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붕괴됐던 휴민트(HUMINT·인적정보)의 복원도 미완의 과제다. 다행히 김대중·노무현정부 당시 30% 가까이나 줄어들었던 대북 휴민트와 대공수사 인력이 현 정부 들어 90% 가까이 회복됐다고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반탐(反探·간첩 대응) 활동 강화로 국정원의 대북정보 수집은 계속 열악해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테킨트(TECHINT·기술정보)의 미국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원장은 국정원이 모사드처럼 순수 안보 논리만으로 운영되는 프로 정보기관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정보기관 구상이 현실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을 끄는 이유다. 특히 이 원장은 국정원 자문역할을 하면서 국정원의 개혁방향을 이른바 ‘3S’(Strong, Sharp, Smart)로 규정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그는 ‘국정원의 발전적 개혁 방향’(문화일보 2013년 9월 11일자 참조)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국정원은 혁신 작업을 통해 명실공히 강하고 예리하며 현명한 3S의 일류 정보기관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정치 개입 시비도 근본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염돈재(전 국정원 제1차장)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원장의 구상대로 ‘3S’ 정보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애정과 원장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국정원 요원 모두가 바뀌어야 하고 요원 모두의 정성과 노력이 합해져야 하며 모든 요원이 타성과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해야 만신창이의 국정원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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